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혁신으로 가득한 스타트업. 그 역동성을 이끌어 가는 숨은 영웅, ‘다크나이트’들이 품은 이야기를 여러분의 사이드킥 ‘로빈’이 속속들이 소개합니다.

오늘의 다크나이트: 팀키토 김윤겸 대표
오늘의 다크나이트: 팀키토 김윤겸 대표

2020년 김윤겸은 아버지 임종을 겪었다. 아직 대학 졸업도 하지 못한 어린 나이에 겪은 비극이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2018년이었다. 아버지 몸에서 암세포가 발견됐다. 주변에서 보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이미 암은 3기를 지나 4기에 접어들고 있었다. 발견이 너무 늦었다. 김윤겸은 아들로서 아버지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수많은 논문과 서적을 탐독하다 알게 된 식이요법 ‘키토제닉’.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고 양질의 지방과 단백질 위주로 구성한 식단을 의미한다. 그는 키토제닉이 암 치유에 효과를 보였다는 최신 연구 일련에 주목했다. 암세포가 주 에너지원으로 삼는 포도당을 제한해 항암 치료에 도움을 준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진단 이후 독한 약, 수술, 방사선 치료 등 몸에 무리가 가는 치료로 건강을 빠르게 잃기 시작했다. 미음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아버지께 엄격한 식단을 적용할 수는 없었다.

대신 그는 이 때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이 겪는 건강 문제를 명확히 볼 수 있게 됐다. 당시 최고 혈압이 무려 180mmHg, 공복 혈당 수치도 110mg/dL에 달했다. 명백한 고혈압과 공복혈당장애 상태다. 꾸준히 헬스장을 다니고 대학에서 전공이 아닌 체육과 수업까지 들을 정도로 ‘운동광’이었지만, 각종 수치는 건강 문제를 경고하고 있었다.

원인은 ‘인슐린 저항성’이었다.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약 30분 내로 혈당이 올라간다. 이때 췌장에서 인슐린 호르몬을 분비한다. 인슐린은 혈당이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혈액에 있는 포도당을 근육세포가 사용하도록 촉진하고, 간에서 포도당을 새로 만들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정제 탄수화물과 가공식품은 신체에 흡수되는 시간이 지나치게 빨라 문제를 일으킨다. 치솟는 혈당을 낮추기 위해 췌장은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한다. 상황이 지속되면, 우리 몸은 고농도 인슐린에 적응을 해버린다. 이때 인슐린 저항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완성된다. 인슐린 분비에도 근육 세포가 포도당을 사용하지 않으니, 혈당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췌장에서는 계속 인슐린을 내보낸다. 혈중 인슐린 수치를 높은 상태로 유지하면 체지방이 쌓이고, 체내 염증이 유발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지방이 혈관에 쌓여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고혈당 환자들이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 합병증에 취약한 이유다.

그는 체질적으로 혈당 조절 능력이 원활하지 않다. 근육을 빠르게 늘리기 위해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과다 섭취하는 전통적인 방법론을 버틸 수 없는 몸이다. 그가 보디빌딩을 하며 겪었던 지방 증가, 만성 피로, 브레인 포그는 몸에 맞지 않는 식사법이 주요 원인이었다. 이러한 증상을 외면하고 잘못된 습관을 유지한다면 결국 질병을 스스로 키우는 셈이다.

피트니스트레이너 당시 김윤겸
피트니스트레이너 당시 김윤겸

영양학에 대한 공부는 아버지를 위해 시작했지만, 결국 가장 많은 수혜를 받은 사람은 김윤겸 자신이었다. 암환자 식단을 찾던 중 발견한 키토제닉은 그가 겪던 인슐린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했다. 그는 인슐린 수치를 올리는 탄수화물, 그 중에서도 밀가루, 설탕 등 정제 탄수화물을 엄격하게 제한했다. 혈압과 혈당 수치가 서서히 내려갔고, 그가 느끼던 만성 피로와 브레인 포그 또한 사라졌다.

2020년에는 피트니스 업계로 뛰어들었다. 트레이너로서 더 많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다. 그가 가르친 회원들은 체중 감량 효과와 더불어, 점점 좋아지는 몸 상태를 체감했다. 2년 간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경험을 쌓고는 사업을 시작했다. 올바른 영양 지식을 이해하기 쉬운 콘텐츠로 전달하고, 그의 영양 지론에 부합하는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는 일이다.

다음은 건강식 브랜드 ‘팀키토’ 김윤겸 대표와 일문일답.

팀키토 김윤겸 대표와 그의 반려견이자 사무실 마스코트 ‘제로’
팀키토 김윤겸 대표와 그의 반려견이자 사무실 마스코트 ‘제로’

팀키토가 지향하는 식단을 소개해주세요.

