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1만 원을 내면 빈집을 내어준다는 도시가 있다.
허름한 곳도 아니고 무려 리모델링해 새로 단장한 깨끗한 집이라고 한다.
덤으로, 보기만 해도 가슴이 시원해지는 바다와 한 폭의 그림처럼 푸르른 산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귀농·귀촌 원스톱서비스를 운영, 농어촌 개발을 추진하는 전남 강진군이 빈집 리모델링 공사가 마무리되는 다음 달 말쯤 입주자를 모집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강진군에 따르면 임대할 빈집은 이달 기준 총 42가구로, 현재 4가구가 공사를 마쳤고, 12가구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나머지 17가구는 실시 설계 단계에 있다.
공사가 끝난 뒤 이 집들은 일반 귀농귀촌인(△1차 12가구 △2차 13가구)과 농산어촌 유학인(총 17가구)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입주 대상은 강진군이 아닌 지역에서 5년 이상 거주했으면서 입주자 모집 공고일을 기준으로 강진군에 전입한 지 2년 이내(예정)인 사람이다. 이 조건을 충족하면 누구나 입주 신청을 할 수 있다. 입주자로 선정되면 한 달에 1만 원을 내고 해당 집에 거주할 수 있다.
강진군은 일단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면 공식 홈페이지에 공고를 올리고 신청자를 받을 계획이다. 시기는 12월 말쯤으로 예상된다.
이후 △신청자 연령 △전입 예정 가구원 수 △경제활동 등을 고려해 입주자를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강진군이 이런 파격적인 주거 혜택을 지원하는 건 다름 아닌 도시민 유입을 위해서다.
갈수록 인구가 빠지는 농촌으로 귀농·귀촌을 독려하고, 이들이 강진에 터를 잡고 살아갈 기반을 다지게끔 가까이서 도울 예정이다.
여기엔 지역민들도 옷소매를 걷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빈집을 소유한 이들은 리모델링 사업에 쓰일 집을 무상 임대 형식으로 군에 넘겨 새 식구를 맞길 고대하고 있다.
소유주가 장기(5년·7년) 또는 단기로 군에 빈집을 무상으로 빌려주면, 군은 5000만~7000만 원을 들여 리모델링한 뒤 강진으로 이주한 도시민에게 내어주는 식이다.
실제로 이 덕에 이주를 고민하는 이들도 부쩍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강진군 관계자는 “월 1만 원 리모델링 빈집 입주 관련 문의가 하루 평균 10통 넘게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단순문의 외에도 강한 의지로 입주를 희망하시는 분들이 현재까지 150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우리 군은 파격적인 주거 지원 외에도 일자리, 육아 등 다양한 분야를 함께 지해 도시민들이 강진으로 정착하는 데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며 “새로운 인생을 꿈꾸는 많은 분께서 관심을 두고 와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강진은 백제시대 도무군의 도강과 동음현의 탐진이 영합된 지역으로, 도강(道康)의 ‘강(康)’자와 탐진(耽津)의 ‘진(津)’자가 합쳐져 이름 붙여졌다.
남도의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으며, 월출산과 다도해, 탐진강이 연결돼 산과 들, 강과 바다가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강진만 생태공원, 가우도 출렁다리, 강진다원, 고려청자 박물관, 정약용 유배지 다산초당·사의재, 시인 영랑생가 등 관광명소가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강진군의 전체 면적은 500.93㎢로, 총 3만 2844명(올해 9월 기준·행정안전부 제공)이 이곳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