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You’ll Never Walk Alone!”

28일(이하 한국 시각) 리버풀과 노리치 시티의 2023-2024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4라운드(32강) 경기가 펼쳐진 잉글랜드 리버풀의 안필드. 경기 시작 전 리버풀의 홈 구장에 응원가 ‘You’ll Never Walk Alone’이 울러 퍼졌다. 경기장을 채운 리버풀 팬들이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기로 한 위르겐 클롭 감독을 위해 모두 함께 목소리를 드높였다.

팬들은 클롭 감독의 이름과 ‘You’ll Never Walk Alone’라는 문구가 쓰여진 응원 도구 등을 들고 클롭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2015년 10월부터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고 팀을 이끈 명장 클롭 감독과 이별을 아쉬워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경기를 준비한 선수들 역시 팬들의 ‘떼창’을 지켜보며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벤치에서 경기 시작을 기다리던 클롭 감독은 예상하지 못한 홈 팬들의 응원에 감동을 받았다. 두 손을 모은 채 고개를 숙이고 뭔가를 깊은 생각에 빠졌고, 고개를 들어 환한 미소를 비치기도 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리버풀 감독에서 물러나기로 한 뒤 가진 첫 경기에서 보내준 홈 팬들의 응원에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리버풀 선수들은 화끈한 경기로 ‘You’ll Never Walk Alone’을 실천했다. 전반 16분 커티스 존스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으나 전반 22분 벤 깁슨에게 골을 내주고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전반 28분 다윈 누녜스의 득점으로 다시 앞섰고, 후반 8분 디오고 조타, 후반 18분 버질 판 다이크의 연속골로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후반 24분 노리치가 추격골로 4-2까지 따라오자 후반 50분 라이언 흐라번베르흐가 쐐기포를 터뜨리며 5-2 승리를 확정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 05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사령탑으로 활약한 클롭 감독은 2015년 10월 리버풀에 둥지를 틀었다. 세계적인 명장의 능력을 발휘하며 리버풀의 부활을 이끌었다.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고,  2019-2020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정상 정복에 성공했다. 2021-2022시즌 FA컵과 카라바오컵(리그컵), 2022년 FA 커뮤니티 실드 우승의 훈장도 달았다. 지난해 2026년까지 리버풀과 재계약을 맺었으나, 최근 “에너지가 고갈됐다”고 밝히며 올 시즌을 마치고 지휘봉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클롭 감독이 사임 의사를 드러낸 후 리버풀 관계자와 선수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놀라운 지도력으로 팀을 든든하게 이끌어 준 감독이 떠난다는 사실에 슬픈 감정을 드러냈다. 팀의 주장 판 다이크는 구단 홈페이지에 “(클롭 감독의 사임은) 정말 참기 어려운 결정이다”고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팬들과 선수 및 구단 관계자들은 클롭 감독의 의견을 존중하며 명문클럽 리버풀의 감독으로서 받은 스트레스와 중압감을 털어내고 새로운 길을 걷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리버풀은 올 시즌 승승장구하고 있다. EPL에서 승점 48을 마크하며 선두를 질주 중이고, FA컵에서 16강에 진출했다. 리그컵에서는 결승에 올라 첼시와 대결을 앞두고 있고, UEFA 유로파리그에서도 16강에 진출했다. 클롭 감독에게 마지막 우승 선물을 몇 번이나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리버풀 팬들(위), 클롭 감독(중간, 아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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