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 배우 고(故) 설리(본명 최진리)가 활동하며 겪은 고충을 털어놨다.

지난 13일 넷플릭스를 통해 설리의 유작 ‘페르소나: 설리’가 공개됐다. ‘페르소나: 설리’는 설리가 주연한 단편 영화 ‘4: 클린 아일랜드’와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진리에게’로 구성됐다.

‘4: 클린 아일랜드’는 죄를 고백해야만 통과할 수 있다는 기묘한 입국 심사장에서 벌어지는 내용이며, ‘진리에게’에는 2019년 스물다섯 시절의 설리가 당시 가졌던 고민과 생각이 담겼다.

넷플릭스 '페르소나: 설리' / 미스틱스토리

특히 ‘진리에게’엔 설리가 과거 마주했던 아픔에 더해 솔직한 속마음이 그대로 녹아들어 있어 안타까움을 배가했다.

“어렸을 때부터 ‘예쁘다’란 단어에 갇혀 있었다”는 설리는 “그냥 ‘예쁘다’라고 이야기하면 무슨 생각으로 날 예쁘다고 하는지 궁금했다. 마치 예쁜 행동만 해야 할 것 같았다. 예쁘지 않게 보이면 혼나기도 했다. 계속 반항심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설리는 또 “예쁜 내가 싫었을 때가 되게 많았다. ‘넌 예쁜 여자로 태어났으니 아무것도 몰라도 되고 그냥 사람들 기분이나 맞춰주면 좋아할 거야. 예쁜 거 자체로 재밌으니까’란 말을 항상 들어왔다”며 “외모에 대한 생각이 너무 많았다”고 탄식했다. “재수없지 않냐. 제가 예뻐서 살기 힘들었다고 얘기하면 너무 재수없잖냐”라고도 말했다.

“아이돌도 노동자라 생각하냐”는 물음에 한참 고민하다가 “네”라고 답한 설리는 “연예인을 사람이라고 생각 안 하는 것 같다”며 “최상의 상품으로서 존재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모두가 절 상품 취급했다”며 “상품 가치가 떨어질까 봐 두려웠다. 내 주장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몰랐고 내 생각을 이야기해도 되는지도 몰랐다. 힘들다고 얘기한다고 해서 바뀌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밝힌 설리였다.

‘스무 살에 하고 싶었던 일’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설리는 “딱 두 개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첫 번째는 정신건강의학과 상담받는 거였고 두 번째는 연애였다”라며 “계속 제 탓을 했다. 제가 통제할 수 있는 거라곤 스스로 아픔을 줄 때밖에 없었다. 자책하고 깎아내리는 게 통제였다”고 고백했다.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 배우 고(故) 설리 / 마이데일리

한편 설리는 2019년 10월 14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2005년 첫 드라마 ‘서동요’를 거쳐 2009년 에프엑스로 가수 활동을 시작한 설리는 ‘라차타(LA chA TA)’를 비롯해 ‘일렉트릭 쇼크(Electric Shock)’, ‘핫 서머(Hot Summer)’까지 수많은 히트곡으로 사랑받았다.

2015년 에프엑스 탈퇴 후에는 배우와 방송인으로 활동해왔다. 그동안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 ‘패션왕’, ‘리얼’,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 예능 ‘진리상점’, ‘악플의 밤’ 등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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