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싫었던 멀티 포지션, 골드글러브 수상 발판 됐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골드 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20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피규어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너무 싫었던 멀티 포지션, 골드글러브 수상 발판 됐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골드 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20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인 최초로 골드 글러브를 받아서 영광입니다. 메이저리그(MLB)를 꿈꾸는 많은 유소년 친구와 프로야구에서 뛰는 후배들에게 동기부여가 된 거 같아서 기뻐요.”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골드 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미국 진출 이후 가장 화려했던 한 시즌을 되돌아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김하성은 20일 서울 강남 호텔리베라 청담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골드 글러브를 수상하고 나니 앞으로도 받으면 좋을 거라는 욕심이 든다”며 “(타격이 좋은 선수에게 주는) 실버 슬러거는 최종 후보에만 올랐는데 내년에는 동시 수상을 노려보겠다”고 밝혔다.

김하성은 이달 6일 MLB 사무국이 발표한 내셔널리그(NL) 유틸리티 부문 골드 글러브 수상자로 선정됐다. 오로지 수비 능력만 보는 골드 글러브를 한국인이 받은 건 김하성이 최초이며 아시아 내야수로도 첫 수상이다.

올 시즌 2루수를 중심으로 3루수와 유격수 등 세 개 포지션을 소화한 김하성은 2루수 부문과 유틸리티 부문에 모두 후보로 올랐고 유틸리티 부문을 수상했다. 김하성은 “사실 유틸리티를 한다는 게 싫었다. 고등학교 때나 프로에서도 ‘유격수만 보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며 “프로에서도 3루수로 나갈 때마다 싫었는데 그게 메이저리그 가서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 지금 생각하니 그때 싫었던 감정과 시간이 성장하는 데 발판이 됐던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의 뒤를 이어 미국 무대를 노크할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선수들에 대해서는 (이)정후에게 (마이너리그 거부권에 대해) 많이 조언했다”며 “저는 첫해에 엄청 못 했는데도 마이너리그로 안 내려갔다. 연봉을 어느 정도 받으면 마이너리그로 내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는 올겨울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MLB 무대에 도전한다. 이미 현지 언론으로부터 ‘스토브리그 외야 최대어’로 손꼽힐 정도로 주목받고 있는 그의 MLB 진출은 확정적이다. 어떤 조건으로 어느 팀을 가느냐가 관건이다.

김하성은 “저 역시 계약 때 거부권에 집착했는데 결국 의미가 없다. 정후도 미국에 진출하면 돈을 적게는 받지 않을 테니 차라리 ‘옵트 아웃’을 넣는 게 낫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옵트 아웃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선수가 계약 기간을 채우지 않고도 조기에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재취득하는 제도를 뜻한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넣기 위해 다른 계약 조건을 손해 보기보다는 미국 무대에서 빨리 적응해 더 이른 시기에 FA 자격을 취득하라는 의미의 조언이다.

이정후를 비롯해 고우석(25·LG 트윈스)이 MLB 사무국으로부터 신분 조회 요청을 받은 상태다. 김하성은 “정후랑 우석이는 한국에서 워낙 잘하는 선수라 (MLB에 도전한다면) 다른 선수의 귀감이 될 것”이라면서도 “둘 다 영어를 잘 못하는 거로 안다. 지금이라도 공부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뒤를 이을 ‘KBO 출신 MLB 내야수’ 후계자로 김혜성(25·키움)을 지목한 김하성은 “이번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을 봤는데 같은 나이대 선수와 다르다고 생각했다. 혜성이가 성장한다면 저보다 좋은 선수가 될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혜성이한테도 자주 연락이 온다. 미국 진출을 생각한다는 의미로 생각한다”며 “내년 시즌이 끝나면 포스팅 자격을 얻는 거로 아는데 미국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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