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LG 부품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과감히 교체하는 쇄신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는 완제품 시장 둔화, 특정 고객사에 편중된 매출 구조 등 속에서 타개책을 찾으라는 구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는 정기 이사회를 거쳐 정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하는 것을 비롯한 ‘2024년 임원인사’를 23일 밝혔다.

정 사장은 기업간거래(B2B) 사업과 정보기술(IT) 분야에 탁월한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4년 LG반도체 입사 이후 LG디스플레이 생산기술 담당 상무와 생산기술 센터장, 최고생산책임자 등을 역임하며 원천기술 확보 및 생산공정 혁신을 주도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 생산 기반을 구축했다. 지난 5년간 LG이노텍 대표이사를 맡으며 사업구조를 고도화해 질적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사진=LG디스플레이]

정철동 사장이 디스플레이로 자리를 옮기면서 LG이노텍은 문혁수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신임 CEO로 선임됐다. LG이노텍은 1970년대생 CEO를 선임하는 동시에 사업 성공 체험과 미래준비 역량, 기술·업무 전문성을 겸비한 인재를 적극 기용하는 데 인사 방향성을 잡았다.

두 신임 CEO의 어깨는 무겁다. 정철동 사장은 적자 늪에 빠진 LG디스플레이 실적을 개선해야 한다. 구광모 회장이 정호영 사장에서 정철동 사장으로 리더십에 변화를 준 것도 이 영향이 크다.

글로벌 TV 사업 불황에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6621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해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4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되지만 올해도 연간 적자가 예상된다.

정철동 사장은 2018년 LG이노텍 사장으로 선임된 후 지난해까지 LG이노텍 실적을 최고 수준으로 이끌었다. LG이노텍은 2021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정 사장이 2020년 10월 LG이노텍 사내영상을 통해 2025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보다 4년 빨리 목표에 달성한 셈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정철동 사장의 선임은) 사업환경 변화에 대응해 OLED 중심의 핵심 사업을 강화하고, 차별화 기술, 원가 및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고객가치 창출을 가속화하며 질적 성장을 추진해 나가기 위한 인사”라고 말했다.

LG이노텍 신임 최고경영책임자(CEO) 문혁수 부사장. [사진=LG이노텍]

문혁수 부사장은 수익 구조 다각화라는 미션을 해결해야 한다. LG이노텍은 매출의 70% 이상이 애플에 집중돼 있다. 이마저도 스마트폰 시장이 둔화되며 올해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 LG이노텍의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3조4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04% 줄었고, 영업이익은 3471억원으로 68.49%나 감소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신규 CEO로 선임된 문 부사장이 개발과 사업, 전략을 두루 거치며 사업가로 육성돼 왔다”며 “LG이노텍의 지속성장을 위한 혁신과 미래준비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준비된 CEO”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