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현지시간)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인질들의 가족과 지인, 지지자들이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행진에 참가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인질 석방 협상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별개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북부를 점령한 후 남부로 지상작전 범위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미국은 대거 대피한 민간인들의 안전을 최우선 순위로 내세우며, 가자 남부에서의 군사작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19일(현지시간) 인질 석방 및 교전 중단 협상과 관련해 존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부 부보좌관은 NBC, ABC 등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협상 타결에 한층 접근했고, 논의 시작과 비교해 상당히 근접했다고 할 수 있다”면서 “최근 며칠간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 몇몇 사안들에서도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하마스로부터 풀려나는 인질 규모가 “최소 12명 이상, 수십명”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워싱턴포스트(WP)는 소식통을 인용해 5일간의 교전 중지를 대가로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된 여성과 어린이 수십명을 석방하는 합의에 근접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파이너 부보좌관은 “협상은 최종 타결까지는 타결된 것이 아니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논의 내용에 앞서갈 수는 없다”며 신중론을 보였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화통신]

같은날 마이클 헤이조그 주미이스라엘 대사도 ABC에 출연해 협상이 조만간 마무리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협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수일 내에 상당 수의 인질이 석방될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 역시 “인질 협상 타결을 위한 걸림돌은 아주 사소한 것”이라면서 협상 타결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사실상 가자지구 ‘남부 진격’을 선언한 이스라엘은 협상과 별개로 북부에서 남부로 하마스 공세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가자지구 최대도시인 가자시티 등 북부에 근신하던 하마스 지도부와 조직원들이 남쪽으로 이동했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전날 밤 늦게 가자 중부에 위치한 누세이라트 난민촌을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현지 언론인 2명을 포함해 3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한 팔레스타인 측은 전날 오전 남부 주요도시인 칸 유니스에서 이스라엘의 포격으로 26명이 사망한 데 이어 이날도 밤 사이 공습으로 여성과 아이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는 “하마스의 은신처로 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는 이스라엘이 공세를 남부지역까지 확대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 난민촌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 잔해 속에서 생존자 수색이 진행 중인 모습 [AP]

이미 가자 남부지역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지상작전은 수차례 예고됐다. 전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하마스와 관련된 모든 장소에 도달해 그들을 공격하고 있다”면서 “하마스가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매일 줄고 있으며, 그들은 남부에서도 조만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16일 이스라엘군은 바니 수하일라, 크후자, 아바산, 카라라 등 칸 유니스 동부에 위치한 소도시에 대해 주민들에게 서쪽으로 대피할 것을 통보하기도 했다.

한편 이스라엘의 최대 우방국인 미국은 이스라엘군이 남부에서의 군사작전을 서둘러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을 피해 북부에서 남부로 대피한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주장이다. 북부가 폐허가 되면서 현재 가자지구 230만명의 주민 중 3분의 2가 남부로 이동해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파이너 부보좌관은 이날 CBS와의 또 다른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남부를 포함한 군사 작전에 착수할 가능성이 있다면, 우리는 그들이 그렇게 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우리는 민간인들이 군사 작전 계획에 포함되기까지는 (남부에서의) 작전이 진행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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