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도, 신생아도…의사들 눈 감았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19일 전국 주요 수련병원 전공의들이 19일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현장을 떠나면서 의료 대란이 현실화됐다. 정부는 의료계의 집단행동에 ‘법과 원칙’을 강조하며 강경 대응하는 한편 비상 응급의료 체계를 구축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이날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전공의가 사직원을 들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암환자도, 신생아도…의사들 눈 감았다
서울 ‘빅5’ 병원 전공의들이 전원 사직서를 제출키로한 19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이 소아 환자와 보호자들로 붐비고 있다. 오승현기자

암환자도, 신생아도…의사들 눈 감았다
한덕수(오른쪽) 국무총리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관계 장관회의’에서 정부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빅5(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성모)’ 병원 등 전국 주요 수련병원 전공의들이 19일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료 현장을 떠나면서 의료 대란이 현실화됐다. 전공의의 집단행동은 2020년 문재인 정부 당시 의대 입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추진에 반발하며 전체 전공의의 80%가 참여한 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빅5 병원 등 전국 주요 병원에서 전공의들의 근무 중단 여파로 수술이 연기되고 진료에 차질을 빚은 환자와 환자 보호자들은 “환자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데 뭐 하는 짓인가”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보도한) 뉴스를 볼 때마다 속이 뒤집힌다”며 분노와 우려의 목소리를 동시에 높였다. 정부는 전국 221개 수련병원에 진료 유지 명령을 내리고 비상 진료 체계를 본격 가동했다. 집단행동이 더 확산할 경우 비대면 진료를 전면 확대하겠다는 방침까지 밝혔다. 정부는 또 이날 집단행동을 예고한 의협 집행부 2명에게 의사 면허정지 행정처분에 관한 사전통지서를 발송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에도 의료 대란에 대한 공포감은 갈수록 고조되는 모습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등 일부 진료 과목 전공의들은 이날 사직서를 제출하고 오전 7시부터 현장을 떠났다. 빅5 병원 전공의들은 이날 오후까지 사직서를 일괄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한다고 밝힌 상태다.

전공의들의 집단 릴레이 사직 움직임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대전성모병원 전공의 44명은 사직서를 내고 이날 오전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대전을지대병원 전공의협의회장도 이날 병원에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모아 제출했다. 부산대병원 소속 전공의 100여 명도 이날 오전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제주대병원의 경우 16일부터 이날까지 파견의 18명을 포함한 전공의(인턴·레지던트) 93명 중 약 53명이 사직서를 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에 대해 “파업이 아니라 의업을 포기하는 것”이라면서 정부를 향해 “의사들을 겁박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의협은 다음 달 10일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고 전공의의 집단행동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는 의료계의 집단행동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 대로 대응하며 의대 정원 확대 추진 계획을 변함없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면허정지 행정처분에 관한 사전통지서를 받은 의사들은 ‘집단행동 교사금지 명령’을 위반한 혐의로 행정처분 대상이 됐다. 보건복지부는 당사자의 의견을 청취한 뒤 집단행동 교사금지 명령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 나면 면허정지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의료계의 집단행동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대응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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