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2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프로야구' kt-두산의 경기. 정수빈/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50도루의 시대가 다시 열릴까.

KBO리그에 부는 야구혁명. 피치클락 및 견제구 제한은 후반기에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 그러나 KBO가 전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ABS(볼, 스트라이크 자동판정) 시스템은 3월23일 개막전부터 정상적으로 도입한다.

2022년 8월 18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진행된 '2022 프로야구' 키움-KT의 경기. 김혜성/마이데일리

이와 함께 베이스 크기도 확대된다. KBO는 구체적인 사이즈를 밝히지 않았지만, 메이저리그는 15제곱인치 베이스에서 18제곱인치 베이스로 확대했다. 이럴 경우 1루에서 2루, 2루에서 3루의 거리가 약 10~11cm 정도 짧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베이스간 거리는 27.431m였다. 이 거리가 약 27.3m로 보정된다는 소리인데,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고 해도 물리적으로 짧아진 건 분명하다. 또한, 베이스 크기가 커지기 때문에 주자가 베이스 부근에서 수비수와 접전 시 세이프 될 확률도 높아졌다.

도루가 늘어나는 건 기정사실이다. 메이저리그 2022시즌 양 리그 전체 도루왕은 존 버티(마이애미 말린스)의 41도루였다. 그러나 2023시즌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73도루를 해냈다. 40도루를 넘은 선수가 7명, 50도루를 넘은 선수가 3명이었다.

KBO리그도 최근 3~40도루에서 도루왕이 가려졌다. 빅볼이 언젠가부터 대세가 되면서 도루를 자세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러나 올 시즌부터 전략적으로 뛰는 야구, 도루 시도 및 성공 횟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3시즌 KBO리그 도루왕은 39도루의 정수빈(두산 베어스)이었다. 2014년 32도루에 이어 커리어하이였다. 발 빠르고 재치 있는 주루능력을 보유했으니, 올 시즌 부상만 없다면 40도루를 넘어 50도루에 도전해볼 만하다. 물론 타격이 관건이다. 정수빈의 통산타율은 0.279로 준수하다.

최근 도루레이스를 가장 많이 주도했던 선수는 김혜성(25, 키움 히어로즈)과 박찬호(29, KIA 타이거즈)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타격에 더 많은 신경을 쓰면서 근래 도루를 적극적으로 시도하지 않았다. 그래도 지난 시즌 박찬호가 30도루, 김혜성이 25도루를 했다.

두 사람은 마음만 먹으면 40도루가 거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타격도 각 포지션 리그 탑클래스다. 탄력을 받으면 50도루에 도전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체력소모가 많은 포지션인 게 변수지만, 분명 도루를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이다.

그런 의미에서 데뷔 3년만에 처음으로 풀타임에 도전하는 김도영(21, KIA 타이거즈)의 도루 레이스도 관심이다. 김도영은 지난해 단 84경기만 뛰었음에도 25도루로 김혜성과 공동 8위를 차지했다. 워낙 운동능력이 좋다. 순간 스피드만큼은 KBO리그 최강자다. 그리고 젊음이 무기다. 타격은 물오른 페이스를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40~50도루에 도전하지 못한다는 법이 없다.

21세기 들어 50도루+는 2001년 정수근(52도루), 2002년 김종국(50도루), 2003년 이종범(50도루), 2004년 전준호(53도루), 2006년 이종욱(51도루), 2007년 이대형(53도루), 2008년 이대형(63도루), 2009년 이대형(64도루), 2009년 정근우(53도루), 2010년 이대형(66도루), 김주찬(65도루), 2013년 김종호(50도루), 2014년 김상수(53도루), 박민우(50도루), 2015년 박해민(60도루), 2016년 박해민(52도루) 등 16차례 나왔다.

2023년 9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프로야구' 기아-두산의 경기. 김도영/마이데일리

이제부터 대도 경쟁은 난이도가 상당할 전망이다. 적당히 뛰어서는 타이틀 획득이 쉽지 않을 분위기다. 누가 언제 어떻게 치고 나갈지 아무도 모른다. 개인타이틀 레이스 중에서 가장 쫄깃쫄깃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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