팀키토는 ‘저탄건지’ 식단을 추구해요. 저탄수화물과 건강한 지방을 의미해요. 과잉 탄수화물과 인슐린 저항성으로 발생하는 체지방 증가와 대사질환을 방지하기 위해 개발했어요. 가장 중요한 건 자연식이에요. 가공되는 순간 대사를 망가뜨리죠. 팀키토가 제공하는 음식은 모두 자연식으로 구성해 원가가 높지만 그만큼 몸에 좋아요.

예를 들어 어떤 음식을 먹게 되나요?

먼저 설탕, 밀가루 등 정제 탄수화물을 전부 배재해요. 채소와 육류는 좋은 재료만을 고집하고, 대체당과 천연 육수로 조리해 배달 음식보다도 맛있다고 자부해요. 흔히 건강식은 맛이 없다고 생각하잖아요?

팀키토 도시락 예시: ‘강남역 호랑이 삼겹’
팀키토 도시락 예시: ‘강남역 호랑이 삼겹’

팀키토는 맛있는 음식으로 오랫동안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요. 레시피는 오랫동안 식당을 운영했던 공동 대표가 전문 레시피 연구가와 협업을 통해 개발해요. 닭갈비, 제육볶음, 삼겹살 등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메뉴들이죠. 하지만 건강에 좋은 재료만을 사용한다는 점이 달라요. 설탕은 아예 사용하지 않고요, 기름도 올리브유와 생들기름만을 고집해요.

어떤 원리로 다이어트 효과를 거둘 수 있나요?

혈당과 인슐린을 조절하는 게 핵심이에요. 정제 탄수화물은 당연히 배제하고, 건강한 탄수화물을 적정량 섭취해요. 그래도 배가 고프지 않아요.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을 듬뿍 넣거든요. 혈당이 안정화되니 ‘가짜 배고픔’도 줄어들고, 체지방을 태우는 ‘지방 대사’가 활성화돼요. 당뇨, 고혈압, 만성 염증 등 대사질환도 개선할 수 있어요.

생소한 다이어트 방법론으로 보이는데, 마케팅은 어떻게 하셨나요?

유튜브 채널은 빠르게 성장했어요. 우리가 개발한 식단으로 효과를 본 사람들이 많았거든요. 채널 성장 후에는 커뮤니티를 만들었어요. 비주류 방법론인 만큼 고객을 결집시켜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네이버 카페와 카카오 단톡방을 만들고 개인적으로 하루에 6시간씩 질문에 답을 하며 커뮤니티를 활성화시켰어요. 이제 카페 회원이 1만 2천명 가까이 있고, 단톡방에도 2천명이 넘는 인원이 있어요. 소위 ‘고수님’이라 불리는 경력자들이 초보자들에게 정보를 공유해주는 공간이에요. ‘팀키토’라는 이름에 걸맞게 모든 고객들이 한 팀처럼 서로 돕죠.

한 컨퍼런스에서 키토제닉에 대한 강연을 하는 김윤겸 대표
한 컨퍼런스에서 키토제닉에 대한 강연을 하는 김윤겸 대표

앞으로 팀키토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나요?

팀키토 미션은 ‘정보 격차로 빼앗긴 건강 주권을 음식, 콘텐츠, 사람으로 되찾는다’예요. 지금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식단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갖추지 못하고 있어요. 의사와 트레이너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상황이죠. 우리는 사람들이 본인 건강을 주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제품 인프라, 콘텐츠, 그리고 팀키토에 참여한 이들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커뮤니티에 집중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계속 이 세가지를 강화할 계획이고요.

제품 인프라는 온라인 도시락 판매와 더불어, 오프라인 프랜차이즈까지 확장할 계획이에요. 작년에 ‘제로밥상’이라는 이름으로 ‘저탄건지’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식당을 강남에 열었어요. 지금은 운영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단계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론칭과 거의 동시에 10호점까지 가맹 계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보면, 건강한 식사에 대한 높은 수요를 확인할 수 있죠. 앞으로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으면 200호점까지 공격적으로 계약을 늘려 나갈 생각이에요. 그리고 제휴를 통해 전국 병원과 헬스장에 도시락을 입점시키고 있어요. 의사와 트레이너가 저탄건지가 필요한 사람에게 언제든지 우리 제품을 ‘처방’할 수 있는 것이죠.

제로밥상 메뉴 예시: 제로 된장삼겹 덮밥 도시락
제로밥상 메뉴 예시: 제로 된장삼겹 덮밥 도시락

올해부터는 ‘다이어트 부트 캠프’라는 코칭 프로그램도 시작했어요. 참가자들에게 한달동안 담당 코치가 1대1로 영양에 대한 코칭과 비대면 PT를 진행하죠. 주기적으로 모든 참가자들이 모이는 라이브 클래스까지 진행해 궁금증을 해소해요. 한 달 동안 집중적으로 교육을 받고 나면, 스스로 건강한 습관을 유지할 수 있죠. 이렇게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건강 주권을 되찾을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제공할 계획이에요.

글·사진=객원에디터 김민호 mino.proz.p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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