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 하이브리드'(오른쪽). 사진=김현일 기자
기아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 하이브리드'(오른쪽). 사진=김현일 기자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지금 당장 국내에서 가장 ‘핫한’ 자동차를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기아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 하이브리드(HEV)일 것이다.

국내에서 인기가 있는 ‘스테디셀러’인 데다,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임에도 현대차 싼타페의 완전변경 모델을 판매량에서 앞질렀다. 그만큼 소비자가 선택할만한 매력이 많은 차량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시승을 진행하는 동안 내·외부 디자인과 훌륭한 안전사양, 주행 시에 느껴지는 부드러움과 안정성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느낌을 줬다. 당분간 국내에서는 중형 SUV뿐 아니라 차종 모두를 아우르는 ‘중형급의 제왕’으로 충분히 군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20일, 기자는 약 150km가 넘는 구간을 쏘렌토 하이브리드 시그니쳐 모델(4WD A/T)과 함께했다.

기아 중형 SUV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헤드라이트.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가 장착돼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기아 중형 SUV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헤드라이트. 프로젝션 LED 헤드램프가 장착돼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자동차 멋을 극대화한 디자인

기아가 국내에서 고평가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디자인이다. ‘차를 멋지게 만들 줄 아는 사람들이 만든 차’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유명 차량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해 1세대 K5, 스팅어 등 히트모델을 연달아 내놓으며 성공적으로 이미지 쇄신을 이뤘던 당시의 DNA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쏘렌토는 기아의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에 기반한 패밀리룩이 적용된 대표적인 모델이다. 의미에 걸맞게 헤드라이트의 경우 가로는 얇고 길게, 세로는 두껍고 짧게 떨어져 볼 때마다 다른 복합적인 인상을 풍긴다. 정면에서 가로를 기준으로 봤을 때는 날렵한데, 측면에서 봤을 때는 두툼하고 든든한 모습이 공존한다. 

기아 중형 SUV '쏘렌토 하이브리드' 1열 전경. 사진=김현일 기자
기아 중형 SUV ‘쏘렌토 하이브리드’ 1열 전경. 사진=김현일 기자

내부의 경우 힘을 줄 부분은 주고, 빼야 할 부분에는 빼는 ‘능수능란한 디자인’이 이뤄졌다. 가장 운전자의 눈길이 많이 머무는 전면의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는 비교적 고급스러운 소재를 적용하고 공조 물리 버튼을 터치로 바꿔 깔끔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맛을 살렸다.

반면 측면과 후면부는 손잡이를 제외하고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재를 주로 사용해 원가절감을 꾀했다. 물론 고급스러움은 줄긴 하나, 이미 전면부에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채워놓은 만큼 충분히 납득이 가는 수준에서 절충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기아 중형 SUV '쏘렌토 하이브리드' 조수석. 시그니쳐 모델에만 적용 가능한 나파 가죽 시트·에어셀 허리 지지대 등이 적용돼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기아 중형 SUV ‘쏘렌토 하이브리드’ 조수석. 시그니쳐 모델에만 적용 가능한 나파 가죽 시트·에어셀 허리 지지대 등이 적용돼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탁월한 옵션에 인상적 안전사양

옵션에 신경을 많이 쓰기로 유명한 현대차·기아의 차량답게 쏘렌토 역시 훌륭한 사양을 탑재하고 있다. 더군다나 기자가 탔던 차량은 최상위 트림인 ‘시그니쳐’의 풀옵션 모델이었던 만큼 그 우월함이 더욱 크게 다가왔다.

특히 시그니쳐와 시그니쳐 그래비티 모델에만 적용 가능한 ‘컴포트’ 옵션(109만원)의 경우 △퀼팅 나파 가죽 시트 △천장 스웨이드 내장재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 △운전석·동승석 에어셀 허리지지대 등이 적용되는데, 운전하는 내내 ‘돈값’을 충분히 하는 옵션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급감·효용성이 컸다.

