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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분기 가계 실질소득이 5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단 고물가 등의 여파로 소득 하위 20% 가구는 유일하게 버는 것보다 쓰는 게 많아 적자를 냈으며 소득과 지출이 공히 쪼그라들었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03만 3000원으로 1년 전보다 3.4% 늘었다. 물가 영향을 제외한 실질소득도 0.2% 증가했다. 가계 실질소득이 증가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2분기(6.9%) 이후 5분기 만이다.
소득 유형별로는 근로소득과 재산소득이 각각 3.5%, 16.5% 늘었다. 이전소득도 11.7% 증가했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취업자 증가와 임금 상승 등의 영향으로 근로소득이 증가했다”며 “높은 물가가 연금에 반영돼 이전소득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소득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2만 2000원으로 1년 전보다 0.7% 줄었다. 이전소득(5.1%)은 늘었지만 근로소득(-9.2%)과 사업소득(-12.7%)이 일제히 감소한 결과다. 이 같은 소득 감소는 날씨 영향이 컸다는 게 통계청의 분석이다. 올 여름 집중호우로 건설업 등에서 일하는 임시·일용직의 근로소득이 줄고 1분위 가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농가 소득이 쪼그라들며 사업소득도 덩달아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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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소득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084만 3000원으로 1년 전보다 4.1% 늘었다. 4분위와 3분위 가구 소득도 각각 5.0%, 2.3% 증가했다. 2분위 가구 소득도 0.3% 늘었다. 1분위 가구를 제외한 모든 분위에서 소득이 늘어난 셈이다. 특히 고소득층인 4~5분위 가구일수록 소득 증가율이 높았다.
소비지출도 상황은 비슷했다. 올 3분기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23만 7000원으로 1년 전보다 0.7% 줄었다. 구체적으로 가정용품·가사서비스(-19.7%), 교육(-13.9%), 통신(-10.4%), 교통(-8.1%), 주류·담배(-7.2%) 등에서 지출을 줄였다. 하지만 5분위 가구의 지출은 492만 2000원으로 6.5% 뛰었다. 특히 오락·문화 지출만 28.7% 늘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의 격차도 벌어졌다. 올 3분기 5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831만 9000원으로 1년 전보다 3.1% 증가했다. 단 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90만 7000원으로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체 분위의 평균 처분가능소득 증가율(3.1%)과 비교해도 5배 이상 차이 난다.
소득분배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올 3분기 기준 5.55배로 1년 전보다 0.2배포인트 하락했다. 해당 배율이 낮을수록 빈부 격차가 완화됐다는 의미다. 단 직전 분기인 올 2분기와 비교하면 0.21배포인트 증가했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소득·분배가 지속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취약 계층에 대한 고용·사회 안전망 확충 노력을 강화하고 물가 등 민생 안정에도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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