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경상남도 창원에 위치한 국립 3.15민주묘지에 방문했다. 한 위원장 도착 전부터 국민의힘 지지자, 유튜버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박상현 기자]

[헤럴드경제=신현주·박상현(창원)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국립 3.15민주묘지 참배로 부산·경남(PK) 일정에 돌입했다. 취임 직후부터 지방 일정을 이어온 한 위원장이지만 1박 2일 일정으로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명 피습 사건 이후 ‘부산 홀대론’이 불거진 가운데 국민의힘은 산업은행 이전, 가덕도신공항 등 지역현안을 던져 PK지역 민심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경상남도 창원에 위치한 국립 3.15민주묘지를 찾았다. 한 위원장은 방명록에 “민주주의를 지켜낸 3.15 의거 정신을 본받아 좋은 정치 하겠다”고 적었다.

국립 3.15민주묘지는 1960년 3월 15일 마산에서 이승만 정부 부정선거에 항거하며 시위를 벌이다 경찰 발포 등으로 사망한 민주열사들이 모인 곳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시절 이곳을 참배하며 “돌아가신 희생자분들의 희생이 무의미하지 않도록 반드시 정권을 교체해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와 국가 정체성을 확실하게 찾아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11일 부산에서 첫 현장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연다. 당내에서는 이번 한 위원장의 부산 일정에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 위원장의 지금까지 지방 일정은 오전이나 오후 중 들러 짧게 인사만 하는 식이었는데 부산 일정만 1박 2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한 위원장이 지역당원협의회 신년인사회 이외에 일반 시민을 만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 위원장은 일자리 간담회에 이어 자갈치시장 등 현장을 방문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총선에서 부산이 우리당에 지닌 의미가 큰 것은 사실”이라며 “광주나 대전을 들렀을 때 신년인사회에 얼굴만 비췄다는 지적이 나온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한 위원장은 지역 방문일정 발언에 ‘지역 현안’ 내용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 8일 강원 일정에서 오색 케이블카 사업 등 지역 사업을 열거하기도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경상남도 창원에 위치한 국립 3.15민주묘지에 방문했다. 한 위원장 도착 전부터 국민의힘 지지자, 유튜버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박상현 기자]

국민의힘에서는 올해 4월 총선에서 ‘부산’ 지역 탈환에 집중하고 있다. 18석을 보유한 부산은 과거 보수정당의 텃밭이었지만 지난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 12석을 얻는 데 그쳤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후신인 미래통합당이 15석을 확보했지만 부산 엑스포 참패 이후 이번 총선을 낙관적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당내 중론이다.

윤석열 정부가 가덕도 신공항 조기 완공을 약속한 반면 민주당이 산은 이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프레임’을 짜 역공에 나선다는 것이 국민의힘 계획이다.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민주당이 협조하지 않아 산은 부산 이전 등이 불발된 것은 사실”이라며 “엑스포 이후 대통령실에서 부산 지역 발전을 강조하기 때문에 이런 분위기를 이어가면 부산 지역에서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냐”고 했다.

한 위원장의 부산 일정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퇴원 날짜와 겹친 점도 주목된다. 이 대표는 부산 일정 중 공격을 받고 부산대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마쳤지만 서울대병원으로 헬기를 타고 이동해 수술을 받았다. 이에 부산시의회는 “지역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전달체계를 짓밟아 버렸다”며 규탄성명을 냈다.

부산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의원은 “지역 의료를 강조해온 민주당인 만큼 이 대표의 복귀 이후 부산 지역 민심 달래기에 나설 것 같다”며 “그전에 한 위원장이 부산으로 가 국민을 만나는 것은 정치적으로 좋은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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