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보다 한달 먼저 실적을 발표해 일명 ‘메모리 반도체 업황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마이크론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두면서 국내 반도체업계에도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마이크론 텍사스 사옥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

21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회계연도 기준 2024년 1분기(9~11월) 매출 47억3000만달러(약 6조2000억원), 영업손실 11억2800만달러(약 1조50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3% 감소했다.

이는 월가의 전망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앞서 월가에선 이번 분기 마이크론의 실적 컨센서스(평균 시장 전망치)를 매출 45억4000만달러(약 5조9200억원), 주당 손순실 1달러를 예상한 바 있다.

이번 호실적은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감산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재고가 소진되고 평균거래가격(ASP)가 상승한 결과로 풀이된다. 제품별로 살펴보면 D램 매출은 34억달러(4조4300억원)로 전체 매출의 73%를 차지했다. 전분기와 비교해 D램 매출은 24% 늘었다. 마이크론은 D램 ASP가 전분기대비 한 자릿수 초반 올랐다고 설명했다.

낸드의 경우 12억달러(1조564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26% 수준이다. 비트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한자릿 수 중반 감소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10% 후반대로 상승했다. 특히 ASP는 전분기 대비 20%나 증가했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책임자(CEO)는 “마이크론은 2024회계연도 1분기에 지난 실적 발표에서 제시한 가이던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두는데 성공했다”며 “(메모리) 업계 전반에서 공급을 크게 줄인 덕분에 (빠르게) 회복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 증가율이 수요 증가율보다 낮은 기간이 길어지면 회복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설비투자 억제를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회사는 내년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다음 분기(12월~2월) 실적 가이던스로 51억~55억달러(약 6조6450억~7조1670억원), 주당순손실 0.38~0.52달러를 제시했다. 메로트라 CEO는 “AI가 최종 시장 전반에 걸쳐 엄청난 기회를 촉진하고 있다”며 “2024년 내내 비즈니스 펀더멘털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며, 2025년에는 메모리 시장규모(TAM)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그는 내년 HBM 등 AI 관련 제품 시장이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메모리 업계의 최대 고객인 데이터센터 재고 수준이 내년 상반기 중 정상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마이크론은 2024회계연도 설비투자에 75억~80억달러(약 9조7730억~10조4240억원)를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상당수 금액을 ‘HBM3E’ 양산을 위해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HBM3E 공급 현황에 대해서도 공유했다. 메르트라 CEO는 “이번 분기에 주요 파트너사로 HBM3E 샘플 배송을 시작했다”며 “엔비디아의 GH200, H200 플랫폼 인증 마지막 단계를 거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4회계연도 초에 HBM3E 양산을 시작하고, 2024회계연도에 수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2025회계연도에는 (마이크론의) HBM 시장 점유율이 D램과 일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정원철(왼쪽부터) 상무, 구자흠 부사장, 강상범 상무가 화성캠퍼스 3나노 양산라인에서 3나노 웨이퍼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마이크론이 호실적을 내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4분기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BNK투자증권은 최근 삼성전자 DS부문(반도체) 4분기 매출 전망치를 18조8710억원에서 20조14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아울러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944억원으로 집계돼 올해 3개 분기(1분기 3.4조원, 2분기 2.8조원, 3분기 1.7조원)와 비교해 적자 폭을 크게 줄일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12월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PC, 스마트폰 고객사로부터 D램, 낸드 주문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주문량이 기존 예상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 일각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흑자전환을 달성하고, 연간 10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호황 사이클에 다시 접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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