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최수종과 김동준이 대하사극 ‘고려 거란 전쟁’을 이끈다. 설 곳이 사라지는 대하사극을 화려한 부활을 알리고, KBS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을까.

9일 오후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더 세인트에서 KBS2 새 대하사극 ‘고려 거란 전쟁’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전우성, 김한설 감독을 비롯해 배우 최수종과 김동준, 지승현, 이시아, 하승리가 참석해 작품을 소개했다.

(왼쪽부터) 감독 김한솔-전우성-배우 김동준-지승현-이시아-하승리-최수종이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더세인트에서 열린 KBS 2TV ‘고려거란전쟁’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KBS 김덕재 사장대행(KBS 부사장)은 “KBS로서는 뜻깊은 드라마다. 올해 KBS가 공영방송으로 출범한지 50년이 됐다. 그 대미를 장식하는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대하사극을 선보이게 됐다. KBS가 어려운 점이 많았음에도 열심히 준비했고, 기존 어떤 대하사극보다 많은 제작비를 투여했다. 명품 배우들을 모셔오고, 국민들의 대하사극을 향한 열망에 보답하고자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하사극에서는 어려웠던 시대를 우리 조상들이 헤쳐나가고 성장하고 발전했는지 보여준다. 이번에도 고려 초기, 어린 현종이 고난을 극복하고 문화를 어떻게 성장 시켜나가는지 보여준다. 오늘의 이 시대를 보는 아이디어, 시각을 끌어낼 거라고 생각한다. 당시의 시대상과 활약 속에서 현재의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 속에서 좋은 모티브를 찾아가기 위한 마음으로 기획이 됐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전우성 감독은 “오랫동안 이 땅에서 반만년의 역사를 이어왔다. 강대국 사이에서 역사를 발전시켜온 원동력은 무엇일지 찾아가보자. 국민들이 현재 어려움이 있지만, 잘 해내갈 수 있다면 자신감을 얻게 하는 드라마다. 회사가 어려움이 많은 상황 속에서 아낌없이 투자했으니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고려 거란 전쟁’은 관용의 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 황제 현종과 그의 정치적 스승이자 고려군의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의 이야기를 다뤘다. KBS의 34번째 대하사극으로 당대 최강국 거란과 26년의 전쟁을 벌였던 선조들의 역사를 다룬다.

전 감독은 “대하사극 기획을 준비할 때 처음 정했던 원칙이 조선시대는 아니었으면 좋겠다였다. 정통 사극 입장에서 들여다보면, 훌륭한 뜻을 갖고 해보려고 했는데 좌절된 이야기가 다수였다. 대왕세종이나 조선의 창업기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주인공들이 현실에서 좌절했다. 과거에 이렇게 멋지게 성취했으니, 당대의 우리도 할 수 있다라고 자신감도 주고 부담 없이 즐기기도 했으면 했다”고 말했다.

이어 “거란이 동아시아 평화를 위협하고 있던 시기였는데 고려 전쟁에서 패하면서 패권 의지가 꺾였다. 고려가 동아시아 전체에 평화와 번영의 시기를 가져온 대사건이었다”고 시대적 배경을 설명했다.

시청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위한 노력도 이야기 했다. 특히 귀주대첩 전쟁신 구현은 제작진이 가장 공을 들인 부분. 전우성 감독은 “대한민국 사극에서 처음일 텐데 KBS 사극 부지를 철거하고 대형 크로마키 세트장을 지었고 귀주대첩 99%를 찍었다. 대한민국 사극 역사에서 최초다.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CG 업체 두 곳이 참여했다. 전쟁의 사물과 의상도 고증을 잘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다뤄지지 못한 건 기술력이 뒷받침 되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디지털 캐릭터들을 이용해서 대규모 인원들 연출을 해냈다”라며 “고려의 기원을 한 번 알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배우 최수종이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더세인트에서 열린 KBS 2TV ‘고려거란전쟁’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고려 거란 전쟁’은 고려 제8대 황제 현종 역을 맡은 김동준과 강감찬 역 최수종을 주축으로 지승현(양규 역), 이시아(원정왕후 역), 하승리(원성 역) 등이 대서사시를 이끈다.

최수종은 2012년 ‘대왕의 꿈’ 이후 11년 만에 사극에 다시 출연한다. 학식은 물론, 지략이 뛰어난 문관이자 귀주 대첩을 승리로 이끈 강감찬 장군 역이다. 현종(김동준 분)의 정치 스승이자 총사령관이 된 강감찬은 고려의 운명이 걸린 귀주 대첩을 통해 나라의 번영을 이룩하는데 크게 기여한다.