이 중에서도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의 경우 운전을 하는 시간이 길어질 경우 알아서 허리 부분을 부풀게 만들어 자세 교정·긴장 이완 등의 효과가 탁월했다. ‘요즘 차는 운전자의 건강도 생각해 주는구나’하는 생각에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

기아 중형 SUV '쏘렌토 하이브리드' 변속기 조작부. 좌우로 돌리는 다이얼 방식의 변속레버(좌측 상단)가 적용됐는데 사용은 편한 편이다. 우측에는 음료 수납 칸과 지문인식을 통해 '스마트 커넥트'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동그란 홈이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기아 중형 SUV ‘쏘렌토 하이브리드’ 변속기 조작부. 좌우로 돌리는 다이얼 방식의 변속레버(좌측 상단)가 적용됐는데 사용은 편한 편이다. 우측에는 음료 수납 칸과 지문인식을 통해 ‘스마트 커넥트’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동그란 홈이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드라이브 와이즈’(129만원) 옵션을 택할 경우 △전·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안전 하차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등 훌륭한 안전 사양도 갖춰진다. 특히 충돌 방지 기능의 일부인 ‘회피 조향 보조’ 기능의 경우 후측방 차량과 충돌 가능성이 생길 경우 핸들을 강제로 틀어 차량의 안전을 보호하는 데에 아주 효과적이었다. 기자의 경우 고속도로에서 한 차례 해당 기능이 작동했는데,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차량을 반대편으로 옮겨줬다.

또한 운전석 앞 유리에 주행 속도·방향·차선을 보여주는 HUD(헤드업 디스플레이)의 경우 굳이 내비게이션을 보지 않고도 편안하게 운전이 가능할 정도로 활용도가 높았다. 비록 도로 상황이 즉각 반영되지 않아 차선표시가 약간 늦는 경우가 있었으나 주행에 어려움을 크게 겪는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이외에도 △1·2·3열 C타입 단자 △2·3열 12볼트(V) 180W(와트) 단자 △2열 220V 200W 콘센트 연결 단자를 둬 충전 편의성도 높을뿐더러 각 열이 모두 독립 에어컨을 갖고 있어 동승자를 위한 배려도 충분히 이뤄진 느낌이다. 시인성이 좋은 디지털 센터 미러나 KRELL(크렐) 프리미엄 스피커 역시 제 역할을 충분히 하는 느낌이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시그니쳐 트림에 기본 탑재된 18인치 휠. 사진=김현일 기자
쏘렌토 하이브리드 시그니쳐 트림에 기본 탑재된 18인치 휠. 사진=김현일 기자

부드러움·안정성·연비 모두 훌륭

부드럽고 안정적인 주행성 역시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국내 중형 SUV 1위’로 만든 요인일 것이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도로를 미끄러지듯 편안하게 달리기 시작하는데, 부드럽지만 너무 무르기만 한 주행감은 아니라 편안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경쾌한 느낌의, 피로도가 적은 주행이 가능했다. 차음도 상당히 잘 돼 있어서 정숙성도 뛰어난데, 18인치 휠 덕분에 고속주행 시에도 떨리는 느낌도 적고 안정성이 괜찮다는 느낌이 들었다. 육중한 차체임에도 불구하고 출력 면에서도 큰 부족함 없이 차가 쭉쭉 뻗는다.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운전대. 두툼한 편은 아니나 너무 얇지는 않다. 사진=김현일 기자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운전대. 두툼한 편은 아니나 너무 얇지는 않다. 사진=김현일 기자

코너링 시의 안정감도 상당하다. 언더스티어(Under Steer, 차량 회전 시 운전대를 돌린 만큼 코너링이 되지 않고 차량이 겉도는 현상)가 없진 않지만 육중한 중형 SUV치고는 상체의 쏠림이 생각보다 적은 점은 놀라웠다.

하이브리드 차량답게 연비도 괜찮은 편이다. 기본적으로는 16km 대의 연비를 보여주는데, 연비주행을 하면 그보다 더 좋은 기록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고속주행을 많이 했을 경우 12km/h대로 연비가 떨어지나 차급 대비 나쁘지는 않은 편.

