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서울의 봄’에서 전두광 역을 열연한 배우 황정민이 11일 관람객 700만명 돌파를 기념한 인증 샷을 올렸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김성수 감독 영화 ‘서울의 봄’이 대박을 터트려 극장가가 모처럼 1000만 영화 탄생을 눈 앞에 둔 가운데 이를 반기지 않는 목소리가 나와 눈길을 끈다.

11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익명 게시판에 올라 온 “제발 영화 보러 오지 마세요”란 글이 확산하고 있다.

영화관 직원으로 보이는 글쓴이 A 씨는 “정말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그는 “최근 영화관(롯데시네마) 가셨던 분들이면 ‘서울의 봄’ 대박 나서 입장객 어마어마하게 들어오는데 왜 직원이 없나 하셨을 거다”라며 “상영관은 더럽고 매점에서 주문하면 오래 기다리셨을 것이다. 직원이 없어서 그렇다”고 한탄했다.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한 김성수 감독의 영화 ‘서울의 봄’이 손익분기점(460만명)을 넘어 누적 관객 수 500만명 돌파를 앞둔 지난 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관객들이 영화표를 구입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인건비 목표가 작년 대비 반 이상 줄어서 동시간대 1~2명이 매회 차 매진되는 걸 꾸역 꾸역 받아내고 있다”라며 “예전에는 장사 잘되면 인건비도 증가하니 아르바이트생도 쓰고 힘들어도 회사 매출이 증가하니 처우도 좋아지고 해서 기뻤는데 지금은 장사 잘되면 어차피 나만 힘드니까 그냥 (관객이) 안 왔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회사 측에선)휴게 1시간을 강제로 시스템에 입력해야 하고 무조건 휴게를 가라고 강요하고 있지만 동시간대 직원 1명 있는데 그 직원이 1시간 휴게가면 아르바이트생 혼자 매점 판매와 상영관 퇴출 업무를 다 해야 한다.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가”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 시간에 방문하는 고객들은 무슨 죄냐, 또 혼자 버텨야하는 알바생은 무슨 죄냐”며 “그래서 밥도 못 먹고 9시간 내내 서 있다가 집에 가곤 한다. 연장근무도 제대로 계산되지 않는다. 연장근무는 신청서를 써야만 인정이 되는 데 한달에 일정 시간 이상 연장 신청서를 올리지 못하게 돼 있다”고 했다.

A씨는 “제발 저희 좀 살려달라”라며 고용노동부 조사와 언론의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부탁드린다. 근처 다른 영화관 가기를 바란다”는 말로 글을 맺었다.

부족한 일손으로 고객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것에 대한 양해를 구함과 동시에 실무자의 고된 근무환경을 토로한 글로 추정된다.

원글에는 같은 회사 소속 직원으로 보이는 이용자들이 쓴 댓글들이 달렸다. 이들은 “1일 8시간 근무 원칙이지만 현상황에서는 필수 연장 근무가 발생하고, 휴일과 심야근무를 하고 있지만 포괄임금제란 명목으로 제대로 된 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같은 상황에선 화재, 지진, 응급 환자 발생 등 안전사고 발생 시 조치 할 인원이 없어 고객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직원 1명과 알바 1명이 수백명 고객 대피는 커녕 사고 인지도 힘든 상황”, “배달 음식 시킬 짬도 나지 않아 못 먹는다” 등 고충을 털어놨다.

한편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은 개봉 20일째인 이날 오전 누적 관객 수 700만명을 돌파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김성수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지난 8∼10일 사흘간 150만여 명(매출액 점유율 75.8%)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예매율은 43.3%(예매 관객 수 10만2000여 명)로 상영작과 상영 예정작을 통틀어 가장 높다. 이런 추세라면 1~2주 안에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