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혐의’ 기소 위기 황의조, 아시안컵도 못 뛰나

황의조 ⓒ 방규현 기자

불법촬영 혐의를 받는 황의조(31·노리치시티·사진)가 사실상 아시안컵에서는 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는 28일 “이윤남 윤리위원장,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최영일 부회장 등이 참여한 회의에서 황의조에 대한 수사기관의 명확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황의조를 축구대표팀에 선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이윤남 위원장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국가대표 선수는 고도의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국가대표의 명예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고, 그런 점에서 본인의 사생활 등 여러 부분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결정 이유를 전했다.

이어 “선수가 수사 중인 사건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는 점, 이에 따라 정상적인 국가대표 활동이 어렵다는 점, 국가대표팀을 바라보는 팬들의 기대 수준이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지금 상황에서)황의조 선수를 국가대표로 선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황의조는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도 A매치에 출전해 ‘국가대표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8일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황의조는 이튿날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2차 예선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손흥민·황희찬·이강인·김민재 등과 함께 중국으로 출국했다.

경기 당일(21일) 황의조 측이 주장했던 “합의된 동영상 촬영”이라는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촬영에 동의한 적 없다”는 피해자 입장까지 나왔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황의조를 중국전 후반 교체 투입했다.

논란을 인지하고 있는 클린스만 감독은 중국전 승리 후 취재진 앞에서 “아직 명확한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다. 그 전까지는 우리 선수다. 그가 그라운드에서 많이 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도자의 역할이다“라며 ”그에게 소속팀에서도 많은 골을 넣도록 하라고 격려했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 발언이 전해지자 축구팬들과 시민연대 등은 “국가대표팀 감독의 도덕 불감증“이라는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냈다. 이후 부정적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대한축구협회도 침묵을 깨고 논의기구를 마련한 뒤 황의조의 국가대표 자격 잠정 보류 결정을 내렸다.

황의조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이날 결정을 전해들은 클린스만 감독도 “현재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며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분간 황의조는 클린스만호에 합류할 수 없다. 국가대표 선수는 고도의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국가대표의 명예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황의조는 국가대표팀에 적합하지 않다.

내년 1월12일 카타르에서 개막하는 아시안컵 참가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경찰 수사 단계인 해당 사건이 검찰 송치 후 기소된다면 법원 판결을 통해 유무죄가 확정된다. 최종 판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비판 여론 속에서도 황의조가 아시안컵 최종명단에 오르려면 최소한 불기소 처분은 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촉박하고 기소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다.

1960년 이후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열망하고 있는 한국축구로서도 ‘최전방 원톱’ 황의조의 이탈은 전력상 손실이다. 아시안컵 때 황의조를 중앙 공격수로 활용하려 했던 클린스만의 계획도 헝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대표의 무게가 다시 한 번 느껴지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