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상견례 당시 예비 시어머니의 발언 때문에 다투고 있다는 예비 부부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각종 저출산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조부모의 ‘황혼육아’ 부담은 여전히 논란이다.

육아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26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상견례 때 예비 시어머니 말씀이 실언인지 아닌지 투표 좀’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상견례 당시 있었던 일 때문에 예비 신랑과 티격태격하고 있는 중이라며 “친정 어머니는 일을 안 하시고 시어머니는 일을 하시는 중인데, 상견례 때 시어머니께서 친정어머니에게 ‘손주가 태어나면 4살까지 키워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A씨는 “나는 시어머니가 말실수했다고 생각하고 예비 신랑은 통상적으로 장모님이 손주를 키워주니까 물어볼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1100명 이상이 참여한 투표에서는 87%가 ‘시어머니 말씀이 실언’이라고 답했다.

상견례 자리에서 손주를 돌보는 문제로 얘기가 나왔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사진=블라인드 캡쳐]

한 누리꾼은 “친정어머니가 아이를 키워주는 건 통상적인 일이 아니다”라며 “설사 육아에 도움을 주신다면 감사한 일이지만 그걸 주위에서 ‘통상적’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전했다.

“상견례 자리가 아니고 초면이 아니어도 너무 무례한 말이다” “아기가 무거워서 하루 종일 안고 씻기고 하다보면 젊은 엄마들도 손목 관절이 다 나가는데 50~60대는 어떻겠나” “통상적으로 장모님이 손주를 키워주는 거라고 생각하는 남자친구가 더 문제다” “그 자리에서 ‘네 어머니 제가 엄마에게 월 300만원씩 드리면서 부탁하려구요’ 라고 해보지 그랬냐” 등의 목소리도 나왔다.

조부모가 조손을 돌봐주는 ‘황혼육아’에 대한 부담은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2023년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미취학 아동을 돌보는 60대 여성은 전국적으로 3만3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2년 대비 3000명 늘었다.

통계청 사회동향 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적극적인 육아, 살림 지원을 받는 비율은 시가가 7.1%, 처가가 15.6%로, 처가가 시가에 비해 두배 더 돕고 있었다.

딸의 육아부담을 대신 짊어진 친정엄마가 느끼는 어려움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 ‘100세 시대 리포트’에 따르면 2018년 조사에서 실제 손주를 돌보고 있는 조부모에게 ‘그만 돌봐도 된다면 그만 두겠냐’는 물음에 73.8%가 ‘그렇다’고 응답했고, ‘계속 돌보고 싶다’는 응답은 26.2%에 그쳤다.

손주를 돌보면서 겪는 어려움으로는(중복응답) 체력적으로 힘들다(59.4%), 사회생활을 하지 못한다(41%), 돌보는 시간이 너무 길다(32%), 살림까지 같이 하기 벅차다(30.8%) 등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도 지난 5일 돌보던 2살 손녀의 손발을 테이프로 묶은 뒤 감옥처럼 개조한 유아용 울타리에 넣어 사흘 간 감금하고 ‘유니버설스튜디오’에 놀러가 손녀를 사망케 한 할머니에 대한 재판이 열려 ‘황혼육아’ 문제가 사회적으로 다시 논란이 됐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0
+1
0
+1
0
+1
0
+1
0

댓글을 남겨주세요.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