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석유,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 등 기존 사업의 이익 확대와 배터리 사업의 수익성 개선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올해 3분기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3일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연결기준 올해 3분기 매출액 19조8891억원, 영업이익 1조563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12.5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22.04% 증가한 것이다. 지난 2분기 1068억원 영업적자에서 1개 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 규모는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1조465억원보다 49.4%나 많았다. 전 분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619억원, 1조6699억원 증가했다.

3분기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등 영향으로 유가와 정제마진이 동반 상승하며 석유사업의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됐다. 화학사업의 납사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관련이익 증가, 윤활유사업의 원재료 가격상승에 따른 재고효과도 있었다. 여기에 배터리사업 생산성 증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세가 더해지며 영업 손실 규모를 줄이며 전체 이익 규모가 커졌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는 정유, 화학 및 윤활유 등 기존 사업의 이익 확대와 배터리 사업의 생산성 향상과 미국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반영 등 전 사업 부문 이익 성장으로 전 분기 대비 8.4% 개선된 전사 영업이익률 7.9%를 시현했다”며 “배터리사업은 해외 신규 공장 생산성 향상 지속 및 AMPC 수혜 증대, 비용 절감을 통해 4분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 석유·화학·윤활유 이익 확대…배터리, 판매 확대·AMPC 효과로 손실 축소

사업별로 실적을 살펴보면, 석유사업은 시황 개선에 따른 유가 및 정제마진 상승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1조5237억원 증가한 1조11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화학사업은 제품 스프레드(마진) 하락에도 불구하고 납사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관련이익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668억원 증가한 237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윤활유사업은 기유 판매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효과가 반영되며 전 분기 대비 18억원 개선된 2617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석유개발사업은 생산물량 감소로 인한 변동비 감소 효과로 전분기 대비 112억원 증가한 79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배터리사업은 올 3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한 3조1727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유지했다. 3분기 영업손실은 역대 최소 규모인 861억원으로, 지난 1, 2분기 대비 각각 2554억원과 454억원 축소되며 영업손익이 개선됐다. 미국 공장 생산 증대 본격화 및 판매 증대를 통한 AMPC 수혜 확대 영향으로 최근 두분기 연속 손실 규모를 줄였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배터리사업 3분기 AMPC금액은 2099억원으로, 올 상반기 합산 기준 167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소재사업은 주요 고객사 판매량 증가에 따른 매출 효과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36억원 개선된 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온의 파우치형 배터리. [사진=SK온]

◇ 4분기 석유·화학 업황 개선 전망…배터리,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수익성 개선 전망

SK이노베이션은 4분기 석유사업 시황에 대해 미국 연준의 고금리 기조 지속과 수요 위축 우려에도 불구하고, 낮은 재고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동절기 비축 수요 증가 및 중국 수요 회복 추세에 따른 수급 불균형 확대로 강세 시황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화학사업은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의 경우 납사가격 상승에 따른 마진 축소 요인이 있지만, 연말 수요 증대 영향으로 보합세가 전망된다. 파라자일렌(PX)은 드라이빙 시즌 종료에 따른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중국 대형 설비들의 고율 가동 지속되며 마진 축소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윤활유사업은 계절 수요 감소 등으로 마진 감소가 예상된다. 그러나 경유 강세에 따른 미전환 잔사유(UCO) 공급물량 축소로 인해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석유개발사업은 17/03 광구의 본격적 원유 생산에 따른 외형과 이익 성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석유 생산 정점 기준 일일 생산량 최대 약 2만9500배럴 규모, 연간 매출 약 5000억원, 영업이익 약 25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 추가적인 탐사 광구 개발 또한 계속될 예정이다.

배터리사업은 전기차 수요 성장세 단기적 둔화 및 메탈가 하락에 따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해외 신규 공장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AMPC 수혜 증가를 통해 수익성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소재사업은 4분기에도 주요 고객사 판매량 증가를 통한 손익 개선이 예상되며 고객 다변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당사는 기존 사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며 ‘카본 투 그린(Carbon to Green)’ 전략 실행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배터리, 분리막(LiBS) 사업 중심 ‘그린 앵커링(Green Anchoring)’,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지속가능항공유(SAF) 등 ‘그린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하고 수소, 암모니아, 소형모듈원자료(SMR) 등 ‘뉴 그린 앵커링(New Green Anchoring)’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것”이라며 “그린 에너지 & 소재 기업(Green Energy & Materials Company)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온-포드 합작 블루오벌SK 켄터키 1공장. [사진=SK온]

