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2015년 8월 당시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M14 공장 준공을 앞두고 생산 설비 가동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2015년 8월 당시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M14 공장 준공을 앞두고 생산 설비 가동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메모리 반도체로 각광받고 있는 고대역폭 메모리(HBM)시장에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으로 현재 SK하이닉스에서 패키징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이강욱 부사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올해에만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정에 10억 달러(약 1조3316억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 추정치는 14조원(105억 달러) 정도로 추정하는 분위기다. 회사 전체 설비투자 지출의 약 10분의 1을 패키징 공정 개선에 투자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강욱 부사장은 인터뷰에서 “반도체 산업의 첫 50년은 칩 자체의 설계와 제조에 관한 것이었지만 앞으로 50년은 후공정, 즉 패키징이 전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표준 설정 AI 가속기에 HBM을 공급하는 기업으로 선정돼 기업가치가 119조원까지 뛰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초부터 주가가 거의 120%나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 시가총액 2위 기업에 올랐다. 이 분야 기술로는 삼성과 미국 경쟁사 마이크론을 제치는 성과를 냈다.

산지브 라나 CLSA 증권 코리아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 경영진은 이 산업이 어디로 향하는 지에 관해 더 나은 통찰력이 있었고 잘 준비됐다”고 논평했다.

이에 경쟁업체들도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26일 12개 층을 쌓는 D램 반도체와 업계 최대 용량인 36GB의 5세대 기술 HBM3E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SK하이닉스가 CES 2024에서 운영한 HBM3E 기반 생성형 AI 기술 적용된 'AI 포춘텔러(AI Fortune Teller)'.[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CES 2024에서 운영한 HBM3E 기반 생성형 AI 기술 적용된 ‘AI 포춘텔러(AI Fortune Teller)’.[SK하이닉스 제공]

삼성전자는 24Gb(기가비트) D램 칩을 TSV(Through-Silicon Via, 실리콘 관통 전극) 기술로 12단까지 적층해 업계 최대 용량인 36GB HBM3E 12H를 구현했다. HBM3E 12H는 초당 최대 1280GB의 대역폭과 현존 최대 용량인 36GB을 제공해 성능과 용량 모두 전작인 HBM3(4세대 HBM) 8H(8단 적층) 대비 50% 이상 개선된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Advanced TC NCF(Thermal Compression Non Conductive Film, 열압착 비전도성 접착 필름)’ 기술로 12H 제품을 8H 제품과 동일한 높이로 구현해 HBM 패키지 규격을 만족시켰다. ‘Advanced TC NCF’ 기술을 적용하면 HBM 적층수가 증가하고, 칩 두께가 얇아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휘어짐 현상’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고단 적층 확장에 유리하다.

HBM3E 12H D램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HBM3E 12H D램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앞서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보고서를 통해 “HBM의 생산 능력(capacity)도 현재 대비 2배 이상 급등하며, 삼성전자의 HBM3를 둘러싼 시장 참여자들의 우려가 점차 완화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업황 회복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상승 속도가 시장 기대치를 넘어설 전망”이라며 “스마트폰, PC, 서버 시장의 유통 재고가 정상 수준에 근접했고, 연말·연초 예상되는 화웨이(Huawei)의 공격적인 재고 빌드업(build-up)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상승 탄력을 키울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론 역시 엔비디아 제품에 포함될 24GB 8단 HBM3E 대량 생산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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