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27일 앞둔 가운데, 여야가 부산·경남 지역 최대 격전지가 될 ‘낙동강 벨트’ 대진표를 확정 지었다. 부산·경남(PK)은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낙동강 벨트는 국민의힘 내에서도 험지로 꼽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하고 있는 양산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이 위치한 김해 등이 낙동강 벨트에 포함돼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정권 심판론’을 띄우며 지지세를 결집할 태세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낙동강 벨트로 분류되는 부산 북구, 사상구, 사하구, 강서구와 경남 양산, 김해의 지역구 10곳 중 9곳의 여야 대진표가 확정됐다. 이번 총선에서는 기존 부산 북강서갑·을이었던 지역구가 부산 북갑·북을·강서로 분구되며 지역구가 하나 늘었다. 현재 여야 대진표가 확정되지 않은 지역구는 부산 북을이다. 국민의힘은 경선 결과를 이르면 이날 발표한다.

낙동강 벨트는 서부산과 김해, 양산 등 동부 경남 등을 통칭하는 지역이다. PK는 일반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강하지만 낙동강에 맞닿은 일부 지역은 ‘노무현·문재인의 동네’로 여겨져 민주당 세가 강하다. 낙동강 벨트 선거구들은 현재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다수 자리를 지키고 있다. 3선 민홍철(김해갑)·재선 김두관(양산을)·재선 김정호(김해을)·재선 전재수(북강서갑)·재선 최인호(부산 사하갑) 등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직전 총선 당시 9곳 중 5곳에서 승리했다.

7일 오후 부산 구포시장에서 북구갑에 출마한 국민의힘 서병수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유세 중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오후 부산 구포시장에서 북구갑에 출마한 국민의힘 서병수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유세 중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20대 총선과 21대 총선에서 연거푸 패배한 낙동강 벨트를 빼앗기 위해 일찌감치 ‘중진 투입’ 전략을 펼쳤다. 대표적인 예가 부산 북갑에 재배치된 5선 서병수 의원이다. 부산 진갑 현역인 서 의원은 당의 요청에 따라 중진 중 가장 먼저 낙동강 벨트행을 수락했다. 이후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현역인 3선 김태호 의원은 경남 양산을에,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현역인 3선 조해진 의원은 경남 김해을에 재배치됐다.

이런 재배치로 경남 양산을은 ‘경남지사 맞대결’이 성사됐다.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은 2004년과 2006년 두 차례 경남지사에 당선된 바 있다. 지역구 사수에 나선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김태호 의원에 이어 2010년에 경남지사에 당선됐다. 두 의원은 양산을에서 최근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조선일보·TV조선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태호 의원은 응답자의 41%, 김두관 의원은 39%의 지지를 받았다. 두 의원의 격차는 2%포인트(p)다.

5선 서병수 의원과 재선 지역구 현역 전재수 의원이 맞붙는 부산 북갑도 부산 내 최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부산 북갑의 경우 22대 총선 지역구 개편이 변수가 됐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던 만덕1동이 북을 지역구에 포함됐다. 부산 지역 관계자는 “이번 부산 총선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거구 중 한 곳은 부산 북갑이 될 전망”이라고 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두 의원은 오차범위 내 접전 중이다.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전재수 의원이 응답자의 48% 지지를 받았고, 서병수 의원이 41% 지지를 받아 오차범위(95% 신뢰 수준에 ±4.3%p) 내에서 전 의원이 앞섰다. 두 사람의 격차는 7%p다.

7일 경남 양산을 선거구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김태호 후보. /연합뉴스
7일 경남 양산을 선거구에서 격전을 벌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김태호 후보. /연합뉴스

양산갑은 20대와 21대 내리 승리한 현역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과 민주당 후보인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이 지난 총선에 이어 두 번째로 맞붙는다. 사하갑은 국민의힘 후보로 이성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현역 최인호 민주당 의원과 경쟁한다. 사하을에서만 내리 5선을 한 현역 조경태 의원은 민주당 영입인재인 이재명 전 엔씨소프트 전무와 맞붙는다.

한편 여야 모두 당대표가 직접 나서 낙동강 벨트 지원 사격에 나섰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부산 북구와 사하구, 경남 김해를 찾아 표심 공략에 나선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한 위원장과 오는 15일 부산을 찾아 기장·부산진갑·사하을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 초 부산에서 습격당한 이후 첫 방문이다.

기사에 인용된 경남 양산을 지지도 조사는 조선일보·TV조선이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로, 지난 9일부터 10일 국회의원 선거구 경남 양산을 지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가상 번호) 전화 면접 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15.0%로 2024년 1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지역별, 성별, 연령별 가중치(셀가중)를 부여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4.4%p다.

부산 북갑 지지도 조사는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8일부터 9일 부산 북갑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11명을 대상으로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프레임에서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13.6%로 가중값 산출 및 적용은 2024년 2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성·연령·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3%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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