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중대법 폭탄'…83만 소상공인 외면한 野
25일 서울 시내 한 공사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결국 '중대법 폭탄'…83만 소상공인 외면한 野

“영세기업이 어떻게 안전 관리 인원을 별도로 둘 수 있겠습니까. 정치권이 너무 합니다.”(서울시내 A 식당 사장)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2년 유예 법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가 끝내 무산됐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노동자의 표심만 고려한 채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으면서 식당과 빵집 등 83만 곳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은 중대재해 위반 시한폭탄을 떠안게 됐다.

여야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확대 시행을 2년 유예하는 개정안을 25일에도 끝내 합의하지 못했다. 법안은 이날 열린 국회 본회의 상정 절차인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도 오르지 못했다. 결국 27일부터는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이 기존 7만 1000곳에서 83만 곳이 더 확대돼 적용된다.

정부·여당, 경영계는 여소야대 지형에서 중대재해법 유예안 처리의 키를 쥔 민주당을 설득하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가 열리기 전 “경영난에 허덕이는 83만 영세업자의 처지도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도 “2년 유예를 다시 한 번 민주당에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지만 야당의 호응은 없었다. 민주당은 중대재해법 시행 유예를 위해 추가 대책, 정부 사과, 마지막 유예라는 선제 조건에 이어 연내 산업안전보건청 신설을 추가하는 식으로 거부했다. 민주당은 27일 이후라도 중대재해법 유예에 관한 협상의 문을 열어 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간 첨예한 이견이 좁혀지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몇 년째 800명 선에서 줄지 않는 일터의 사망 산재를 줄이기 위해 제정됐다. 하지만 경영계는 영세사업장의 경영 상황과 준비 여력을 고려해 법 시행 2년 유예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노동계는 중대재해법 안착을 위해 유예 불가론을 강하게 주장해왔다. 중대재해법 전면 시행으로 법 적용 사업장의 처벌 불안감이 커지고 법 위반 수사 적체, 산재 예방 정책 확대 등 정부의 행정 혼란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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