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정기휴무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사진=뉴스1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정기휴무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사진=뉴스1

연말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르는 크리스마스는 쇼핑이 집중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장만하려는 사람들을 물론 최근에는 홈파티를 준비하가 위해 대형마트를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한 조사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이브 대형마트 방문객이 평상시의 2~3배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이런 크리스마스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크리스마스 전날이 의무휴업일에 해당해 대다수 대형마트들이 영업을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정한 지역이 많은데요. 올해는 크리스마스가 바로 이 넷째 일요일이었습니다. 

소비가 집중되는 시기 대형마트가 휴업을 하게 되면 그 여파가 식품 제조업체에도 미치는데요. 실제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기간 냉장제품이나 밀키트 등 상대적으로 유통기한이 짧은 제품을 생산하는 식품제조업체들의 매출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통기한이 긴 냉동식품 생산업체에 비해 단기 수요의 영향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정기휴무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사진=뉴스1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정기휴무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사진=뉴스1

◇의무휴업일 설왕설래…반복되는 이유는

이달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연말 쇼핑시즌에 걸려 있는 만큼 움츠러든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변경돼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는데요. 실제 의무휴업일이 변경된 곳은 많지 않았습니다. 제도의 취지가 지역 소상공인과의 상생에 있는 만큼 당사자인 대형마트 측은 물론 의무휴업일 변경 권한이 있는 지방자치단체도 소극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데요. 

지난달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 때도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코세페 기간을 앞두고 정부는 서울시에 의무휴업일을 한시 변경하도록 협조를 요청했는데요. 의무휴업일 변경 권한은 지자체(구청)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서울 25개 자치구 중 이에 응해 의무휴업일을 변경한 곳은 7곳에 불과했습니다.
 
또한  의무휴업일 변경 여부가 일주일 전에야 정해져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고지할 시간이 없었기에 소비자들의 불편과 마트 운영 파행으로 이어진 것이죠. 한 마트 관계자는 “최종 결정이 늦어지다 보니 사전에 고객들에게 알리기 어려웠다”면서 “의무휴업일 변경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한 소비자들이 바뀐 의무휴업일에 매장을 방문하는 일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대규모점포등에 대한 영업시간의 제한 등) ① 특별자치시장ㆍ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 근로자의 건강권 및 대규모점포등과 중소유통업의 상생발전(相生發展)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대형마트(대규모점포에 개설된 점포로서 대형마트의 요건을 갖춘 점포를 포함한다)와 준대규모점포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영업시간 제한을 명하거나 의무휴업일을 지정하여 의무휴업을 명할 수 있다. 다만, 연간 총매출액 중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른 농수산물의 매출액 비중이 55퍼센트 이상인 대규모점포등으로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대규모점포등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영업시간 제한
2. 의무휴업일 지정

중략

③ 특별자치시장ㆍ시장ㆍ군수ㆍ구청장은 제1항제2호에 따라 매월 이틀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여야 한다. 이 경우 의무휴업일은 공휴일 중에서 지정하되, 이해당사자와 합의를 거쳐 공휴일이 아닌 날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다.

④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에 필요한 사항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

   
개인이 운영하는 SSM(대형슈퍼마켓) 가맹점이 직영 방식의 대형마트와 동일하게 의무휴업일 규제를 받고 있는 것도 논란거링비니다. 편의점을 비롯한 다른 유통업종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지적인데요. 

본사가 대기업인 편의점의 경우 SSM 가맹점과 비슷한 형태이지만 의무휴업일 규제를 받지 않고 있는데요. 편의점의 경우 최근 과일, 정육, 회 등 신선 식품 판매를 늘리고 있어 갈수록 SSM과 영업형태가 유사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통산업발전법상 의무휴업일 규제 대상에 편의점은 해당되지 않습니다. 아울러 대형화되고 있는 식자재마트 역시 매장 면적을 3000㎥ 미만으로 줄여 해당 규제를 피하고 있습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나 SSM을 규제해도 사람들의 생활 습관이 바뀌어 전통시장이 살아나지 않는다는 게 경험으로 입증됐다”면서 “온·오프라인 유통업의 경계마저 흐려진 상황에서 예전과 같은 방식의 영업 규제를 지속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시도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조합원./사진=뉴시스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시도 중단을 촉구하고 있는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조합원./사진=뉴시스

◇서울시 평일에 문 닫는 대형마트 나올까?

유통업계에서는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듭되고 있습니다. 주말에 마트 쇼핑 수요가 집중되는 만큼 의무휴업일을 주말이 아닌 평일로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인데요. 실제 서울시는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꾸도록 자치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서울시 2개구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일찌감치 평일로 의무휴업일을 변경하는 방안을 확정한 자치구도 있습니다. 서울 서초구와 동대문구는 내년부터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평일로 변경할 예정입니다. 앞서 대구, 충북 청주시 등 지역에서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바꾼 적이 있는데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의무휴업일 변경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대형마트는 의무휴업일이 바뀌는 만큼  중소유통 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동 마케팅 등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지난 2월부터 의무휴업일을 평일인 월요일로 바꾼 대구광역시는 소비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의무휴업일 전환 이후 6개월간 대구지역 소매업·음식점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9.8%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와 SSM 매출 역시 6.6% 증가했습니다. .

전통시장 상인들은 이같은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바닥으로 추락한 지역 전통상권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입장입니다. 찬반 양쪽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만큼 의무휴업일 전환을 둘러싼 논쟁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인데요.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대부분의 자치구에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서초구와 동대문구 사례만 가지고 의무휴업일 확산을 기대하긴 아직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 현황./사진=머니투데이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 현황./사진=머니투데이

글: 법률N미디어 인턴 김소은
감수: 법률N미디어 엄성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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