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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들의 실적 ‘턴어라운드(개선)’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전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올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그동안 대내외적 리스크로 인해 지지부진했던 실적의 본격적인 반등세는 국내 주력 산업인 자동차, 조선, 전자·반도체 섹터 주요 기업들이 맨 앞에서 이끌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이 같은 우상향 곡선은 내년으로 넘어가면서도 계속 이어질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올 4Q 영업익 추정치 43조…전년比 194.48% 증가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코스피·코스닥 시장 상장사 가운데 증권사 3곳 이상이 4분기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264개사(社)의 올 4분기 영업이익 합산 추정치는 43조24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인 2022년 4분기 14조6101억원과 비교하면 194.48%나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으로 봤을 때도 작년 4분기 16조6907억원에서 올해 4분기 30조4208억원으로 1년 만에 82.26%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올 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54% 감소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올 4분기 진행 중인 턴어라운드의 속도가 빠르다는 점은 지난해와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의 변화 추이를 비교해 보면 더 분명하게 나타난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증권사 3곳 이상 전망치 제시한 289개사 대상)은 113조4845억원으로 1년 전(168조8288억원)과 비교했을 때 32.78%나 줄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 누적치 역시 131조5170억원에서 82조2982억원으로 37.42%나 감소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년과 비교했을 때 올 1~3분기 영업이익·순이익 합산액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바닥’이라 부를 정도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들의 실적이 부진했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는 결과”라며 “4분기 들어 경기가 부진한 국면에서 매출 감소 속에서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은 기업들의 비용 절감 노력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적극적인 확장 전략 대신 ‘수세적’인 전략으로 성과를 거둘 것이란 의미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부문에 대한 재고 소진 전략이 꼽혔다.

‘전장 호조’ LG전자 4Q 영업익 전년比 1153.10% 증가 전망

범위를 국내 10대 그룹(삼성·SK·현대차·LG·포스코·롯데·한화·GS·HD현대·신세계) 상장사들로 집중해 분석했을 때 올 4분기 영업이익 반등세를 이끄는 대표적인 섹터로는 자동차, 전자·반도체, 조선, 석유화학 등을 꼽을 수 있었다.

올 4분기 국내 상장사 중 영업이익 1,3위는 현대차(3조8477억원)와 기아(2조9799억원)가 각각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피크아웃(peak-out·실적 정점)’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각각 14.54%, 13.5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공장 임단협으로 특근이 부재했던 3분기의 공백을 4분기에 만회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미국·인도 공장의 생산 증가가 지속 중”이라며 “2019년 이후 최대치인 글로벌 생산 193만대 기록에 도달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기차 투자 증가에도 매 분기 2~3조원씩 현금이 축적되고 있는 만큼 추가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와 밸류체인에 대한 적정 수익성 등을 감안하면 주가 상승 여력 있다”고 덧붙였다.

전자 부문의 호조 역시 4분기 이익 성장세를 이끌 원동력이다. 가장 앞에는 LG 그룹 상장사들이 서 있는 형국이다.

LG전자의 전년 대비 4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은 1153.10%(693억→8684억원)로 10대 그룹 상장사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소비 둔화에 따른 소비자 기업 간(B2C) 수요 부진을 기업 간(B2B) 매출 확대로 상쇄할 것”이라며 “올 4분기 전장부품(VS) 매출은 전년대비 8% 증가한 2조7000억원으로 분기 최대 매출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LG이노텍의 영업이익 상승률도 207.82%(1700억→523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 매출·영업이익은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보일 것이지만, 주가 수준은 악재만 반영한 수준이다. 연말 전까지 단기적으로 비중 확대 전략이 주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영업익 추산치도 올해보다 56.14% ↑

그동안 바닥을 헤매고 있던 반도체 양강(兩强)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반등세 역시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올 4분기 3조4842억원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년 전에 비해서 19.1% 감소하지만, 올해 1분기(6400억원)·2분기(6700억원)·3분기(2조4300억원)와 비교했을 땐 큰 폭으로 늘어난 수준이다. SK하이닉스 역시도 4분기 3422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가 지소되겠지만, 적자 폭은 1조6000억원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HD현대중공업(전년 동기 대비 365.77%), HD현대조선해양(66.04%), 한화오션(흑자전환) 등 조선 관련 업종의 부활과 철강(포스코홀딩스, 영업익 1조1476억원 ‘흑자전환’), 석유화학(SK이노베이션, 영업익 7508억원 ‘흑자전환’) 등 전통 업종의 반등도 기대된다.

올해 4분기 주요 상장 종목들이 보일 실적 우상향 곡선은 내년도 호실적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가 컨센서스 상 내년도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영업이익 추정치 합산액이 243조8662억원으로 올해 전망치(156조1877억원) 대비 56.14%나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상장사 실적의 회복 수준이 예측에 비해선 다소 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수출에 대한 의존이 큰 주요 상장사의 특성상 현재보다 무역 수지가 확연히 좋아지지 않고선 전망치만큼 실적을 도달한다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수출 비중이 큰 주요 2개국(G2·미국과 중국) 경기 둔화가 내년에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실적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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