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학습자(slow learner, 경계선 지능)는 지적장애와 비지적장애 사이 경계선에 있는 학습자를 의미한다.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느린 학습자를 위한 교육 해법으로 디지털화가 떠오르고 있다.

두뇌 발달 앱 '두부팡'을 사용하는 모습. / 두부
두뇌 발달 앱 ‘두부팡’을 사용하는 모습. / 두부

미국 정신의학회는 경계선 지능인을 기준 지능지수(IQ)가 71에서 84 사이에 속하는 사람으로, 맞춤형 교육 등의 지원을 받으면 학습과 근무 등의 생활이 가능해 ‘느린 학습자’ 분류하고 있다. 우리나라 현행법상 IQ가 85 이상이면 평균 범주에 해당하고, 70 이하면 지적장애에 해당한다. 느린 학습자는 지적장애는 아니지만 평균 지능보다는 낮은, 경계선의 지능을 가진 이들을 말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느린 학습자’란 용어가 우리나라에 등장한 건 비교적 최근으로, 그간 국내에서는 이들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 학습 여건이 잘 갖춰지지 않았다. 

지난해 전국 합계출산율 0.72명이라는 저출산 기조와 상반되게, 발달지연 환자 수는 우상향 흐름을 보이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5만4295명이었던 발달지연 환자 수는 2022년 10만3107명으로 4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아직까지 경계선 지능인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가 없지만, 지난해 7월 공개된 국회입법조사처의 ‘경계선 지능인 현황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 의하면 경계선 지능인은 지능지수(IQ) 정규분포도에 따라 전체 인구의 약 13.6%를 차지한다. 인구수로 환산하면 700만명에 이른다. 30명의 학생이 한 학급에 있다고 가정하면, 그중 3명 정도는 느린 학습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된다.

통상 발달 지연이 나타나면 주의 집중, 적절한 상황 판단이나 대처능력, 감정 표현이나 의사소통에 서투르다는 특징을 보인다. 초등학교 입학 후부터 두드러지게 학습이나 또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지만, 특수교육 대상자로 분류되지 않아 일반 교실에서 다른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듣는 실정이다. 

느린 학습자는 속도는 느리지만 체계적인 맞춤 교육을 받으면 정상적인 학습을 할 수 있다. 교육의 디지털 전환으로 이루는 맞춤형 학습이 이들에게도 기대가 되는 이유다.

지난 2월 에듀테크 스타트업 써큘러스리더는 난산증 등 수학부진 학습자를 위한 앱 ‘아이설렘 수학’을 출시했다. 아이설렘 수학을 통해 읽기, 쓰기, 셈하기 등 기초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한 기초학습 토탈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별화 학습을 통해 필요한 학습을 적정한 기간에 수행하도록 돕는 것도 특징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두부의 ‘두부팡’은 캐릭터와 게임을 활용해 일상 속 두뇌 발달과 인지 훈련 및 개선을 돕는 모바일 앱이다. 두부팡은 아이의 문제 풀이를 실시간 분석해 아이 맞춤형 개별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교육부 또한 내년에 AI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되면 개별 학생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를 쌓을 수 있고, 학생당 AI 보조교사가 1명씩 생기는 맞춤형 교육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감혜진 두부 연구총괄이사는 “느린 학습자에게는 맞춤형 학습이 꼭 필요한데,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이 디지털이다”라며 “그런 점에서 내년부터 도입되는 AI 디지털교과서가 느린 학습자들에게도 긍정적인 학습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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