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키움 히어로즈와 LA 다저스의 경기,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키움 후라도가 역투하고 있다./고척=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런 말은 처음 듣는데요?”

지난 17일 서울고척스카이돔. 키움 히어로즈는 2024 MLB 월드투어 스페셜매치서 LA 다저스에 3-14로 대패했다. KBO리그와 메이저리그의 수준 차가 확연하다. 하물며 KBO리그에서 가장 전력이 약한 팀과 메이저리그에서 전력이 가장 강한 팀의 맞대결이었다. 심지어 키움은 몇몇 주전이 빠졌으나 다저스는 베스트라인업이었다.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2024년 3월 1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키움 히어로즈와 LA 다저스의 경기, 키움 선발투수 후라도가 힘겨워하고 있다./고척=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그래도 키움이 건진 유일한 수확은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가 세계최고의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30)를 두 차례 모두 하이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는 사실이다. 알고 보니 후라도가 과거 메이저리거 시절 오타니를 상대로 11타수 2안타에 삼진 3개를 뽑은, 천적이었다고 알려지면서 더욱 흥미로웠다.

그러나 정작 홍원기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서 “그런 말은 처음 듣는데요?”라고 했다. 후라도가 오타니에게 강했다는 데이터를 챙길 여유가 없었다는 얘기다. 당시 홍원기 감독은 “다저스도 시차적응이 안 되고 몸이 무거웠을 것이다. 친선경기 결과가 이렇게 나와서 그렇지만, 그런 얘긴 처음 듣는다”라고 했다.

사실 홍원기 감독이 후라도가 오타니에게 삼진 2개를 잡았다고 좋아할 여유가 없다. 그날 후라도는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4볼넷 4실점으로 부진했다. 오타니를 두 번이나 삼진을 잡은 건 평생 안줏거리지만, 실제적 투구내용이 안 좋은 건 개막을 코 앞에 두고 홍원기 감독과 키움 사람들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키움은 조금 과장해 후라도에게 올 시즌 마운드의 명운을 맡겨야 할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 선발진에 계산이 되는 전력이 전혀 없다. 새 외국인투수 엔마누엘 데 헤수스는 이제부터 본격 검증이 필요하다. 장재영은 팔꿈치가 조금 좋지 않아 4월에는 개점휴업이다. 베테랑 정찬헌도 허리수술 후 재활 중이다.

불펜에 조상우와 김재웅이란 확실한 카드가 있긴 하다. 그러나 김재웅이 6월에 상무에 입대한다. 키움은 최근 수년간 젊은 투수들에게 기회를 줬고, 2024 신인드래프트서도 유망주 투수를 대거 수집했다. 그러나 안우진이 에이스로 떠오른 뒤 확실하게 치고 올라온 투수가 없다. 그 안우진도 토미 존 수술과 재활, 사회복무요원 생활 등으로 2025년 9월에 돌아온다.

타선도 가뜩이나 강하지 않은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빠져나갔다. 올 시즌을 마치면 김혜성도 메이저리그에 간다. 이주형이라는 차세대 간판타자를 찾았지만, 이주형조차 풀타임 주전을 해본 경험이 없다. 최고참 이용규를 비롯해 이원석, 최주환, 이형종 등 베테랑들의 역할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국가대표 포수로서 군 복무까지 해결한 김동헌이 쑥쑥 성장하는 게 유일한 위안거리다.

2024년 3월 1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키움 히어로즈와 LA 다저스의 경기, 키움 선발투수 후라도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고척=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키움은 23일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 2연전으로 2024시즌을 출발한다. 첫 상대부터 우승후보다. 그러나 올해 키움보다 약한 팀은 실제적으로 없다. 단, 이 팀은 이렇게 기대치가 떨어질 때 의외의 사고를 치곤 했다. 영웅들 특유의 생존 DNA 발동이 마지막 기대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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