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 올해로 ‘두마리찜닭(두찜)’ 6년차 가맹점주인 A씨는 몇 달 전부터 가게 문을 닫은 후 남는 시간에 야간 배달대행 일을 한다. 투잡을 뛰지 않으면 집에 생활비도 못 줄 판이라 도리가 없다. 재룟값, 배달앱 수수료, 본사에 내는 쿠폰비 등을 제외하면 찜닭 하나 팔 때 남는 건 3000원이 겨우 넘는 수준. 장사가 안되는 것도, 매출이 적은 것도 아닌데 손에 쥐는 돈은 턱없이 모자라게만 느껴진다. 발주할 돈이 없어 대출받아 장사할 땐 헛웃음이 난다. 얼마 전 본사에 광고 분담금을 냈을 땐 도저히 돈 나올 구멍이 없어 주말 장사를 접기도 했다.

두찜 로고. [사진=기영에프앤비]

외식 프랜차이즈 ‘기영에프앤비’의 간판 브랜드 두찜의 마진 구조가 도마에 올랐다. 가맹점주들은 입을 모아 “팔면 팔수록 적자를 보는 기분”이라고 토로한다. 본사의 과도한 물류 마진에 더해 배달비와 쿠폰 행사 관련 지출 등을 더하면 사실상 남는 게 없다는 것이다. 기영에프앤비 가맹점주들이 모인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발주할 돈이 없어 대출을 받거나, 투잡을 뛴다는 점주들의 푸념이 가득하다. 앞서 지난해 10월 국감에서 기영에프앤비의 마진 문제가 심상찮다는 점에서 이기영 회장이 직접 증인대에 설 정도였지만, 여전히 유의미하게 개선된 부분이 없다는 것이 점주들의 주장이다.

두찜 점주들이 가장 먼저 지적하는 건 판매가의 절반 수준에 달하는 원재료비다. 창업 플랫폼 ‘마이프차’에 따르면 두찜의 원재료비는 47%에 달한다. 경쟁사인 설동궁찜닭(40%), 일마리금계찜닭(44%), 요달의찜닭(32%) 등과 비교해도 가장 높다.

실제로 순살계육(5620원), 소스(3190원), 야채(1500원), 용기(695원) 등 기본 제품인 까만찜닭 한마리(2만4800원)에 들어가는 재료 가격만 1만3000원에 육박한다. 2만4800원도 올해 들어 1000원 오른 가격이다. 한마리 찜닭 대비 8800원 할인이 적용된 두마리 찜닭이나, 반마리 세트 등은 마진율이 더 낮아 일부 점주들은 배달앱에 해당 메뉴를 숨겨놓기도 한다. 두찜에서 두마리찜닭을 못 파는 ‘웃픈’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배달앱 할인 쿠폰 분담 비율도 점주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다. 두찜의 판촉비 분담 비율은 지난 1월부터 가맹점과 본사 6대4 비율로 바뀌었다. 5000원 할인 쿠폰 행사가 시작되면 점주들이 건당 3000원을 부담하는 식이다. 이전 7대3보다 개선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것이 점주들의 주장이다. 적극적인 할인 쿠폰 이벤트를 펼치는 두찜 특성상 점주들의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할인 쿠폰 분담 비율은 통상 가맹점과 본사 5대5가 가장 많지만 사실 이것도 점주 부담이 크다. 행사를 통해 매출이 증가하면 본사는 수익이 늘어 여력이 생기지만, 점주는 오롯이 많이 팔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3대7이어도 본사가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물론 2019~2022년까지 최근 4년간 기영에프앤비의 순이익률(당기순이익/매출액)은 2019년 2.8%, 2020년 7.2%, 2021년 4.1%, 2022년 3.6%로 폭리를 취했다고 할 만큼 눈에 띄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기영에프앤비에 소스를 납품하는 기영푸드의 순이익률은 2019년 –1.8%, 2020년 26.8%, 2021년 37.0%, 2022년 29.6%에 달한다. 기영에프앤비에 매출과 영업이익을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기영푸드의 순이익률이 매년 30% 안팎인 데 반해, 기영에프앤비의 순이익률은 3~7% 수준을 맴돌고 있는 셈이다. 기영에프앤비와 기영푸드의 대표이사는 모두 이기영 대표이며, 두 회사의 주주 구성과 비율은 동일하다. 가맹본부가 소스에 과도한 마진을 붙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두찜 가맹점주 B씨는 “재료값, 배달팁과 배달앱 수수료, 쿠폰 분담금 등을 합하면 찜닭 하나 팔아 3000원 조금 더 남긴다. 배달 주문 기반인 브랜드 특성상 배달비와 판촉 행사 관련 지출을 무시하기 어렵다. 결국 3000원씩 모아 월세, 인건비 내고 생활비도 써야 하는데 많이 팔아도 힘들기만 한 구조”라고 토로했다. 다른 점주는 “당장 장사를 해야 하는데 돈이 없으니 빚져 가며 장사하는 점주들이 많다. 어떤 매장에선 돈이 없어 발주를 못 한다고 슈퍼바이저에게 하소연하니 노가다를 하거나 배달을 해 발주 금액을 채우라고 했다더라. 이게 본사에서 할 이야기인가 싶다”고 지적했다.

기영에프앤비 본사 전경. [사진=기영에프앤비]

이에 대해 본사 측은 지속적인 개선 노력을 이어가고 있으며, 일부 과도한 지적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찜 관계자는 “600여 개에 달하는 매장의 수익률을 본사에서 점검하고 있는데, 적정한 수준이라고 판단한다. 가족이 운영하는 등 인건비를 적게 하는 일부 매장은 프랜차이즈 업계 평균 수익률인 15~20%를 초과하는 수익을 내고 있다. 동의하기 어려운 지적”이라며 “경쟁사 대비 원가 비율이 높은 건 어찌 보면 당연한 부분이다. 찜닭 업계 1위이기 때문에 경쟁사들은 우리를 기준으로 공급가를 설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원가마저 높으면 그곳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업계 1위라는 브랜드가 제공하는 이익이 크기에 적절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할인 쿠폰 분담 비율 역시 6대4 비율에 90% 수준의 가맹점주들이 동의했다. 현재는 동의하지 않은 점주들을 직접 방문해 설명드리고 동의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그 이상 본사가 부담하면 좋겠지만 가맹비, 교육비 등을 받지 않다 보니 어렵다. 꾸준히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까진 4000원 이상 할인 행사를 많이 했지만, 올해부터는 금액도 3000원 수준으로 낮추고 판촉 횟수도 줄여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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