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유소 휘발유·경유 판매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7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게시된 휘발유·경유 가격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석 달 연속 한국경제의 회복조짐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민간소비 둔화·건설투자 부진 우려 등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 다소 차이가 있다고 봤다.

기획재정부는 12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지속 둔화되는 가운데,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조짐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그린북을 통해 ‘경기 회복 조짐’이란 단어를 처음 사용한 이후 석 달 연속 비슷한 진단을 내린 것이다.

정부가 이렇게 진단한 근거는 물가와 수출의 지표가 양호하기 때문이다.

실제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11월(3.3%), 10월(3.8%)보다 상승세가 둔화됐다. 과일 등 농산물 가격은 상승했지만, 석유류·가공식품·내구재 등 공업제품 가격 상승폭이 둔화된 덕분이다. 석유수출기구(OPEC+)의 감산 불확실성과 미국 원유 생산 증가로 12월 두바이유가 배럴당 77.3달러로 전월(83.6달러) 대비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월 수출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5.1% 늘어나 석 달 연속 증가했다. 일평균 수출액은 25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5% 늘었다. 11월 제조업 생산은 1년 전보다 1.9% 늘어나고, 반도체가 42.4% 증가하는 회복세가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고용 상황도 양호하다. 12월 취업자는 28만5000명 늘어 전월보다 그 숫자가 늘었다. 34개월째 증가세다. 특히 12월엔 그간 부진했던 제조업 취업자 수가 1년전보다 1만명(0.2%) 늘어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또, 종사상 지위별로도 상용직과 임시직이 늘고 일용직이 감소했다.

정부는 다만 “민간소비 둔화·건설투자 부진 우려 등 경제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 다소 차이가 있는 모습”이라고 언급했다.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서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동의 관련 채권단 설명회가 열린 10일 오전 서울 태영 건물 본사의 모습 [연합]

실제 소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두 지표인 소매판매와 서비스업 생산 지표는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11월 소매판매는 한달 전보다는 1.0% 증가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0.3% 감소했다.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이 전년 대비 12% 감소하고, 할인점 매출액이 2.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다만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99.5로 전월보다 2.3포인트 상승해 다섯 달만에 상승 전환한 것은 긍정적 요인이다.

이번 달 그린북에는 불확실성 요인에 ‘부동산PF’가 강조됐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개시가 결정됐지만, 지방·소규모 건설사의 연쇄 도산 가능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확고한 물가안정 기반 하에 취약부문 회복세 확산 등 민생경제 회복에 최우선 역점을 두면서 잠재위험의 철저한 관리와 함께 우리 경제의 역동성 제고와 미래세대를 위한 정책노력을 병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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