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진우 기자] 수도권 대형 병원의 전공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수술 일정이 무기한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에 거주하는 환자들은 서울의 대형 병원 대신 집 근처의 지방 병원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지방 병원은 서울 대형 병원에 비해 대기 시간이 짧고, 환자의 이동 거리가 짧기 때문에 환자의 편의성이 높다. 또 지방 병원은 서울 대형 병원에 비해 의료진과 시설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최근에는 지방 병원도 최신 의료 장비와 우수한 의료진을 확보하여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세명기독병원 병원 전경. [사진=세명기독병원]

지난 3월 21일 오전 9시 포항세명기독병원 백남선 암병원장은 암 환자 김모(43세)씨의 유방암 수술을 진행했다. 김씨의 경우 포항에 살지만 지난 12월 지역 병원에서 암 진단 후 바로 서울의 한 대형 병원을 찾아 다시 검사 후 수술을 위한 입원 날짜를 예약한 상태였다. 그런데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집단 사직’ 사태가 길어지자 이미 두 달 넘게 기다리고도 수술이 더 미뤄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유턴한 케이스다.

김씨의 남편은 “암 수술이다 보니 서울에 있는 병원에서 수술을 위해 기다릴지 고민도 많이 했다”며 “그런데 포항세명기독병원 유방갑상선센터에 백남선원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세명기독병원에서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유방암 수술을 집도한 백남선 원장은 국내 최초로 유방 보존 수술을 시행한 세계적인 유방암 수술 권위자로, 건국대병원장과 이화여자대학교 여성암병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백 원장은 4년 전부터 포항세명기독병원에 부임해 포항과 경주, 영덕, 울릉 등 동해안권 지역의 유방암과 갑상선암 환자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

포항세명기독병원은 암 치료 분야에서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포항세명기독병원은 2017년 암병원을 개원하고, 혈액종양내과와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를 영입해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또 선형가속기 바이탈빔과 트루빔을 도입해 암 치료에 필요한 장비와 시설을 확보했다.

21일 오전 유방갑상선암센터 백남선 원장이 유방암 수술을 마치고 보호자에게 수술 경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세명기독병원]

위암의 내시경적 절제술 시술을 받은 권모씨(61세, 남)도 서울의 한 대형 병원에서 조기 위암 내시경 시술 날짜를 잡아놨던 경우다. 권씨는 포항에서 위암 진단을 받고 서울 쪽 병원을 찾아 시술을 예약했지만, 2월 말에 기한 없는 연기 통보를 받아 무한정 기다리다 포항세명기독병원에서 시술을 받았다. 권씨는 “깨끗하게 제거된 사진을 보니 잘한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한동선 병원장(포항세명기독병원)은 “우리나라는 지방 소멸 시대를 걱정하는 단계인데 지방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의료분야다. 정부에서는 지금이라도 지방 의료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하고, 지역 병원들은 여러 가지 노력을 통해 지역 의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1일 소화기내과 이재욱 전문의가 내시경적점막절제술(치료내시경)을 시술하고 있다. [사진=세명기독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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