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프레인 TPC

배우 오정세는 현재 대한민국 연예계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감초 배우’ 중 한 명이다. 나왔다 하면 특유의 존재감으로 자신을 각인시켜, 큰 역할을 맡지 않아도 사람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주고 있다. ‘감초’라 불리는 배우들이 으레 그렇듯, 오정세 역시 친근하면서도 코믹한 분위기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연기에 임하는 그의 자세만큼은 결코 코믹하거나 가볍지 않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오정세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사진 : SBS <스토브리그>

 

 

울렁증 없애려
1,000번의 오디션에 도전

사진 : 영화 <남자사용설명서>

1997년 영화 <아버지>의 단역으로 연기생활을 시작한 그는 기나긴 무명시절을 보냈다. 무명시절 그는 유달리 울렁증이 심한 편이었다고 하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무려 1,000번 이상의 오디션을 봤다고 한다. 어차피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오디션은 피할 수 없는 관문이니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10년 넘게 오디션을 봤다. 한국 영화가 10편이 있다면 9편에 서류를 넣고, 그중 5편가량 오디션을 보는 식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 SBS <스토브리그>

긴 무명시절 동안 그는 변변한 수입 없이도 지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시간이 내게 많은 도움이 됐다”라고 말한다. 오정세는 대사가 딱 한 마디뿐인 작은 배역에도 항상 자신의 100%를 쏟았고, 그 시간들은 고스란히 그의 자양분이 되었다. 그의 차진 연기력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삶 자체가 드라마

사진 : KBS 2TV <해피투게더 3>

과거 오정세는 아내와의 드라마 같은 러브스토리로 화제가 된 바 있다. 지난 2014년 KBS 2TV의 예능 프로그램인 <해피투게더 3>를 통해 지금의 아내가 첫사랑이라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그의 말에 의하면 오정세와 아내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만났고, 그때부터 19년 동안 만난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고 한다. 참고로 6학년이었던 당시에 아내를 밖으로 불러내서 “우리 결혼하자”라고 말한 것이 그의 첫 프러포즈였다.

 

사진 : KBS 2TV <해피투게더 3>

오정세는 당시 아내와의 러브스토리와 함께 안면인식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도 함께 밝혔다. 그저 깜빡깜빡하는 수준이 아니라, 오랜 시간 함께 일한 스태프도 잘 알아보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꼭 기억해야 하는 사람과는 일부러 셀카를 찍는 편인데도, 사진을 보면서 ‘이 사람 누구지?’라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과거에는 동료배우가 어떤 아기 사진을 보고 있기에 “우리 아들이랑 닮았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알고 보니 진짜 오정세의 아들 사진을 보고 있었다는 일화도 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가 살아온 삶 자체가 한 편의 영화와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팔색조와도 같은 ‘요정세’의 매력

사진 : JTBC <모범형사>

한창 인기 상한가를 치고 있는 오정세는 작품마다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여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영화 <극한직업>에서는 2% 모자라는 조직 보스 테드 창으로, KBS 2TV <동백꽃 필 무렵>에서는 다소 지질하지만 사람 냄새 풍기는 동네 안경사 노규태로, SBS <스토브리그>에서는 대기업의 능력 있는 상무로, JTBC <모범형사>에서는 밑도 끝도 없는 악당으로 분했다. 동시간대에 전파를 타는 작품이 있을 정도로 다작을 하고 있음에도, 캐릭터마다 겹치는 구석이 하나도 없다. 그 변화무쌍함이 오정세가 ‘요정세’라 불리며 사랑받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사진 : 영화 <극한직업>

 

 

감초 배우, ‘미담 자판기’로 거듭나다

사진 :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

최근 오정세는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자폐스펙트럼 환자 문상태 역을 연기하고 있다. 극중 그는 고기능 자폐 환자로, 다소 유아적인 성향을 보이지만 천재적인 그림 실력을 가진 인물로 분하여 다시 한 번 그의 ‘인생작’을 갱신 중이다.

 

한편 지난 7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배우 오정세가 지적장애를 가진 팬과 놀이공원에 방문했다’는 글이 퍼지면서 세간을 놀라게 만들었다. 오정세와의 만남을 요청한 것은 지적장애를 가진 팬의 여동생이었다고 한다. 평소 자신의 오빠가 <사이코지만 괜찮아> 속 오정세를 하도 좋아하여 별 기대 없이 소속사에 연락을 했는데, 뜻밖에도 오정세가 흔쾌히 팬을 만나겠다고 나선 것이다. 오정세는 쉴 틈 없는 촬영 스케줄 속에서도 잠깐 짬을 내어 팬과 함께 놀이공원을 방문해 팬의 소원을 이루어 주었다고 한다. 이 같은 미담에 네티즌들은 모두 그를 칭찬하기에 바빴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탄탄한 연기력에 훌륭한 인격, 그리고 ‘맡은 배역을 늘 처음처럼 즐기면서 하자’는 배우로서의 단단한 소신까지 갖춘 오정세. 그런 그가 뒤늦게나마 성공을 거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글 : 이희주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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