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선수단./잠실=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2년 만의 왕좌 탈환은 실패했다. 하지만 마법 같은 한 시즌을 보냈다.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의 모든 여정이 끝났다.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LG 트윈스가 KT 위즈에 6-2로 승리했다. 이로써 LG는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처음으로 KBO리그 정상에 서게 됐다. 1990, 1994시즌 이후 세 번째 우승이다. 반면, KT는 2021시즌 이후 2년 만에 우승을 노렸지만,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KT는 1승 뒤 4연패당하며 LG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지만, 올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KT가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라 우승을 다툴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적었을 것이다.

올 시즌 KT의 시작은 좋지 않았다. 김민수, 주권과 같은 불펜진이 시즌 시작 전 부상으로 이탈했다. 3년 연속 정규 시즌 전 경기 출전을 했던 배정대도 SSG 랜더스와의 시범경기 중 이건욱의 사구에 맞아 왼쪽 손등 골절상을 입었다.

KT 위즈 소형준./마이데일리

선발진 역시 큰 구멍이 생겼다. 소형준이 전완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엄상백 역시 4월 4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노게임)을 치르던 중 팔꿈치에 이상을 느꼈다. 2주 뒤 복귀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황재균, 박병호, 강백호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한동안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전력에 빈틈이 생긴 KT는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6월 2일 두산 베어스전이 끝났을 당시 16승 2무 30패, 승패마진 ’-14’로 10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후 KT의 마법이 펼쳐졌다.

KT 위즈 시절 보 슐서./마이데일리KT 위즈 윌리엄 쿠에바스./마이데일리

주축 선수들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가장 큰 변화는 외국인 선발투수 교체였다. 9경기 1승 7패 29⅔이닝 평균자책점 5.62로 부진했던 보 슐서와 이별을 택했다. 그의 대체 자원으로 1년 전 팔꿈치 부상으로 팀을 떠났던 ’통합우승 주역’ 윌리엄 쿠에바스를 영입했다.

쿠에바스 영입은 KT에 신의 한 수였다. 쿠에바스는 18경기 12승 무패 114⅓이닝 100탈삼진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 KBO리그 최초 순수 선발승 100% 승률왕에 올랐다. 쿠에바스가 돌아오자, KT의 강점이었던 선발 야구가 되기 시작했다. 선발진이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고 박영현, 김재윤으로 이어진 필승조가 승리를 지켰다.

KT는 반등에 성공했다. 후반기 64경기 42승 1무 21패 승률 0.667을 기록하며 10개 구단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정규 시즌 성적은 79승 3무 62패로 승패마진 ‘+17’로 2위를 차지했다.

플레이오프를 앞둔 KT에 악재가 찾아왔다. 강백호가 연습경기 중 부상당하며 시즌 아웃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시즌 막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김민혁이 100% 몸 상태는 아니었지만, 복귀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19일이라는 긴 시간 휴식을 취한 탓일까. KT는 NC 다이노스의 기세에 눌리며 벼랑 끝에 몰렸다.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1, 2차전에 쿠에바스와 웨스 벤자민 선발 카드를 꺼냈지만, 모두 패배했다. 2패를 떠안은 채 창원으로 향했다.

KT 위즈 고영표./마이데일리2023년 10월 30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KT 위즈와 NC 다이노스 경기. KT 쿠에바스./마이데일리

3차전부터 KT의 두 번째 마법이 시작됐다. KT 타선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선발진도 안정감을 찾았다. 3차전 선발 고영표와 4차전 선발 쿠에바스 모두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리즈 전적 2승 2패를 만들었다. 이어 수원으로 돌아와 5차전에서 NC에 2점을 주며 시작했지만, 역전에 성공하며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KT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9회초 터진 문상철의 1타점 적시 2루타로 경기를 뒤집으며 3-2로 승리했다. 하지만 2차전부터 5차전까지 모두 패배하며 아쉽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6월 초 꼴찌에 있던 팀이 2위로 시즌을 마치고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올라왔다는 것은 충분히 박수받을 만하다. 창단 10주년을 맞이한 KT 역사에 잊을 수 없는 한 시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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