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규제개혁추진단 단장을 맡은 홍석준 의원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홍석준 의원실 제공]

“문재인 정부 때 규제개혁은 역행했고 퇴보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차원을 넘어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규제개혁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

국민의힘 규제개혁추진단 단장을 맡은 홍석준 의원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진행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신산업에 대한 규제개혁이 우리나라의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저출생 인구 감소로 인한 노동력 저하가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 개인의 생산성을 높이고 기업의 자율적 경영활동을 보장해 노동의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규제개혁에 대한 홍 의원의 관심은 대구시 공무원 때부터 시작됐다. 홍 의원은 1996년 제1회 지방고등고시(현 5급 공채 지방직렬)에 합격해 공직에 들어선 뒤 대구시 경제국장 등을 역임했다.

공무원으로 정책 기획과 집행 등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대구시 요직을 거쳐온 홍 의원이 정계입문 결단을 내린 배경에는 문재인 정부의 일방적인 경제 정책에 대한 문제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토대에서 추진됐던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대표적인 예다.

홍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이후에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아무리 노력해도 정책적 한계를 돌파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며 “대표적으로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한 목소리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개선해달라’는 하소연이 많았지만 (지자체 공무원으로)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규제개혁에 대한 홍 의원의 확고한 철학은 국민의힘 규제개혁추진단(추진단)을 출범시킨 동력이다. 홍 의원의 제안으로 출범한 추진단은 차근차근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실제 지난 10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산업단지 관리지침’을 개정해 산업단지 네거티브존(업종특례지구) 지정 요건이 완화됐다. 네거티브존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산업단지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제한업종을 제외한 모든 산업이 입주할 수 있는 산업단지 내 지정 구역을 의미한다.

홍 의원은 국회의원의 본업인 입법활동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국민의 후생 증진을 위한 제도개선에 초점을 맞춘 입법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홍 의원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할 법안으로 꼽았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재판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에 착안해 만든 법안으로 재판이 지연될 경우 국가가 배상할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홍 의원은 “1단계 경찰 수사단계에서부터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인한 지연이 발생했고,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에서도 재판과정이 지연됐다”며 “법원 행정처 자료에 따르면 민사재판이 65%, 형사재판이 68% 지연됐다. 100일 걸릴 재판이 165일, 168일 걸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 기본권에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홍 의원은 당 차원에서 추진할 ‘정치 개혁’ 과제도 구체화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정치혁신 ▷공천혁신▷정책혁신 등을 제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국회의원 정원은 10% 줄일 수 있고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출판기념회도 아예 없애든 4년 임기동안 1번으로 횟수를 제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책을 만드는 데 있어 콘텐츠 외에도 어떻게 홍보를 할지까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홍석준 의원과 일문일답

-대구에서 공무원으로 지내다가 정계에 입문했다

▶1996년 고시를 통해 행정부에 있었다. 대구에서 주로 생활했는데 일반직, 관리직 업무가 아니라 국제 경제 행사 유치 등 나름 큰 업무를 하면서 지역 발전과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이후에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를 돌파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할 때 ‘개선해달라’는 하소연을 들어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인생의 방향을 재설정하는 과정에서 국회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엔 정치인의 삶을 생각해본 적 없나

▶공무원 시절 미래산업본부장이라는 직책을 맡기도 했는데 당시엔 국비를 따내거나 법과 제도를 개선할 때 자연스럽게 국회의원과 접촉했음에도 구체적 생각은 없었다.

-국회의원이 된 후 보람 있거나 만족스러운 결과 냈다고 생각하나

▶국회 특성상 복잡한 당 대 당 협상 관계, 당내 역학 관계를 고려해야 해 제가 하려고 했던 것 중 20%, 30%도 못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이 아니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도 상당수 하고 있기 때문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규제개혁추진단장을 맡게 된 배경은

▶제가 당의 특별위원회를 5개(규제개혁추진단, 뉴시티 프로젝트 특위,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순살 아파트 특위, 과학기술특위)를 하는데 규제개혁추진단의 경우에는 제가 만들자고 당대표와 원내대표에게 제안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규제혁신인데 이것은 정부에만 맡기면 안되고 당이 주도적으로 해서 때로는 정부를 푸시하고 때로는 지원해야 한다고 봤다.

-문제의식이 있었나

▶문재인 정부 때 규제개혁을 ‘0’이 아닌 ‘-50’으로 만들었다. 새로 규제를 개혁한 것은 없고 오히려 역행했다.

대표적 사례가 두 가지 있다. 첫 번째로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규제 프리존’ 이라는 규제개혁 정책이 있었다. 지역별로 특정 항목의 규제를 없애 성과를 확인하는 사업이었다. 2016년 기획재정부 중심으로 각 지자체별로 2개 산업분야를 선택해 분야당 5개씩, 총 10개의 항목 규제를 풀려고 했다. 대구에서는 자율 자동차, 스마트 웰니스 분야를 선택했다. 2016년 말 정부가 취합해 발표도 했다. 그런데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니 이 사업은 정권과 관련없는데도 백지화했다. 이후 반발이 심하니까 2017년 말에 들고 나온 것이 ‘규제 샌드박스’였다.