최수종은 “사극은 10여년 만인데 대본을 보고’강감찬은 내가 아니면 누가 하랴’ 싶었다. 강감찬을 장군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문관 출신의 싸우는 활약상을 보고, 60-70대에 할 수 있는 역할을 지금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최수종은 “예전 대하사극을 할 때는 막내였는데, 이번엔 제가 제일 선배다. 제가 움직이면 후배들이 다 일어난다”고 했다. 그는 “강감찬을 표현하기 위해 대본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하려고 하고, 후배들을 위해 NG 하나 안 내려고 한다. 제가 정석은 아니지만, 후배들이 대하사극을 할 때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고 작품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이야기 했다.

배우 김동준이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더세인트에서 열린 KBS 2TV ‘고려거란전쟁’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김동준은 군 전역 후 복귀작으로 대하사극을 택했다. 고려의 8대 왕이자 고려 왕조의 기틀을 다지는 데 크게 기여한 군주인 현종 역이다. 현종은 열아홉에 황제가 되어 즉위 초반부터 거란의 침입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거란의 침략을 격퇴하고 고려의 번영을 이룩한 왕이다.

김동준은 “‘고려 거란 전쟁’을 읽으면서 현종이라는 인물을 표현할 수 있을까 싶었다. 부담을 넘어 해내고 싶고,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종이 무거운 왕관의 무게를 버티면서 성장해가고, 강감찬을 만나면서 성장해간다. 이 부담감을 내 개인이 아니라, 이 드라마 안에서 함께 풀어나가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각오를 밝혔다.

든든한 지원군도 많다. 드라마 ‘연인’ ‘7인의 탈출’에 출연했던 지승현은 또 한 번 주말극장 장악에 나선다. 지승현은 고려와 거란의 전쟁에서 빠질 수 없는 활약을 한 무장 양규 역을 맡았다.

지승현은 “양규를 받고 부담보다 부끄럽다는 생각을 했다. 저 스스로가 잘 모르고 있었다. 2차 전쟁에서 활약을 한 분인데, 고려가 암울했던 시기에 그 나라를 구했던 용장 중의 한 명이다. 부담감보다 부끄럽다고 생각했다. 배우라는 직업이 즐거움과 카타르시스의 가치를 잘 전달하는 것인데 책잉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알려지지 않은 장군도 많지만, 그의 업적을 KBS ‘고려 거란 전쟁’을 보는 모든 사람은 알았으면 좋겠다는 책임감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시아와 하승리는 김동준의 든든한 힘이 되어주는 원정왕후와 원성으로 분해 극을 풍성하게 채운다.

이시아는 현종의 아내 원정왕후 역을 맡는다. 이시아는 “연기적으로 진짜 연기를 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있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사극톤이 익숙하지 않아서 사극으로 대사를 할 때 덜 어색하게 들릴 수 있도록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승리는 공주절도사 김은부(조승연)의 첫째 딸 원성 역으로 분한다. 현종의 몽진 길에서 처음 인연을 맺게 된다. 하승리는 “대하사극을 안해봐서 심장이 두근거렸다. 수많은 선배님들이 앉아있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긴장됐다. 아직도 감을 잠아가고 있다. 최수종 선배님이 오랜만에 하는 작품에 함께 참여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뜻깊다”고 말했다.

이날 배우들은 하나 같이 작품에 대한 자부심을 이야기 했다. 최수종은 “전쟁드라마인 것 같지만 인물 이야기고, 사람 사는 이야기다. 사람이 모여 가정이 되고 나라가 된다. 사랑이 부족해서 욕심이 생기면 정복하려고 하고 탐한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진지하게 열릴 것이다. 귀주대첩을 승리로 이끄는 결말이 나오지만,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저를 믿어달라”고 말했다.

시청률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최수종은 “제 역대 작품 중 시청률 1위부터 10위까지 작품이 모두 40%대였다. 지금은 플랫폼이 달라져서 그렇게 나올 수 없다. 10위 안에 들고 싶다. ‘대하사극 중에 최고의 사극’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10 위 안에 ‘고려거란전쟁’이 들어가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연인’에 출연한 지승현은 “화제성 드라마 1위를 해보고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고려 거란 전쟁’은 오는 11일 오후 9시25분 첫방송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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