기아 중형 SUV '쏘렌토 하이브리드' 2, 3열 모습. 사진=김현일 기자
기아 중형 SUV ‘쏘렌토 하이브리드’ 2, 3열 모습. 사진=김현일 기자

좁은 공간·SW 폐쇄성은 약점

하지만 쏘렌토 하이브리드도 마냥 ‘무적’은 아니다.

우선 대부분의 중형 SUV들의 딜레마라고 꼽을 만한 ‘공간적인 아쉬움’이 존재한다. 3열의 존재 자체는 큰 장점임에 분명하나, 그만큼 2열과 트렁크가 모두 좁아져 버리는 약점이 생기기 때문.

때문에 2열은 174cm 성인 남성 기준 레그룸은 주먹 약 2개, 헤드룸은 주먹 1개(썬루프 위치에서는 2개) 정도의 공간이 생기는 만큼 차의 체급 대비 타이트하다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3열은 레그룸과 헤드룸이 거의 없는 만큼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쓰거나 접어서 트렁크로 쓰는 게 좋아 보인다. 트렁크의 경우 3열을 펼 경우 거의 공간이 남지 않는다.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운전석 정면 유리창에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떠 있는 모습. 애플 카플레이로 외부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경우 연동이 되지 않아 아무런 정보가 뜨지 않는다. 사진=김현일 기자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운전석 정면 유리창에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떠 있는 모습. 애플 카플레이로 외부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경우 연동이 되지 않아 아무런 정보가 뜨지 않는다. 사진=김현일 기자

여기에 내비게이션 등 소프트웨어적 ‘폐쇄성’도 존재한다.

좋은 HUD를 달아 놓고도 기아 기본 내비게이션이 아니면 작동할 수 없다든지, 애플 카플레이 등 외부 프로그램을 실행했을 때 간혹 충돌 현상이 발생하며 음악 볼륨이 갑자기 커졌다 작아진다거나 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점 등은 아쉬움이라 할만하다. 인터넷에서 알음알음 외부 프로그램과 연동이 가능한 외장 HUD를 설치하는 이들이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Qi(치) 방식 무선 충전 패드. 하단의 작은 정사각형이 충전 가능 구간인데, 이를 벗어날 경우 충전이 이뤄지지 않는다. 사진=김현일 기자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Qi(치) 방식 무선 충전 패드. 하단의 작은 정사각형이 충전 가능 구간인데, 이를 벗어날 경우 충전이 이뤄지지 않는다. 사진=김현일 기자

또 1열 공조 하단에 위치한 Qi(치) 방식의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가 너무 좁다는 점도 조금 아쉽다. 충전이 이뤄지는 범위가 국한되다 보니 평균 대비 작은 사이즈인 기자의 스마트폰은 차량의 움직임에 따라 앞뒤로 밀리며 충전이 됐다 안 됐다 하는 일이 심심찮게 발생했다.

물론 평균적으로 스마트폰 크기가 계속 커지고 있는 만큼 사소한 문제일 수도 있겠으나, 무심코 ‘툭’ 던져놔도 충전이 이뤄지는 차량이 많은 만큼 완전 변경 모델이 출시될 경우 개선을 고려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좌측면부. 무난하지만 멋진 모습이다. 사진=김현일 기자
쏘렌토 하이브리드 좌측면부. 무난하지만 멋진 모습이다. 사진=김현일 기자

그럼에도 쏘렌토 하이브리드가 디자인·주행성·옵션·안전사양 등에서 딱히 흠잡을 만한 부분이 없는 높은 체급의 차량임은 분명하다. 아마 누군가가 SUV를 산다면 거리낌 없이 추천할 만한 모델 중 하나가 아닐까. 앞으로 당분간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형제 모델’ 싼타페 하이브리드와의 1위 경쟁 구도 역시 더욱 재미있어질 것 같은 이유다.

쏘렌토의 트림 별 가격은 △2.5 가솔린 터보 3506만원~4193만원 △2.2 디젤 3679만원~4366만원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4WD 4161만원~4831만원이며 △하이브리드 2WD 모델은 친환경차 세제 혜택 후 기준 3786만원~4455만원이다. 옵션과 액세서리를 모두 더할 경우 5000만원 중반대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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