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라돈 논란’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씰리침대가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라돈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을 인증제품으로 속여 판매한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씰리침대는 지난해 말 일부 제품에 한해 라돈에 대한 안전 인증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일선 매장에서 ‘전 제품’ 인증을 받았다고 버젓이 설명하거나, 미인증 제품 위에 ‘라돈 인증’ 문구를 올려두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

씰리침대는 2019년 자사 매트리스에서 방사능 물질 라돈이 다량 검출되며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던 기업으로, 지난해에도 안전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을 ‘인증 제품’으로 속여 판매하다 적발된 바 있다.

윤종효 씰리코리아 대표가 지난해 여주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윤 대표는 당시 KSA 인증을 부정하는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사진=구서윤 기자]

◇ 전체 48개 제품 중 ‘라돈인증’ 24개로 절반 수준

6일 신세계백화점·씰리침대 일부 매장을 둘러본 결과 ‘라돈 안전검사’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 위에 ‘인증’ 광고문구가 놓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매장에서는 인증 받지 않은 매트리스에 대해 “라돈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는 설명까지 버젓이 내놓고 있었다.

현재 씰리침대가 판매하는 전체 제품 수는 홈페이지 기준 48개다. 따라서 라돈 인증을 받은 제품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씰리침대 측은 “고객들이 ‘인증’ 광고문구를 옮겨둔 것으로 보인다”는 옹색한 답변과 함께 “전 제품 인증과 관련한 어떠한 문구도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러 매장의 제품 위에 올려둔 인증 문구가 고객들에 의해 옮겨졌다고 보기 쉽지 않다. 설령 고객이 ‘인증’ 문구를 옮겨뒀다 하더라도 매장에서 그대로 방치한 사실만으로도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행태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받는다.

신세계백화점 한 매장에 라돈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 위에 ‘라돈 안전 인증’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푯말이 놓여진 모습. 이를 두고 씰리침대 측은 “소비자가 옮긴 것”이라는 옹색한 해명을 내놨다. [사진=김태헌 기자]

◇라돈인증 안 받았는데…또 다시 ‘허위 과장’ 판매

앞서 씰리침대는 지난해에도 단 2종의 매트리스에 대해 라돈 인증 검사를 진행했으면서도 전 제품에 대해 ‘라돈 안전 인증을 받았다’는 허위 광고를 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기업 신뢰도가 크게 하락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도 판매 현장에서는 여전히 이런 행위가 아랑곳 않고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씰리침대는 지난해 한국표준협회 KSA의 라돈안전 인증과 무관한 매트리스 제품에 안전인증 마크를 무단 사용하기도 했다. 특히 인증 마크와 함께 “씰리는 고객의 안전을 위해 전 제품에 라돈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라돈 안전 제품 인증을 획득했다”는 허위 설명을 내놔 큰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이와 관련한 논란이 확산되자 윤종효 씰리코리아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KSA 검사 방법이 불확실하다”며 검증 신뢰성을 문제 삼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3개월여 만에 입장을 번복하고 24개 제품에 대해 KSA 라돈 인증을 신청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관련기사 : [단독] 라돈 ‘자체검사’ 강조하던 씰리침대…”KSA 신청했다”)

당시 본지의 보도를 두고 씰리침대 측은 “(24개 제품 인증 신청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라며 부인하는 태도를 취했지만, 결국 허위 해명임이 드러났다. 씰리침대는 지난해 12월 24개 매트리스에 대해 KSA 라돈안전제품 인증을 완료했다.

씰리침대의 태도와 관련해서도 논란이 적지 않다. 지난해 라돈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을 인증 제품으로 속여 판매하다 적발되자 KSA 검사에 불신을 드러내더니 불과 3개월여 만에 24개 제품에 대해 라돈 인증을 신청하기도 했다. 국민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 아니었느냐는 지적을 받는 대목이다. 또 KSA라는 국가 인증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는 비판도 피하지 못하게 됐다.

침대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대진침대발 라돈 이슈로 인해 침대를 찾는 소비자들도 라돈인증 여부를 꼼꼼히 챙기는 추세”라며 “라돈은 지난해 국감에서도 수차례 거론될 만큼 여전히 사회적 이슈 사항이기 때문에 이 같은 논란이 사실이라면 씰리침대는 물론 업계의 전반적 신뢰회복에도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씰리침대는 지난 2019년 라돈이 다량 검출돼 9개 모델 497개 제품에 대한 리콜 조치를 단행했었다. 라돈은 국제암연구센터(IARC)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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