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편의점. 단백질 음료는 ‘1+1’, ‘2+1’ 할인 행사를 하지 않는 상품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이정아 기자.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 30대 중반 직장인 이 모씨는 퇴근 후 피트니스센터에 가기 직전 편의점에 들러 단백질 음료를 구매한다. 이 씨는 “텁텁한 닭가슴살이 질려서 단백질 음료로 대체해 먹을 때가 많다”라며 “‘1+1’, ‘2+1’ 행사 상품이 항상 편의점 매장에 진열돼 있어 개당 1000원 수준으로 저렴하게 사 먹는 편”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단백질 제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 특히 편의점이 20~30세대의 주요 판매 채널로 자리 잡은 가운데 단백질 음료 매출 신장률이 매년 세 자릿수로 뛰고 있다.

20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CU에서 판매 중인 단백질 음료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2021년 124.5%, 2022년 136.7%, 2023년(1~10월) 155.7%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1월 중순까지 세븐일레븐의 단백질 음료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 이상 늘었다. 이에 세븐일레븐에서 취급하는 단백질 음료도 30가지 이상으로, 2년 만에 배가 늘었다.

CU가 편의점업계 처음으로 출시한 단백질 음료 ‘짱구 액션가면 프로틴’. [BGF리테일 제공]

단백질 음료의 전폭적인 성장은 건강 관리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소비 현상인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열풍이 편의점으로 옮겨붙었기 때문이다. 소비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닭가슴살 중심으로 형성된 단백질 시장이 음료 시장으로 번졌고, 이어 식품 제조사가 너도나도 단백질 음료를 생산했다. 이에 따라 단백질 음료는 기능성 건강식품이라는 다소 무거운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맛있는 건강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국내 단백질 음료 시장은 2018년 일찌감치 뛰어든 매일유업의 ‘셀렉스’와 일동후디스의 ‘하이뮨’이 선두를 지키고 있다. 하이뮨은 출시 3년 7개월 만에 누적 매출액 4000억원을 돌파했다. 셀렉스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3100억원을 기록하며,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후발 주자들은 단백질 함유량을 높인 차별화 제품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원유를 사용해 단백질 특유의 텁텁함을 줄인 단백질 음료 프로틴에너지 2종(초코·커피)를 출시했다. 앞서 남양유업은 호박고구마 맛, 고소한 맛, 초코 맛, 바나나 맛 등 다양한 맛의 ‘테이크핏 맥스’를 출시했다.

올해 9월에는 CU까지 나서 편의점 업계 처음으로 단백질 음료를 출시했다. 제조사 브랜드(NB) 상품의 단백질 함유랑은 평균 20g이다. 반면 CU가 개발한 단백질 음료인 ‘짱구 액션가면 프로틴’은 단백질 함유량이 30g에 달한다. 해당 프로틴 음료는 단 두 달 만에 NB 상품을 제치고 이달 전체 프로틴 음료 중 판매 1위에 올랐다. 후발 주자로 나온 차별화 상품이 편의점 판매 1위 상품에 등극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제품 시장은 2018년 800억원에서 올해 4000억원 규모로 5배가량 성장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