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이영지의 ‘차쥐뿔(차린건 쥐뿔도 없지만)’, 방탄소년단 슈가의 ‘슈취타(슈가와 취하는 타임)’, 어반자카파 조현아의 ‘조목밤(조현아의 목요일 밤)’, 기안84 ‘술터뷰’, 풍자의 ‘풍자愛술’, 신동엽의 ‘짠한형’ 등 최근 유튜브를 중심으로 술을 마시면서 진행하는 토크쇼, 이른바 ‘술방’이 인기다. 스타들의 진솔한 모습과 토크가 이어져 호응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취한 모습과 말투 등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사람도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정부가 ’미디어 음주장면 가이드라인(2023년)’을 보완·확대 발표해 눈길을 끈다. 

큰 인기를 모으는 ‘술방’은 스타들의 진솔한 면모를 볼 수 있어 매력적이다. 술자리가 무르익을수록 진행자와 게스트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말은 느릿느릿 해진다. 지금까지 방송에서 비치지 않았던 모습과 이야기들이 스스럼없이 공개돼 신선함을 안긴다. 술기운에 취해 풀어지는 스타의 모습을 지켜보는 건 술방이 가진 묘미다. 

최근 이러한 유튜브 콘텐츠에 아이돌 가수들도 몰리고 있다. 주 팬층인 10대 청소년들이 별다른 제재 없이 시청할 수 있어 우려를 낳는다. 선망하는 스타의 음주 장면을 자주 보는 청소년은 모방심리를 느낄 수 있다. 성인도 예외는 아니다. 술방을 보며 한 잔 두 잔 술잔을 기울이다 보면 개인의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술방에서는 만취한 연예인이 꾸벅꾸벅 졸거나, 취기가 올라 게스트에게 무례를 범하는 모습을 보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다소 거친 말투와 행동이 구설에 오르는 경우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또한, 기존 방송에서 볼 수 없는 파격이 너무 과하다는 지적이 고개를 들었다. 

최근 술방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지나친 음주 문화를 조장한다는 의견이 잇따르자 정부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관련 가이드라인 항목을 기존 10개에서 12개로 늘렸다. 새로 추가된 항목은 ‘음주 행위를 과도하게 부각하거나 미화하는 콘텐츠는 연령 제한 등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의 접근성을 최소화해야 한다’와 ’관련 장면에서 경고 문구 등으로 음주의 유해성을 알려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정부의 규제가 조금 강화됐지만 여전히 ’가이드라인’에 불과하다. 강제성은 없고 자율 규제에 맡겨야 한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결국 제작진이 새로운 부분을 포함한 가이드라인을 얼마나 수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미 술방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 더 나은 콘텐츠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제작진의 책임감 있는 모습과 안전장치 또한 필요하다. 

[‘짠한형’ ‘차쥐뿔’, 절주 문화 확산을 위한 미디어 음주장면 가이드라인(2023). 사진=유튜브 영상, 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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