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두산 베어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패배의 여운이 오래갔다”

두산 베어스는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창단 42주년 기념식을 통해 본격 2024시즌을 향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사령탑으로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은 이승엽 감독은 “10월 19일 창원에서의 패배는 잊을 수가 없다”며 설욕을 다짐했다.

두산은 지난 2022시즌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당시 두산은 선발 로테이션의 톱니바퀴가 제대로 맞물리지 않는 등 시즌 내내 힘겨운 시간을 보냈고, 창단 첫 9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긴 채 시즌을 마쳤다. 이후 두산은 대대적인 개편에 나섰다.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던 ‘명장’ 김태형 감독(現 롯데 자이언츠)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고,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하며 새 출발에 나섰다.

‘초보 사령탑’ 이승엽호의 스타트는 나쁘지 않았다. 두산은 4월부터 5할 승률을 거두더니, 시즌 중반에는 1982년 두산 베어스가 창단된 이후 최다 연승 기록인 11연승을 질주했다. 게다가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인 끝에 74승 2무 68패 승률 0.521의 성적을 바탕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데 성공했다. 특히 9위까지 떨어졌던 팀을 단숨에 5위까지 끌어올린 것은 ‘초보 감독’으로서 최고의 성과와 다름이 없었다.

2023년 9월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3 프로야구' 두산-SSG 이승엽 감독

사령탑으로서 훌륭한 시즌을 보냈지만, 가장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가을야구의 일정이 너무나도 짧았다는 것이었다. 두산은 지난 10월 19일 창원 NC파크에서 준플레이오프(준PO) 티켓을 놓고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WC) 결정전 맞대결 속에서 9-14로 패했다. 결과 만큼이나 과정도 좋지 않았다. 두산은 1~3회까지 매 이닝 한 점씩을 뽑아내며, 경기 초반 분위기를 주도해 나갔다. 하지만 4회부터 분위기가 급변했다.

‘에이스’ 곽빈이 그랜드슬램을 허용하는 등 4회에만 5점을 내주면서 경기의 주도권이 NC 쪽으로 넘어갔다. 이후 두산은 5회 두 점을 쫓아갔으나, 다시 달아는 점수를 헌납하는 등 8회는 무려 6점을 내준 끝에 9-14로 무릎을 꿇으면서 포스트시즌 일정을 단 한 경기 만에 마치게 됐다. 이날 창단 기념식에서 이승엽 감독은 당시의 기억을 꺼냈다.

이승엽 감독은 “마무리훈련이 끝나고 약 두 달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앞으로 보름 정도 뒤에는 진정한 2024년이 시작된다. 나부터 변하겠다”고 말 문을 연 뒤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지난해 있었던 모든 일을 잊고, 2024년에 많은 변화가 있는 프로야구 환경에 적응을 했으면 좋겠다.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다른 팀보다 빨리 적응을 한다면, 더 많은 승리를 가져올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두산 베어스

그리고 10월 19일 NC전의 패배를 떠올렸다. 사령탑은 “지난 10월 19일의 패배는 잊을 수가 없다. 패배를 가슴 속 깊이 가지겠다. 2024년에는 작년에 있었던 10월 19일의 패배를 우리가 올해는 도약할 수 있는 밑거름과 공부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남은 보름 동안 준비를 잘하고, 성공할 수 있는 두산이 되도록 노력하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작년의 일을 잊자’면서도 이승엽 감독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무엇일까. 사령탑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시즌 마지막 10경기 때부터 힘이 많이 떨어졌었다. 와일드카드에서도 승기를 잡고도 역전패를 당했다. 창원에서의 패배가 시즌을 마무리하는 패배라서 더욱 아쉬웠다. 당시 경기의 흐름과 과정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는데, 판단 미스가 나오는 등 아쉬웠다. 때문에 10월 19일의 여운이 오래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의 아쉬움은 모두 떨쳐내겠다는 것이 사령탑의 각오다. 그는 “2024년은 새로운 해다. 지난해의 좋지 않았던 것은 빨리 잊고, 패배를 통해 우리가 조금 더 단단해지고, 더 냉철해지고, 발전하면서 지난해보다는 올해 모든 부분에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