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오른쪽), 김하성. /게티이미지코리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오른쪽), 김하성.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김하성에게 유격수 자리를 내주며 외야로 밀려났지만, 이제는 당당히 플래티넘 글러브 주인공이 됐다.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2일(이하 한국시각) ’2023 롤링스 플래티넘 글러브’ 수상자를 발표했다. 아메리칸리그(AL) 수상자는 안드레스 히메네스로 선정됐으며 내셔널리그(NL) 플래티넘 글러브 주인공은 김하성의 팀 동료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선정됐다. 

플래티넘 글러브는 2011년부터 시상하기 시작했으며 양 리그 최고의 수비수들 단 한 명 씩만 수상한다. 감독과 선수단 투표로 수상자가 결정되는 골드 글러브와 달리 플래티넘 글러브는 팬 투표로 수상자를 결정하고 있다. 

이로써 타티스 주니어는 ’2023 롤링스 골드글러브’ 외야수 부문 수상에 이어 ’백금 장갑’까지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타티스 주니어는 올 시즌 수비로서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오로지 수비 능력만 갖고 평가 받는 ‘2023 필딩 바이블 어워드’에서 우익수 부문까지 수상하며 수비상 세 개를 모두 따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게티이미지코리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게티이미지코리아

타티스 주니어는 2023시즌 외야수에서 우익수 137경기 중견수로 5경기에 나서 1205⅓이닝을 소화했는데 총 DRS(Defensive Run Saved, 수비기여도) +27을 기록하며 토론토 블루제이스 달튼 바쇼(DRS +29)에 이어 양대 리그 전체 2위에 올랐다. 내셔널리그에서는 당당히 1위를 마크했다. 

사실 올 시즌 그 누구도 타티스 주니어가 이렇게 외야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이유는 타티스 주니어가 원래 공격력이 더 좋은 선수였기 때문이다. 타티스 주니어는 2020년과 2021년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유격수 실버슬러거에 선정됐고, 2021년에는 내셔널리그 홈런왕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타티스 주니어는 2019시즌부터 2021시즌까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주전 유격수였다. 2021년 외야수로 27경기를 출전한 것을 제외하면 단 한 번도 외야수로 풀타임 시즌을 보낸 적이 없었다. 2018년 실책 18개, 2021년에도 21개의 실책을 범하며 실책도 많은 유형이었다. 김하성이 2022년 단 8개의 실책을 범한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많은 수치인지 알 수 있다. 

타티스 주니어가 본격적으로 외야수를 맡은 것은 올 시즌이 처음이었다. 타티스 주니어는 2022시즌 부상과 약물 복용 징계로 한 시즌을 모두 날렸다. 2022시즌 타티스 주니어를 대신해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찬 선수는 김하성이다. 김하성은 그 해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는 등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타티스 주니어의 공백을 지웠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잰더 보가츠./게티이미지코리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잰더 보가츠./게티이미지코리아

올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는 김하성과 타티스 주니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격수 잰더 보가츠를 11년 2억 8000만 달러(약 3708억 원)에 영입했다. 따라서 김하성과 타티스 주니어의 포지션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2루수로, 타티스 주니어를 우익수로 보내는 선택을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타티스 주니어는 필딩 바이블 어워드 우익수 부문 수상을 시작으로 생애 첫 골드글러브까지 차지했다. 거기에 각 리그에서 딱 한 명만 뽑는 플래티넘 글러브에서 우익수 최초로 수상 주인공이 됐다. 한 시즌 20개 정도의 실책을 범했던 선수가 리그 최고의 수비형 선수가 된 것. 

미국 ‘MLB.com’은 12일 “타티스 주니어는 UZR(Ultimate Zone Rating, 자신의 능력을 통해 팀의 실점을 줄이는데 기여한 정도) +12.3으로 외야수 중 2위, 외야 어시스트 12개로 공동 3위, OAA(Outs Above Average, 평균적인 수비수보다 아웃카운트를 몇 개나 더 처리했는지) +9로 공동 7위를 기록하며 원활한 포지션 변경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게티이미지코리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게티이미지코리아

한편, 보가츠에게 주전 유격수 자리를 내준 김하성 역시 내셔널리그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을 수상하며 공교롭게도 포지션을 옮긴 두 선수가 모두 황금 장갑을 손에 넣게 됐다. 주전 유격수 보가츠는 DRS -4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부진한 보가츠 대신 김하성과 타티스 주니어가 유격수로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MLB.com은 10일 “샌디에이고가 지난 겨울 보가츠를 영입했을 때 보가츠에게 2023년 주전 유격수 자리를 보장했지만, 그 이상의 보장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보가츠가 2024시즌 주전으로 유격수로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최고의 수비 듀오로 선정된 김하성과 타티스 주니어 모두 유격수가 가능하다. 지난달 미국 ’디 애슬레틱’의 데니스 린 기자는 샌디에이고 유격수에 가장 적합한 선수는 김하성이라고 밝혔으며 MLB.com 역시 ”1년이 지난 지금 김하성은 여전히 최고의 수비형 유격수 중 한 명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게티이미지코리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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