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식을 가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시애틀 매리너스 시절 스즈키 이치로./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어렸을 때부터 좋아한 선수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16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이정후의 입단식 및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지난 13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한 소식통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와 6년 계약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473억 원) 규모의 초대박 계약이었다. 4년 후 옵트아웃도 가능하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와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다. 가장 중요했던 부분은 발목이었다. 이정후는 지난 7월 왼쪽 발목 신전지대 손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빅리그 진출을 앞둔 상황에서 찾아온 악재였다. 하지만 재활을 마친 뒤 키움 히어로즈의 홈 최종전에서 마지막 한 타석을 소화해 키움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샌프란시스코 메디컬 테스트에서도 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고 15일 이정후 영입 공식 발표가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이정후는 2017년 KBO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지명받았다. 7시즌 동안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통산 840경기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581득점 타율 0.340 OPS 0.898을 마크했다. KBO리그 통산 타율 1위의 주인공이 이정후다. 5시즌 동안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2017시즌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했다. 고졸 신인 최초 정규리그 전 경기 출장 기록이었다. 성적도 훌륭했다. 179안타 2홈런 47타점 111득점 타율 0.324 OPS 0.812로 고졸 신인 최초 3할, 최다 안타,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으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김태균에 이어 16년 만에 나온 고졸 타자 신인왕이다.

이정후가 가장 빛난 시즌은 2022시즌이다. 142경기에 나와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85득점 타율 0.349 OPS 0.996을 마크했다. 안타, 타점, 타율, 출루율(0.421), 장타율(0.575) 1위다. 타격 5관왕에 올랐으며 정규시즌 MVP 트로피 역시 이정후의 차지였다. 생애 첫 MVP를 수상했다.

올 시즌에는 86경기에 출전해 105안타 6홈런 45타점 50득점 타율 0.318 OPS 0.861이라는 성적을 남기며 KBO리그를 떠나게 됐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에서 51번을 달고 뛴다. 이정후가 2018시즌부터 달고 뛰던 번호다. 2017시즌 등번호 41번을 배정받았던 이정후는 2018시즌 자신이 원하던 51번을 받게 됐다. 이후 51번 유니폼만 입고 경기장을 누볐다.

기자회견에서 51번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이 나왔다. 이정후는 “야구를 처음 시작하면서 봤던 선수가 스즈키 이치로였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선수다”며 ”그래서 이 등번호를 좋아해 51번을 달고 경기를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치로는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에서 엄청난 성적을 남긴 선수다. 오릭스 블루웨이브(현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1991년부터 2000년까지 활약한 뒤 2001시즌을 앞두고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시즌부터 242안타, 56도루 타율 0.350이라는 성적을 남겼다. 안타, 도루, 타율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은 당연히 이치로의 차지였다. MVP 트로피에도 이치로의 이름이 새겨졌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데뷔 시즌에 신인왕과 MVP를 모두 받은 선수는 단 2명 뿐이다. 이치로와 재키 로빈슨(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 전 구단 영구결번)다.

이치로는 2010년까지 10년 연속 타율 3할을 유지했다. 10년 동안 200안타 이상 기록하지 못했던 적이 없다. 이후 2012시즌 중반까지 시애틀에서 활약한 그는 트레이드를 통해 뉴욕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고 마이애미 말린스를 거쳐 2018년 시애틀로 복귀했으며 2019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치로는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아메리칸리그 외야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10년 연속 수상했다. 실버슬러거도 3회(2001, 2007, 2009)에 차지했다.

은퇴 후 이치로는 시애틀 회장 특별보좌 겸 인스트럭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일본에서 여자 고교야구 올스타팀과 정기적으로 친선경기를 치르고 있다. 또한 일본의 고등학교를 방문해 타격을 지도하는 등 후배 양성에 힘을 쓰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식을 가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일본 매체들은 지난 13일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 계약이 발표되자 집중했다. ’베이스볼킹’은 ”이정후는 한국의 이치로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정후가 주니치 드래곤스에서 활약했던 이종범 코치의 아들인 점도 주목했다.

이정후는 기자회견에서 아버지에게 배운 것이 무엇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야구적으로 배운 것은 없다”고 농담을 건넨 뒤 ”아버지께는 인성과 좋은 사람으로 클 수 있는 것들과 항상 선수가 잘할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배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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