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를 조롱하는 KTV 영상의 한 장면./ ‘KTV 정책 LIFE’ 유튜브

사우디아라비아를 희화화한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홍보 영상이 도마에 올랐다.

29일 부산은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에서 열린 2030 엑스포 개최지 1차 투표에서 총 165표 중 29표를 획득해 2위를 차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119표로 3분의 2 이상을 확보해 엑스포를 유치했다.

예상보다 큰 표 차로 엑스포 유치가 무산되자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다. 특히 투표 전 한국이 최종 PT에서 공개한 33초짜리 영상이 누리꾼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사우디아라비아 영상이 ‘변화의 시대: 지구를 선견지명이 있는 내일로 이끌다’란 다양성·다문화·생태 등의 요소를 부각했다. 반면 한국은 한류 스타만 앞세운 채 부산이나 한국의 특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은 물론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PT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탓에 “부산 행사인데 왜 ‘강남 스타일’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나” 등의 반발을 불렀다.

여기에 더해 사우디아라비아를 희화화한 홍보 영상도 집중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한국정책방송원이 운영하는 방송 채널 KTV 국민방송의 공식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에 지난 27일 올라온 약 50초짜리 영상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우스꽝스럽게 표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조롱하는 KTV 영상의 한 장면. / ‘KTV 정책 LIFE’ 유튜브 영상 캡처

해당 영상은 개그맨 김성기, 신흥재 등이 운영하는 콩트 유튜브 채널에서 만든 것이다. KTV는 이 “1등 미디어가 사우디와 한국의 인공지능에게 물었다. 과연 이번 엑스포는 어느 국가가 유치하게 될지. 그리고 그 대답은? 뻔하겠지만 뻔하지 않은 결과”란 설명을 곁들이며 영상을 소개한다.


영상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인공지능은 “이번 엑스포 개최 확률, 한국과 사우디 어느 쪽이 높을까요?”라는 물음에 “사우디”라는 답만 반복한다. 구체적인 이유를 거듭 물어도 “사우디”라는 대답만이 내놓는다.

반면 한국 인공지능은 “전 세계 모든 나라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부산 엑스포. 굵직한 국제행사 경험, 유치뿐 아니라 개발도상국과 협력할 다양한 최첨단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한국이 유리하다. 게다가 한국은 돈이 아닌 전 세계를 사로잡은 K-소프트파워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엑스포 개최 확률이 더 높다”란 대답을 내놨다.

누리꾼들은 “이러니 떨어졌지”, “29표가 많이 받은 거였구나”, “사우디아라비아 도발 영상인가”, “이런 게 정부 공식 영상이라니”, “이런 걸 찍으려면 세금은 환급해주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한국인을 이렇게 표현했으면 뉴스에 도배시키고 항의했을 거면서 왜 이러나”, “이게 나라에서 예산 들여서 만든 영상이라니” 등의 반응을 보이며 영상의 수준을 나무라고 있다.

한 누리꾼은 다음과 같은 일침을 날렸다.

“저급한 퀄리티를 KTV에 올렸다는 거에 1차 감탄! 감동도 교훈도 없는 실속 없는 내용에 2차 감탄! 상대 경쟁국에 대해 평가 절하하고 경시하는 자태에 3차 감탄! 확률을 말하라니까 ‘더 높습니다’가 결론인 무식한 대답에 4차 감탄! 결국 사우디가 70%넘는 득표를 받은 현실에 마지막 감탄!”

논란이 확산하자 KTV는 30일 낮 유튜브 등에서 문제의 영상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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