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야심작이자 첫 인공지능(AI) 폰인 ‘갤럭시 S24’ 시리즈가 최근 ‘역대급’이란 평가와 함께 높은 시장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 동안 ‘아픈 손가락’으로 평가 받던 ‘엑시노스’ 칩셋이 2년 만에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채택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 ‘엑시노스2400’ 제품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갤럭시 언팩 2024’를 열고 삼성의 첫 ‘AI 폰’인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했다. 특히 이번 신제품에는 기본 모델과 플러스 모델에 각각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AP인 ‘엑시노스 2400’이 탑재됐다.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라인업인 ‘갤럭시 S’ 시리즈에 엑시노스 칩셋을 탑재한 건 지난 2022년 ‘갤럭시 S22’ 시리즈에 ‘엑시노스2200 채택 이후 약 2년 만이다. 앞서 ‘엑시노스 2200’는 출시 당시 성능 저하, 발열 등 논란이 발생했다. 특히 고사양 게임의 실행에서 ‘게임최적화서비스(GOS)’ 기능이 작동하는 게 문제가 됐다. ‘GOS’는 발열과 배터리 소모를 줄이기 위해 게임을 실행할 때 AP 성능을 조절하는 기능인데, 사용자의 선택권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이러한 논란 끝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S23’ 시리즈의 경우 전량 퀄컴의 ‘스냅드래곤8 2세대’ 칩셋을 AP로 채택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엑시노스 2400’은 미국 반도체기업 AMD의 최신 아키텍처인 ‘RDNA3’ 기반 ‘엑스클립스 940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하는 등 다양한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지원할 수 있도록 설계돼 수준급의 성능을 보유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엑시노스 2400’은 전작 대비 중앙처리장치(CPU)는 1.7배, AI 성능은 14.7배 향상됐다. 또 4나노 3세대의 저전력 공정 노드를 활용한 ‘트라이 클러스터’ 구조의 데카코어 CPU, 헥사코어 GPU를 탑재했다. 특히 삼성전자 모바일 AP 최초로 팬아웃 웨이퍼레벨 패키지(FOWLP) 방식을 적용해 열 저항을 개선, 모바일 기기의 사용 전력 효율을 최적화했다.

아울러 ‘엑시노스 2400’에 탑재된 ‘고성능 이미지 신호 프로세서(ISP)’는 최대 4개의 이미지센서에 입력되는 영상과 이미지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최대 3억2000만 화소까지 처리가 가능하다. 또 빛을 추적하는 ‘레이 트레이싱’ 성능도 전작 대비 최대 2.1배 개선됐다.

이러한 우수한 성능은 실제 실험 결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해외 IT매체 샘모바일은 최근 ‘갤럭시 S24’ 시리즈에 대한 다양한 성능 테스트 결과를 보도했다.

대표적으로 기본 모델은 긱벤치6 싱글코어 CPU 테스트에서 2131점, 멀티코어 CPU 테스트에서 6785점을 기록했다. 반면 울트라 모델은 싱글코어 CPU 테스트에서 2289점, 멀티코어 CPU테스트에서 7123점을 기록하며 ‘엑시노스 2400’과 ‘스냅드래곤8 3세대 프로세서’의 성능 차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샘모바일은 “이번 성능 테스트 결과 ‘갤럭시 S24’ 라인업 모두 이전 모델에 비해 배터리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엑시노스 2400’ 프로세서의 성능이 갤럭시용 퀄컴의 스냅드래곤8 3세대 프로세서와 10% 이내의 차이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는 삼성이 엑시노스 칩의 성능을 대폭 개선했고, 주력 제품인 엑시노스 2400이 스냅드래곤8 3세대만큼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덧붙였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사장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 있는 SAP센터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4’ 행사에서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와 함께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2400’를 앞세워 향후 모바일 AP 시장에 점유유을 확대하며 시장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은 7% 수준으로, 지난 2022년(8%) 대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차세대 모바일 AP 시장을 놓고 경쟁 중인 퀄컴은 4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애플(31%), 대만 미디어텍(15%) 순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에 ‘엑시노스’ 칩셋이 2년 만에 다시 채택되며 시스템LSI 사업부 가동률이 올라간 건 실적 측면에서 호재”라면서도 “스마트폰 수요가 침체된 상황에서 ‘온디바이스 AI’가 향후 얼마나 교체 수요를 자극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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