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박물관에서 사람들이 하마스에 붙잡힌 인질들의 사진이 나열된 전광판을 보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인질 석방협상이 조만간 타결될 것이란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이르면 23일(현지시간) 첫 번째 대규모 인질 석방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카타르와 미국의 중재로 진행되고 있는 협상안의 세부 내용과 인질 석방 이후 대응에 대한 구체적 계획들이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인질·휴전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대(對)하마스 군사작전을 이어갈 것이란 입장을 분명히 했다.

21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전시내각 및 안보 내각 회의를 잇따라가 개최한 데 이어 오후 8시부터 각료회의를 열고, 인질 석방 협상안 수용 여부를 논의 중이다.

각료 참석자들은 회의에서 인질 협상안에 승인에 대한 투표를 진행한다. 만약 이날 각료회의에서 인질 협상안이 승인된다면 이·하마스 전쟁 발발 6주여만에 대규모 석방과 일시적 교전 중단이 이뤄지게 된다.

앞서 CNN은 이날 오전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카타르가 인질 석방 및 휴전과 관련한 제안을 이스라엘 정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지상작전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외곽 마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EPA]

네타냐후 총리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인질 석방 협상은) 어렵지만 옳은 결정”이라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더 적은 대가로도 더 많은 인질이 석방되도록 합의안이 개선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협상 타결이 가까워지면서 양측의 협상 내용도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50명의 여성과 어린이 인질을 석방하는 대가로 4~5일간 교전을 중단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또 CNN과 로이터 등은 소식통을 인용해 합의안에는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석방하는 민간인 인질 한명당 자국에 구금돼 있는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3명을 풀어주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연료 및 기타 구호품 등이 가자지구로 진입할 수 있도록하는 것도 합의 내용의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현지 방송 채널12은 인질 석방은 하루 12명 정도의 규모로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르면 오는 23일에 가자지구에서 첫 번째 인질이 석방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모두 인질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네타냐후 총리는 북부 지역에서 배치된 예비군과의 면담에서 “(협상을) 진전시키고 있다”며 “지금 너무 많은 말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도 “우리는 휴전 합의에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정부와 하마스 간의 인질 석방 및 휴전 합의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AP]

더불어 이번 협상의 중재자 역할을 맡은 카타르도 협상이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고, 바이든 대통령 역시 “우리는 아주 곧 인질 일부를 집으로 데려올 수 있다”면서 “지금으로서는 상황이 좋아보인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지난달 7일 이스라엘 남부를 기습 공격해 1400여명을 살해하고 약 240명을 인질로 끌고 간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가자지구에서 지상작전을 진행 중인 이스라엘은 인질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섬멸’을 목표로 하마스와 계속해서 싸울 것이란 입장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휴전 이후에도 전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쟁이 진행 중이며, 우리는 목적을 모두 달성할 때까지 이를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도 “이 단계(인질 협상) 가 지나면 군사작전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이날 저녁 TV 브리핑을 통해 “하마스와의 협상이 성사되도 이스라엘이 북부 대부분을 통제하고 있는 가자지구에서의 작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군은 전쟁의 다음 전쟁을 준비하면서도 전쟁의 성과를 이어가는 방법을 알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