◇ SK온 “전기차 수요 둔화 영향 제한적…증설 계획대로 추진”

SK온이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에도 배터리 공장 증설은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SK온 관계자는 “최근 시장의 우려와 같이 고객사의 전동화 속도가 일부 둔화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증설 스케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주요 프로젝트는 포드와 현대차와의 합작사(JV)가 있다”며 “포드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2026년 완공 예정인 켄터키 2공장의 연기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는데, 테네시 공장과 켄터키 1공장은 계획대로 2025년부터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 북미 공장은 2025년에서 2024년으로 준공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는데, 이와 관련한 현대차 JV는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급 전망과 관련해서는 단기적인 수요 둔화 우려는 있지만 중장기적인 성장세는 여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SK온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수급 전망은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영향으로 수요 성장률이 소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각국의 환경과 연비 규제, 친환경차 인센티브 등 북미를 중심으로 전기차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수요성장세가 지속되지만 상대적으로 공급초과가 발생하고 있는데, 2030년까지 초과 공급이 예상된다”며 “북미는 최근 소폭 성장률 둔화가 감지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성장률이 높은 곳으로, 2035년까지 수요 성장성 대비 공급 성장성이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SK온은 시장 상황과 더불어 고객 수요를 바탕으로 지역별 수주 진행 상황별로 대응 시나리오를 수입해 완성차 업체 등 고객사에 최적 대응할 것”이라며 “거시, 미시 환경 대응에 대해 수요 변화를 관찰하고, 효율적인 재고관리 시스템 구축을 통해 수요 변동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온은 이를 위해 △북미 지역 중심 △아이코닉(상징적) 모델 중심의 선택적 수주 △JV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축 등의 전략을 통해 미래 전기차 수요 변화 리스크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또 조속한 생산량 확대(램프업)를 위한 스마트 팩토리화와 신규 운영 시스템도 도입했다.

회사 관계자는 “SK온은 자동화 물류 설비인 AGV(Automated Guided Vehicle), OHT(Over head Transport) 컨베이어 등 스마트 팩토리화를 통해 원가경쟁력과 제조 경쟁력 확보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SK온은 조속한 램프업을 위해 신규 시스템 2가지를 도입하는데, 첫 번째가 ‘코어팀’ 도입”이라며 “다른 지역에서 경험을 축적한 생산기술 제조인원으로 구성되는 코어팀을 초반 3~6개월간 집중 투입해 체계적으로 램프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두 번째로 리얼타임(실시간) 생산 모니터링 시스템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문제를 조기 감지하고 빠르게 사후 조치를 취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17/03 광구 내 LF 12-3 유전 위치. [사진=SK어스온]

◇ SK어스온 “中 광구, 연간 매출 5000억원·영업이익 2500억원 효과”

SK어스온이 최근 원유 생산을 시작한 중국 광구에서 연간 5000억원 수준의 매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SK어스온 관계자는 “2015년부터 참여한 남중국해 해상 17/03 광구는 초기 탐사부터 개발과 생산에 이르는 전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최초의 사례로 의미가 크다”며 “원시 부존량 1억2000만 배럴, 회수 가능 매장량 5000만 배럴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에 따른 재무적 기대효과는 연간 매출액 5000억원, 영업이익 2500억원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어스온은 추가적인 해외 광구 탐사 추진 성공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회사 관계자는 “베트남 남부 해상의 15-1/05 광구는 베트남 정부의 승인을 받은 상황으로, 2026년 최초 오일 생산을 목표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원시 부존량은 4억9000만 배럴, 회수 가능 매장량은 6000만 배럴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베트남 16-2 광구는 탐사정에서 시추작업을 시작해 가까운 시일 내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베트남 15-2/17 광구 등도 석유 탐사 작업을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점에서 석유 개발사업의 변화도 예고했다. 이 관계자는 “SK어스온은 석유 개발이라는 업스트림 영역 외에 그린(친환경) 영역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선정했다”며 “탄소 포집·저장(CCS) 등에서 중심 사업 기회를 확보하고, 지열에너지 등 신규 그린 에너지 사업 아이템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유 생산부터 단계별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해 설계 시점부터 발전기에서 나오는 배기가스 재활용, 향후 LNG 원료 추진 선박 도입, 신재생에너지 동력 사용 등을 검토 중”이라며 “이를 통한 이산화탄소 저감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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