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수사 지휘라인을 교체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국민) 눈치 좀 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윤 대통령이 국민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겨레 논설위원실장은 윤 대통령이 한 번도 눈치를 봐 본 적이 없어서라고 진단하면서도 대통령은 누구보다 국민 눈치를 먼저 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포천 가평 국회의원 당선자가 15일 SBS 라디오와 전화연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눈치 좀 봤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총선 참패 직후인 지난 9일, 1년9개월 만의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수사에 대한 특검을 거부하면서 “검찰이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4일 뒤인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 사건 수사지휘부를 전원 교체하는 검사장급 인사가 실시됐다.

이를 두고 권태호 한겨레 논설위원실장 16일자 26면 <윤 대통령은 눈치를 안 보나 못 보나> 칼럼에서 “이 불일치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라며 “기자회견 때 윤 대통령이 말한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할’ 검찰은 13일 이전 검찰인가, 13일 이후 검찰인가”라고 반문했다. 권 실장은 윤 대통령이 눈치를 보지 않는 것으로 봤다. 그는 “윤 대통령은 왜 눈치를 안 볼까? 봐 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며 “어릴 때는 교수 아들에, 공부 잘하고, 덩치도 크니 구김살 없는 유년을 보냈을 것이고, 커서는 비록 9수의 아픔을 겪긴 했으나, 서울 법대 졸업한 검사로 평생을 살았다. 정치 입문 1년이 안 돼 대통령이 됐다. 우리 역사에 이런 인물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이 되어서는 여당 당대표 이준석을 몰아내고, 전당대회 방식을 ‘당심 100%’로 바꿔 원하는 사람을 당대표에 앉혔으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선 원인 제공자인 김태우 전 구청장을 직전에 사면해 후보로 내보냈다. 엑스포 유치에 올인하며 되는 줄로 착각했다. 권 실장은 “모두 상궤를 벗어나는 판단이고, 눈치 없는 행동들”이라며 “당내에선 통하는데, 당을 벗어나니 큰 낭패로 되돌아온다”고 진단했다.

▲한겨레 2024년 5월16일자 권태호 칼럼 일부 대목 강조표시.
▲한겨레 2024년 5월16일자 권태호 칼럼 일부 대목 강조표시.

권 실장은 “눈치도 경험해야 늘고, 훈련해야 쌓인다”며 “눈치란,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를 의식적으로 예측하지 않더라도, 반사적으로 느끼는 감각을 말한다. (눈치가 대개 부정적 의미로 쓰이지만) 배려와 공감은 ‘눈치’가 첫걸음”이라고 소개했다. 눈치의 다음 단계는 자기 객관화인데, 눈치 없는 사람은 자기 객관화 능력도 떨어져 ‘남의 말을 못 받아들이고’, ‘내로남불’로 흐르게 된다는 설명이다.

권 실장은 “지난 기자회견을 앞두고 많은 국민이 ‘별반 기대가 없다. 대통령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 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유일하게 눈치 보는 사람은 어려서는 아버지, 결혼 이후론 부인이라 말한다”면서 “보통 남편들도 다 부인 눈치를 본다. 그런데 대통령은 국민 눈치를 먼저 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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