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 참석을 위해 국회 본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탄핵 추진에 이은 ‘저격 릴레이’로 한동훈 법무부장관에 대한 투쟁에 과몰입하는 모습이다. 총선 출마, 비대위원장 가능성 등 한 장관의 정치권 데뷔 조짐이 보이면서 민주당이 본격 견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내에서는 민주당의 ‘한동훈 과몰입’이 한 장관만 키워주는 꼴이라는 지적도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 이후부터 한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를 검토해왔다. 국무위원으로서의 정치개, 검찰의 정치탄압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였다. 민주당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한 장관 탄핵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이동관·손준성·이정섭’ 탄핵을 우선하기로 하고 한 장관 탄핵 논의를 기약없이 미뤘다.

민주당이 한동훈 탄핵을 미룬 이유는 ‘현실성 부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당 율사 출신 의원은 “사실 한 장관은 ‘괘씸죄’에 가깝다. 이태원 참사 책임이 있는 이상민 행안부장관 탄핵도 실패했는데 직접적 사유가 없는 한 장관 탄핵은 가능성이 더 없다”며 “일부 강경파의 목소리가 남아는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최근 이원석 검찰총장 탄핵 추진도 거론했으나 홍익표 원내대표는 “논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야당은 탄핵 대신 한 장관을 향한 ‘독설 쏟기’에 주력했다. 홍 원내대표가 최근 한 장관의 ‘검찰 마약수사 특활비 삭감’ 비판에 “소명하면 더 올려줄 수도 있다. (한 장관은) 말장난하지 말라”고 반격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송영길 전 대표의 ‘한동훈 어린놈’ 발언에 민형배·유정주·김용민 등 강경파 의원들이 동조하면서 설전 규모는 확대됐다. 홍 원내대표는 전날(15일) 한 장관이 민주당의 탄핵 남발을 비판하자 “본인이 탄핵을 당하고 싶은 것 같다. 이상한 장관”이라고 지적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과민반응이 한 장관의 본격 정치 데뷔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여당 의원은 통화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이재명 수사 등에 대한 민주당의 방어논리를 막는 존재가 한 장관 아니냐”며 “안 그래도 눈엣가시 같을 텐데 한 장관의 총선 도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으니 신경 쓰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한 장관은) 정권 2인자이자 여권 유력 대선주자이기도 하다. 총선 출마 가능성도 높아지니 당이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고 했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는 한동훈 과몰입이 오히려 한 장관만 도와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당이) 논리 싸움이 아니라 한 장관과 비판을 주고받으며 ‘말꼬리 잡기’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개별 의원들의 파편적 대응으로 오히려 한 장관의 위상만 강해진다”며 “강경파·지도부의 정무감각이 많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당 관계자도 “설전이 격해지면 잃을 건 한 장관보다 민주당이 많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현재 한 장관의 경우 출마와 함께 최근 여당 비대위원장 취임설까지 나오면서 총선 등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차라리 선거를 통해 한동훈과 당당히 겨뤄보자는 의견도 있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한 장관도 정말 정치가 하고 싶다면 장관직 뒤에 숨지 말고 선거에 나와 당당히 겨뤘으면 한다”며 “정부·여당 지지율도 정체된 상황에서 (한동훈과) 제대로 싸워서 이기면 민주당이 큰 호재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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