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지도가 여럿의 눈길을 끌고 있다.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추진 중인 ‘경기 김포시 서울 편입’과 관련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낸 김 지사는 이번엔 사진 한 장으로 많은 말을 대신했다.
김 지사는 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물 하나를 올렸다.
공개된 사진엔 한반도 지도가 담겼다. 그런데 우리가 알던 것과는 어딘가 다른 모습이었다.
휴전선을 기준으로 아래에 있는 한반도 남쪽이 전부 바닷물에 잠겨 사라지고 외딴섬 하나만 덩그러니 있었다. ‘신대한민국전도’라는 이름의 이 지도엔 대한민국, 그중에 서울만이 남겨져 있는 상태였다.
지도 하단엔 ‘서울뿐인 대한민국?’, ‘지역이 발전해야 큰 대한민국을 만듭니다’란 메시지가 적혀 있다.
김 지사는 이 사진을 올린 이유에 대해선 달리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때로는 사진 한 컷, 지도 한 장이 백 마디 말보다 힘이 셉니다”라는 내용의 짧은 글을 덧붙였다.
김 지사가 SNS에 공유한 이 지도는 ‘광고 천재’라 불리는 광고 디자이너 이제석 광고연구소 대표 작품이다.
이 대표는 앞서 2009년 미국 뉴욕에서 활동할 당시 국내 경매사이트에 이 지도를 올려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나치게 모든 것이 수도권에 집중되고, 과잉 발전하는 대한민국 세태를 꼬집으려 이런 지도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최근 여당이 특별위원회(특위)까지 발족, 적극적으로 나서 추진하는 ‘뉴시티 프로젝트’를 보며 이 지도가 떠올랐다는 사람이 꽤 있었다. 특히 경기 김포시에서, 나아가 고양시, 광명시, 과천시, 부천시, 안양시 등 주변 도시를 모두 서울로 편입하겠다는 ‘메가시티 서울(메가서울)론’의 확장세를 보고, 이 지도가 사실상 미래의 대한민국 지도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터져 나왔다.
김 지사는 이런 메가서울 계획에 태초부터 부정적 목소리를 냈다.
지난 3일엔 아예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시 서울 편입 주장은 한마디로 서울 확장이고 지방 죽이기”, “나라의 미래에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김포시민을 표로만 보는 발상에서 비롯된 일”, “실천 가능성이 거의 없는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외 메가서울과 관련 유정복 인천시장은 “실현 불가능한 허상이자 국민 혼란만 일으키는 정치 쇼”라고 지적했고, 김영록 전라남도지사는 “서울 중심의 일극 체제로 회귀시키려는 시대 역행적 발상이자, 뺏고 빼앗기는 제로섬 게임”이라며 일침을 가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김포 서울 편입론은 반짝 특수나 노리는 떴다방을 연상케 한다. 선거는 정도로 우직하게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라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