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중국의 경기 침체 장기화로 국내 면세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해외 사업을 확장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해외 사업을 통해 매출을 적극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와 신라면세점이 글로벌 경쟁력을 무기로 해외 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점 모습. [사진=신라면세점 롯데면세점]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최근 싱가포르 창이공항점의 19개 전 매장 운영을 공식화하는 그랜드 오픈 기념식을 진행했다. 롯데면세점은 2019년 미국의 디에프에스(DFS)가 40년 동안 가지고 있던 면세사업권을 낙찰받았는데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일부 매장만 운영해 왔다. 창이공항점의 전체 면적은 약 8000㎡ 이상으로 롯데면세점의 해외면세점 중 가장 큰 규모다.

롯데면세점은 창이공항점에서 주류, 담배 품목을 단독으로 판매하는데 이를 바탕으로 세계 주류 면세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2월 호주 브리즈번공항점 10년 사업권 재획득에도 성공했다. 현재 미국, 일본, 베트남,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 6개 국가에서 1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1~3분기 해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다. 2019년 6% 수준이던 해외점 매출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15%까지 늘었다. 롯데면세점은 향후 5년 이내에 이 비중을 30% 이상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어느정도 정해져 있기에 국내 1위 면세점 운영 능력과 역량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적극 투자했다”며 “명동 본점의 경우 한때 단일매장 매출로 세계 1위였는데 이런 부분들이 세계 공항의 입찰을 따내고 시내면세점에 진출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점 모습. [사진=신라면세점]

신라면세점은 현재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쳅락콕 공항, 마카오 공항 등 세 곳을 운영 중이다. 올해 인도네시아 바탐공항에 추가 오픈 예정이다. 바탐은 인도네시아의 3대 관광도시 중 하나인데 바탐 내 유일한 공항 면세점이 될 예정이어서 매출 확보에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신세계면세점도 계속해서 해외 사업 진출을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화된 건 없는 상태다.

한편 국내 면세산업은 여행 수요가 회복세를 보임에도 업황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 기간 4분의 1로 줄어든 면세점 방문객 수는 절반 가까이 회복했지만 매출은 오히려 그때보다 못한 상황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면세점 매출은 12조4512억원으로 집계됐다. 12월 매출 예상분까지 고려하더라도 지난해 매출액은 코로나로 여행 수요가 완전히 끊겼던 2020년 수준에 못 미친다.

국내 면세점 매출은 2009년 3조8000억원에서 계속 증가해 2016년 10조원을 돌파했고, 코로나 직전인 2019년에는 24조8586억원까지 성장했다. 이후 2020년 15조원대로 급감했고 2021년과 2022년에는 17조8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방한 단체관광 비자를 6년 5개월 만에 허용하면서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면세업계는 기대에 부풀었지만 중국의 경기침체 장기화로 여행객이 예전만큼 많지 않은 수준이다. 여행 자체도 개별관광객 위주로 변화하고 쇼핑 행태도 바뀌는 추세다. 이에 면세점 업계는 내국인과 동남아시아 개별관광객 적극 공략으로 전략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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