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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초저가를 앞세워 빠르게 국내 시장에 스며들고 있다. 약점으로 꼽혔던 배송 속도를 개선하고, 유명 연예인을 앞세워 인지도까지 끌어올린 알리는 이제 국내 이커머스 업계 강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

저렴한 가격과 빠른 배송 서비스로 업계 1인자에 오른 쿠팡의 입장으로서는 또 하나의 위협적인 경쟁 상대가 등장한 셈이다. 여기에 중국 온라인 쇼핑몰 ‘테무’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이에 쿠팡은 기존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중국 쇼핑몰과의 차별화를 통해 중국발 공세 방어에 나서는 중이다.

17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사용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앱은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로 조사됐다. 각각 월평균 371만명과 354만명이 늘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물가 추세로 한국 쇼핑몰보다 저렴한 중국 직구 쇼핑몰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진 영향이 컸다.

◇신규 사업 전략…수입관·제조社와 협력 강화 등
중국발 저가 쇼핑몰들이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 침투하기 시작하자, 쿠팡도 다시 전열을 가다듬는 모습이다. 이를 위해 쿠팡은 최근 쿠팡수입관의 취급 브랜드를 300여 개로 늘렸다. 쿠팡 수입관에 입점한 브랜드로는 영국 명품 도자기 브랜드 포트메리온을 비롯해 스탠리·그랜레스트·빅트랙·샤오미 등이 있다. 지난해 6월 수입관을 개설한 이래 반년 만에 다수의 인기 브랜드를 확보한 셈이다.

아울러 쿠팡은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 명품 플랫폼 ‘파페치’를 인수하는 등 력셔리 상품군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짝퉁’ 이미지가 깊게 각인된 중국 저가 쇼핑몰들과 차별화를 시도하는 동시에, 그간 취약점으로 꼽혔던 패션과 명품 카테고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제조업체와의 협력 강화에도 나선다. 쿠팡이 LG생활건강과 로켓배송 직거래를 4년 9개월 만에 다시 재개한다고 발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로 인해 이달 중으로 쿠팡 이용자는 LG생활건강이 생산하는 생필품과 코카콜라 등을 주문하면 바로 다음 날 받을 수 있게 됐다. ‘오휘’, ‘더후’ 같은 브랜드는 쿠팡의 고급 화장품 전용관 ‘로켓럭셔리’에서 판매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납품 단가와 수수료 갈등으로 첨예한 대립 양상을 보이던 두 회사가 다시 손을 맞잡은 이유가 국내에서 급성장 중인 중국 쇼핑몰들을 쿠팡이 의식했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1월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 기간에 맞춰 알리익스프레스에 ‘코카콜라 전용관’을 오픈한 바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 쿠팡이 LG생활건강과 화해에 나선 주요 배경으로 전해진다.

◇중국 직구 공습에 쿠팡도 긴장…기존 서비스 장점 부각해야
중국 직구의 공습과 반(反)쿠팡 전선 강화로 쿠팡 입장에선 속이 탈 법도 한 상황이다. 실제 쿠팡 내부의 분위기 역시 그 어느 때보다 묘한 긴장감이 감도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 내부에서 중국 쇼핑몰들의 움직임에 상당히 예민한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이런 상황이 쿠팡을 비롯해 업계 전반의 서비스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선 쿠팡이 이미 구축해 놓은 서비스로 현재까지는 중국발 저가 공세를 무난히 잘 막아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먼저 지금의 쿠팡을 만들어준 ‘로켓배송’의 경우 저녁 12시 이전 결제 시 그다음날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쿠팡의 대표 서비스로, 이는 현재 배송기간이 3~5일가량 소요되는 알리와 테무에 비해 압도적으로 빠른 속도다.

식품은 ‘로켓프레시’의 유통망을 통해 신선하고 빠르게 배송하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전통시장 상인들을 오픈마켓인 쿠팡 마켓플레이스에 입점시켜 전국 각지의 시장에서 판매되는 상품들을 고객들이 구매할 수 있게 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는 서울을 비롯해 대구·광주 등 전통시장 상점 35곳이 마켓플레이스에 입점된 상태로, 쿠팡은 올해 입점 수를 100곳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가전·가구 등 설치가 어려운 제품들은 ‘로켓설치’를 통해 간편하게 설치까지 도움받을 수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도 쿠팡이 쉽사리 왕좌 자리를 뺏기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익성 한국유통학회 고문은 “최근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저가 제품 위주의 물량 공세를 펼치며 국내시장 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쿠팡 역시 이커머스 시장의 핵심 서비스인 신속 배송과 대응에 더 신경 쓰는 모양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쿠팡이 명품 확대 등 고급화 전략을 전개하고 오프라인에서의 서비스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국내시장 1위의 자리는 향후에도 지켜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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