두 번째로 ‘타다’가 대표적 사례다. 기존에 운영하던 ‘타다’를 택시업계 일부가 반발한다는 이유로 2019년도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타다 금지법)을 발의해 좌초시켰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 때 규제개혁이 역행하고 퇴보했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 윤석열 정부 차원을 넘어 개선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위기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저출생으로 인한 잠재성장률 하락이다. 뉴욕타임즈는 국가 소멸까지 이야기하는데 저출생을 막아야 한다고 하지만 이것을 드라마틱하게 막기도 한계가 있다. 경제학적으로 노동투입과 자본력, 기술력에 의해 국민소득이 만들어지는데 저출생으로 노동투입이 줄어드는 것이다. 때문에 개인의 생산성 제고, 기업의 자율적 경영활동 촉진 등을 통해 효율을 높일 수 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규제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윤석열 정부 뿐 아니라 앞으로 우리나라의 생존전략이다.

-규제개혁추진단의 성과가 있었나

▶제가 자부심을 느낀 것이 전날(20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상을 받았다. 중기중앙회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의원이 아니면 상을 주지 않는데 저는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데도 최우수 의원상을 받았다.

국회 특위, 당내 특위에서는 사실 법안을 제안은 하는데 마무리 짓는 경우는 제대로 없다. 하지만 저는 이것들을 끝내려고 노력했다. 우선 산업단지 분야에서 우리나라 대표적 산업단지 규제가 업종별 규제인데 이를 대폭 풀었다. 또 우리나라는 외국인노동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경제노동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관련 규제도 많이 풀었다. 플랫폼 스타트업 관련해선 삼쩜삼, 로톡 같은 기업들의 규제 혹은 이해관계자 간 충돌 문제에 대해 저희가 중재를 해서 정상적 영업을 가능하게 했다.

-현재 규제개혁추진단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있다면?

▶총괄적으로 국회법 개정을 통해 의원입법에 대한 규제영향평가가 필요하다. 김진표 국회의장도 강력하게 통과시키자고 했는데 잘 안됐다. 각론적 부분에서 보면 환경분야, 의료분야 개혁이 필요하다. 개별 플랫폼 관련 기업에 대한 규제개혁도 필요하다.

-환경, 의료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

▶예를 들어 CCUS(탄소포집활용및저장) 기술의 경우 폐기물 업종으로 분류돼 산단에 입점할 수 없다. CCUS 기술이 얼마나 최첨단이냐. 과거와 다른 기술 발전에 따라 업종규제를 풀어야 할 이유가 생겼고 과거 규제의 필요성은 줄었다. 또 의료 관련 부분이 굉장히 많다. 원력의료분야부터 비대면진료, 반영구화장 합법화도 아직 이견이 크다. 현재 반영구 화장을 문신, 두피문신 모두 침습을 하기 때문에 동일한 것들로 보는데 반영구 화장은 표피만 지르고 4~6개월 사이에 없어진다. 반면 문신은 영구적이지 않냐. 그래서 일단 반영구 화장만 우선적으로 풀자고 제안했다. 규제개혁 혁신을 바라볼 때 합리적 대안을 가지고 광범위한 목적을 가져야 하지만 풀어나갈 때는 상황에 맞는 디자인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이해관계자를 설득해야 한다.

-의원입법 규제영향평가에 대해서는 의견 분분한데?

▶우리나라의 문제는 입법과잉이다. 통계를 보면 미국, 프랑스 보다 17~18배 많다. 입법 과잉을 적절하게 통제해야 하는데 지금 입법으로는 규제가 남발될 것이다. 정부입법은 규제영향평가를 의무화하는데 의원입법만 생략한다. 정부든 의원이든 동일하게 봐야지 의원입법이 프리패스 되면 안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는 킬러규제 혁파를 이야기한다. 총선공약으로 내세울 만한 것이 있을까?

▶한동훈 비대위가 출범하면 세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국회 정치혁신, 공천혁신, 정책혁신. 정치혁신은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 국회의원은 10% 정도 줄여도 된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도 필요하다. 출판기념회는 없애든지 4년에 한번 정도 하게 제안해야 한다. 민주당은 줄곧 하고 있는데 피감기관은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임기 내 꼭 통과시키고 싶은 법안?

▶아직 통과 안 된 것 중에 재판지연에 따른 국가손해배상소송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냈다. 경찰 수사단계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에 지연되고 있고 ‘김명수 체제’에서 재판과정이 굉장히 많이 지연됐다. 법원 행정처 자료를 보니까 민사재판은 65%, 형사재판은 68% 지연됐다. 100일 걸릴 것이 165일, 168일 걸린 것이다. 독일은 예정된 재판절차보다 늦어지면 거기에 따라 국가가 배상을 한다. 저는 그런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민 기본권에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승환·신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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