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美 판매량 역대 최다 기록 경신

친환경차 업고 무섭게 성장

IRA 돌파… 전년比 2배 증가한 EV 판매량

(왼쪽부터) 현대차 아이오닉 6, 기아 EV6 GT ⓒ현대차그룹 (왼쪽부터) 현대차 아이오닉 6, 기아 EV6 GT ⓒ현대차그룹

현대차·기아가 한국 시장을 제치고 최대 판매국으로 올라선 미국에서 나날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내연기관차와 친환경차를 앞세워 역대 최다 판매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어서다.

특히 올해 미국 시장에서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로 인한 고난이 예상됐지만, 전기차 역시 오히려 판매량이 늘었다. 리스 확대로 판매 채널을 확장하고,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꾼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지난 11월 미국 판매량은 총 13만 4404대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5% 늘어났다. 이는 그간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세운 월별 최다 판매기록을 경신한 수치다.

미국 내 연간 판매량 역시 역대 최다 기록을 다시 세웠다. 올해 1~11월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누적 판매량은 151만579대로, 전년 동기(133만5572대) 대비 13.1% 늘었다. 12월 판매실적이 아직 합산되지 않았음에도 미국 내 종전 최다 판매 기록인 2021년(148만9118대)을 이미 뛰어넘은 것이다.

판매량을 이끈 주역은 SUV와 친환경차다. 현대차·기아의 지난달 미국 시장 내 RV 모델 합산 판매 대수는 10만3971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16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한 수치다. RV 모델 판매 비중은 역대 최고치인 77.4%에 달했다.

친환경차 판매량 역시 크게 늘었다.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5.3% 증가한 6918대를 기록했고, 하이브리드 차량 역시 10.8% 늘어난 1만3064대를 팔았다.

현대차 아이오닉 5ⓒ현대자동차 현대차 아이오닉 5ⓒ현대자동차

특히 주목되는 것은 올해 미국 내 판매량이 급감할 것으로 봤던 전기차가 현대차·기아의 판매량을 높이는 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발효된 IRA 법안을 충족시키지 못해 보조금을 적용받지 못함에 따라 올해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전기차 판매량을 높일 수 있었던 이면에는 판매 채널 다변화가 주효했다. 상업용 차량에 한해서는 예외 조항이 적용되면서 전략적으로 리스 판매 비중을 기존 3% 수준에서 40%까지 늘린 것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대미 전기차 수출은 전년 대비 77% 증가했고, 이 가운데 상업용 리스 및 렌트카는 32.5% 를 차지했다.

동시에 포드와 GM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서 속도를 늦추면서 현대차의 글로벌 경쟁력 역시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미국이 IRA를 통해 자국 기업이 전기차를 더 많이 팔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지만, 미국 기업들의 속도가 따라붙지 못하면서 오히려 현대차가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을 유지하기 수월해진 셈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판매를 어떻게든 판매하려고 노력한 덕에 오히려 IRA를 기회로 만들었다”며 “테슬라와 같은 미국 기업들이 보조금을 받아 1000만원 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를하고, 현대차는 자체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으면 경쟁하기 어려운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적극적으로 대응한 결과 오히려 미국 전통 업체들과 격차를 벌렸다”고 말했다.

미국 조지아 전기차 전용공장의 완공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만큼 내년 하반기부터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가 더욱 날개를 달 전망이다. 특히 미국은 한국과 달리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어 올해 연간 판매량이 130만~14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지아 공장 완공 이후에는 IRA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수익성 역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IRA에서 제외된 탓에 회사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지급하던 프로모션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어서다. 현대차는 미국 IRA 시행 이후 IRA로 제공받을 수 있는 보조금(7500달러)만큼을 자체적으로 할인해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올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앞둔 현대차·기아가 내년엔 이를 훨씬 웃도는 실적을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현대차·기아의 연간 합산 영업이익은 2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 교수는 “현재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률이 25%를 넘는다. 글로벌 경기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국내에서 활성화하는 산업으로 경제 기틀을 가져가고 있는 것은 더더욱 긍정적인 측면”이라며 “내년엔 못해도 최소 올해 성적은 나올 것이고, 오히려 가뿐히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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