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9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 입장하고 있다. 한 비대위원장이 이 대표실을 인사차 방문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내년 총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하며 전환점을 맞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새해 첫날인 다음 달 1일 오전 비대위원들과 함께 국립현충원을 참배할 예정이다. 내달 2일에는 대전시당과 대구시당 신년회에 차례로 참석하는 일정을 조율 중이다.

‘한동훈 비대위’는 지난 29일 상임전국위원회가 의결한 비대위원들을 한 위원장이 임명하면서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한 위원장은 또한 신임 사무총장에 판사 출신의 초선 장동혁 의원(충남 보령서천),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여연) 원장에 홍영림 전 조선일보 기자를 임명했다. 통상 사무총장직엔 재선 이상 의원이, 여연 원장은 현역 의원이 맡는 게 관례인 만큼 이례적 인선으로 평가됐다.

유의동 정책위의장도 사의를 표명했으나, 한 위원장은 임명식 후 열린 첫 비대위 회의에서 “유의동 의장께 제발 계속해서 우리를 위해서, 우리 동료시민을 위해서 정책위의장을 맡아서 저희의 총선 승리를 이끌어 달라고 부탁 말씀을 드린다”며 유임 결정을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임명장 수여식을 마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 비대위원장, 김형동 비서실장, 박은식, 윤도현, 민경우, 한지아, 구자룡, 김경률, 장서정, 김예지 비대위원, 유의동 정책위의장, 윤재옥 원내대표. [연합]

지명직 위원에는 현역의원으로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출신인 김예지 의원이 합류했다. 또 86세대 운동권에 몸담았다 전향한 민경우 대안연대 대표, 조국 사태 이후 민주당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김경율 회계사,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분석으로 이름을 알린 구자룡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가 합류했다. 장서정 돌봄교육플랫폼 서비스 대표, 한지아 의정부을지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박은식 호남대안포럼 대표, 윤도현 자립준비청년지원(SOL) 대표도 이름을 올렸다.

한 위원장은 첫 회의에서 농구 용어인 ‘피벗 플레이’를 언급하며 ‘공공선’을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농구에서) 한 발을 지탱하고 다른 발을 움직여야지, 두발 다 움직이면 반칙이 된다”며 “한 발은 반드시 공공선이라는 그리고 공동의 선이라는 명분과 원칙에서 떼지 않겠다는 약속, 피벗 플레이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발 다 떼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이기기만 한다면 된다는 식으로 플레이한다면 우리가 민주당과 다를 게 없어질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격에 맞는 명분과 원칙을 지키면서도 이기겠다는 우리의 결심이 오히려 우리를 승리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또 “우리 내부에서 궁중암투나 합종연횡하듯이 사극 찍고 삼국지 정치하지 말자”며 “사극은 어차피 늘 최수종 씨 거고, 제갈량은 결국 졌다. 우리가 할 일을 앞장서서 솔선수범해서 몸 사리지 말고 하자”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9일 국회에서 한오섭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만나고 있다. 한 정무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의 축하 난을 한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연합]

한 위원장은 또한 첫 회의를 마친 후 비대위원장실에서 한오섭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접견했다.

한오섭 수석은 접견 후 기자와 만나 “국민적 기대가 크다는 말씀 나눴다”며 “또 최근에 한동훈 비대위원장 오시고 나서 후원금도 답지하고 있다는 얘기 들었는데 그만큼 국민적 기대가 크다는 얘기가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당정관계에 대해 묻는 말엔 “비대위원장님이 각자 자기 역할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시지 않았나”라며 “(당원 규정을 보면) 대통령에 당선된 당원은 당의 정강 정책을 국정운영에 반영하게 되어 있고, 당은 그것을 뒷받침해야 하고 당과 대통령은 국민한테 책임지도록 돼 있다”고 답했다.

한 위원장은 이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급작스럽게 취임하게 돼서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말씀을 올렸는데도 흔쾌히 일정을 잡아주셔서 대단히 고맙게 생각한다”며 “여야를 이끄는 대표로서 서로 다른 점도 분명히 많이 있겠지만 국민의,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는 공통점을 크게 보고 건설적인 대화를 많이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9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만나고 있다. [연합]

이에 이 대표는 “우리가 비록 다른 입장에 있더라도,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과 국민이 맡긴 책임을 다하는 게 업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민주당은 언제든지 협력할 준비 돼 있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이르면 이번 주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명할 전망이다. 총선까지 90여일 남은 새해 첫 주 공천 작업이 개시되는 셈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비대위 첫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는 당헌·당규가 바뀌는 바람에 1월11일 전까지 출범해야 한다”며 “물리적으로 보면 다 음주나 그다음 주 초에는 가시적인 명단이 나오지 않을까 추측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지도부 체제였던 지난달 공관위 출범 시기를 ‘선거일 120일 전부터 선거일 90일 전까지 구성한다’고 명시한 당헌·당규 개정에 따라 1월11일 전까지 공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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