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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가전은 LG’란 수식어에 ‘자동차도 LG’란 말까지 덧붙여질 기세다. 배터리 사업에 더해 성장 엔진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한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 사업까지 과감한 투자가 실적이란 결실로 돌아오는 시점을 맞이했단 평가가 나오면서다. 이런 힘을 바탕으로 올해 4분기 LG 그룹의 영업이익이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11배 넘게 늘어나며 국내 10대 그룹사(社)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22일 헤럴드경제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10대 그룹(삼성·SK·현대차·LG·포스코·롯데·한화·GS·HD현대·신세계) 84개 상장사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과 2023~2024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에 대해 분석했다.

그 결과 LG 그룹 상장사가 올 4분기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영업이익 추산치는 3조3657억원으로 1년 전(3210억원)과 비교했을 때 증가율이 1010.1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2위 HD현대 그룹의 136.43%와 비교하면 독보적인 수치다.

3~6위엔 신세계(51.10%), 현대차(22.14%), 삼성(11.18%), GS(4.65)가 차례로 이름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SK, 포스코, 롯데, 한화의 경우 1년 전 기록한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됐다.

증가율뿐만 아니라 증가액에서도 LG 그룹의 영업이익 규모는 1년 전에 비해 3조2447억원이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SK그룹(5조4102억원)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올 4분기 LG 그룹 영업이익의 비상(飛上)을 이끈 주역으로 꼽히는 부문은 ‘전장 3총사’로 불리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이다.

LG 그룹 상장사 중 전년 대비 올 4분기 영업이익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1153.10%(693억→8684억원)를 기록한 LG전자였다. 1년 전 기록한 분기 영업이익보다 무려 12배가 넘게 늘어나는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영업이익액 증가 폭으로 봤을 때 LG 그룹 내에서 가장 큰 상장사는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LG디스플레이(9649억원)였다. LG전자(7991억원)는 바로 뒤를 따랐다. LG이노텍(3533억원)의 영업이익 증가폭 역시 그룹 내 5위에 해당했다.

호실적의 바탕엔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수주 잔고가 급증하는 등 장기간에 걸친 전장 부문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는 점이 자리 잡고 있다. LG 그룹 ‘전장 3총사’의 올해 전장 수주 잔고는 132억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연말 100조원 수주 잔고 달성이 유력한 LG전자 전장(VS)사업본부 평균 가동률은 전년 대비 12.9% 상승한 101.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 탓에 가전·TV 등 전통적 캐시카우가 주춤한 사이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의 대표격인 전장 부문이 빈틈을 메우는 역할을 넘어서 새로운 수익 창출 통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제네시스, 메르세데스-벤츠, 캐딜락, 포르쉐 등 고급 브랜드에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는 고객사를 9개사로 늘릴 예정이며, LG이노텍도 전장에 공을 들여 애플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탈피한다는 전략이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의 연말 수주 잔고는 각각 20조원, 12조원에 이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 그룹 전자 계열 3사의 전장 수주 잔고는 2025년까지 연평균 30조원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3사 영업이익은 향후 3년간 연평균 124%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업계가 주목하는 지점은 LG 그룹 ‘전장 3총사’의 동시 흑자 달성 시점이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증권가에선 연간 기준 내년이면 LG전자(4조5234억원), LG디스플레이(1094억원), LG이노텍(1조1378억원) 모두 흑자를 동시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사별 전장 사업만 떼서 볼 땐 연간 흑자 동시 달성 시점이 올해가 될 수도 있다는 예측도 있다. 지난 2007년 전장 사업을 시작한 LG이노텍이 16년 만인 올해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할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면서다.

잘나가는 LG 그룹의 또 다른 한 축의 힘은 ‘배터리’ 사업에서 나오는 모양새다.

국내 시가총액 2위 LG에너지솔루션의 전년 대비 4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은 178.52%(2374억→6612억원)에 달한다. 증가 액수로는 4238억원으로 LG 그룹 내 4위에 해당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잘나가는 이유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수혜 덕분이다. 지난 1~3분기 누적 세제 혜택만 4267억원에 이른다. 올해 전체 영업이익의 23.3%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달 초 글로벌 1위 완성차 업체 토요타에 025년부터 10년 동안 연간 20GWh(기가와트시) 규모로 하이니켈 NCMA 기반 파우치셀이 탑재된 모듈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수주 성과가 확대되고 잇다는 점도 향후 실적이 우상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올해 10월 현재 수주 잔고는 500조원 이상”이라며 “고전압 미드니켈 제품 관련 다수의 신규-기존 고객과 다양한 협력 논의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조속한 시일 내 수주 성과로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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