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9일 동대구역 제2맞이방에서 신당 추진 가능성에 대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신당 창당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뜨겁다. 기대와 혹평이 공존하고 있지만, 총선 정국에서 이슈를 빨아들일 블랙홀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부분이다. 더욱이 제3지대 ‘빅텐트’부터 여당 텃밭까지 노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성공 여부를 떠나 총선 판을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4월 총선이 불과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소문만 무성했던 ‘이준석 신당’이 가시화되고 있다. 오는 12월을 결단의 시점으로 두고 신당 창당 가능성이 현재 50%가 넘는다고 밝힌 상황이다. 여기다 보수 정당의 텃밭으로 평가되는 TK(대구·경북)에 도전장을 내겠다고 시사하면서, 정치권에선 신당의 핵심 기반이 TK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여권에선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며 평가절하고 있지만, 거대 양당을 흔들기에는 충분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與, 러브콜 걷어찬 이준석 평가절하…배신자 낙인 가능성도

국민의힘 내에선 이준석 신당에 대해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당내 여러 인사의 연이은 러브콜에도 손을 내치는 만큼 우선 견제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당을 떠난 인사의 손을 잡을 만큼, 보수 지지층의 정서가 호락호락하진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무엇보다 조직과 자금력, 성공 사례 등 현실적인 문제가 신당 창당의 난관으로 꼽히고 있지만, 가장 큰 장애물은 ‘배신자’ 낙인이다. 보수 지지층 정서상 당을 배신하고 떠난 인사에 대한 부정적 감정은 쉽게 풀리지 않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유승민 전 의원의 경우, 박근혜 정부 당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소신 발언과 탄핵 사태 책임 공방에 반발해 바른정당을 창당한 결과, 아직까지 보수 지지층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지난달 18일 대구를 찾아 “대구 시민들이 ‘배신의 정치’의 저주를 풀고 보수 정치의 스펙트럼을 넓혀줘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유 전 의원에 대한 배신자 낙인을 풀어달라는 취지였지만, 최근 잇따라 대구 출마를 시사하고 있는 만큼 향후 자신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완화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한 TK 의원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에 대한 TK 지지율이 조금 움직임이 있다 보니 반사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대구 민심이 당을 떠난 사람에게 쉽게 마음을 주는 곳이 아닌 만큼, 본인 기대보다 훨씬 못 미치는 득표를 할 수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 수도권 당협위원장은 “선거제도가 어떤 식으로 개편되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변수가 많아 보인다”며 “이 전 대표도 고민이 많을 것 같고, 정치가 자기 마음에 다는 사람하고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달래는 척이 아닌 진정성을 가지고 안고 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노원병이라고 본인이 정치적 승부수를 걸겠다고 얘기했던 고향이 아닌 다른 지역에 출마하겠다는 명분들을 찾고 있는 게 아닌가”라면서 “국민의힘이 제대로 된 역할을 추진한다면 이 전 대표의 신당은 0석. 그야말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4일 부산 남구 경성대에서 열린 ‘이언주&이준석 톡!톡! 콘서트’에 참석, 토크콘서트를 지켜보고 있다. 인 위원장은 이 전 대표를 만나기 위해 부산을 방문했지만 끝내 불발됐다. [사진=뉴시스]

◇ 조직 부재? ‘제3지대 빅텐트’ 시사…여야 모두 ‘위험신호’

당내 평가절하에도 불구하고 최근 이 전 대표의 행보는 거침없다. 정치권에서 ‘킹메이커’라고 평가되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회담에 이어, 10일에는 금태섭 새로운선택창당준비위원장을 포함한 3자 회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로 인해 조직 부재 꼬리표가 ‘제3지대 빅텐트’로 탈바꿈되는 등 성과를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김 전 위원장은 “두 사람이 뜻을 함께한다고 느꼈다기보다는 함께할 수밖에 없다”며 빅텐트론에 힘을 실었다.

김 전 위원장은 신당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절하에 자신이 지난 2016년 총선 참패가 예상된 더불어민주당을 원내 1당으로 끌어올린 경험을 들어 “일단 어떻게 변화하는 건지 지켜보면 된다”고 일축했다. 이는 신당 세력 또한 예상을 깨고 가시적인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신당의 핵심 지지층이 20·30세대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여야를 위협할 정치 지형 변화를 끌어낼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준석 신당은 정치 지형 변화를 불러올 정도로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며 “거대 양당의 이념 정치가 영향을 끼치는 것은 40대 중반까지인데,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세력은 이념 영향권에서 벗어난 40대 미만이다”라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지난 대선에 영향을 끼친 ‘세대포위론’을 언급, “세대포위론이 작동하기 위해선 20·30세대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이들이 독자 노선으로 가버린다면 여당은 전통적 지지층만 가지고 정치적 주도권을 얻기 어렵다”며 “민주당 역시 지지층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준석 신당은 여야 모두에게 상당한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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