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출간하며 2018년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방문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김 여사의 외유성 출장 의혹에 대해 “인도 측이 요청했다”, “악의적 왜곡”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대통령 부인에 대해 특검(특별검사)한다면 김정숙 여사가 먼저”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7일(현지시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아그라의 타지마할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7일(현지시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아그라의 타지마할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출간한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에서 “지금까지도 아내가 나랏돈으로 관광 여행을 한 것처럼 악의적으로 왜곡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외국에 순방 가면 그 나라가 보여주고 싶어 하는 유적이나 문화재를 볼 때가 있는데, 그걸 관광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당시 김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방문에 대해 “인도 모디 총리가 허황후 기념공원 조성 계획을 내게 설명하면서, 공원 개장 때 꼭 다시 와달라고 초청했다. 나중에 기념공원을 개장할 때 인도 정부로부터 초청이 왔는데 나로서는 인도를 또 가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고사를 했더니 인도 측에서 ‘그렇다면 아내를 대신 보내달라’고 초청을 하더라. 그래서 아내가 대신 개장 행사에 참석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 내외는 지난 2018년 7월 국빈방문으로 인도를 찾았다. 이후 같은 해 11월 김 여사가 단독으로 인도를 다시 찾았고, 3박 4일 동안 나렌드라 모디 총리 면담, 타지마할 방문 등의 일정을 소환했다.

고민정 당시 청와대 부대변인은 “모디 총리가 김정숙 여사가 행사 주빈으로서 참석해 주기를 간곡히 요청하는 공식 초청장을 보내옴에 따라 가게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22년 10월 국정감사 당시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에 대해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22년 10월 국정감사 당시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에 대해 “원래 문체부 장관 일정이었으나 한국 측에서 김 여사의 방문을 요청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배현진 의원실 제공

그러나 당시 청와대가 김 여사의 순방에 대해 인도 총리의 요청이라고 설명한 것과 달리 실제로는 한국 측이 먼저 인도에 요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022년 문체부 국정감사 당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외교부를 통해 입장을 확인해 보니 청와대가 당시 발표한 내용과 다른 부분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원래 문체부 장관 방인 일정이었는데 영부인이 동행하는 거 청와대에서 요청했고 인도에서 그에 맞춰 초청장을 보내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 의원은 또 국정감사에서 “(문체부가) 기획재정부에 예비비를 신청할 때 타지마할은 빠졌고, 문체부의 출장 결과보고서에도 타지마할 일정은 없었다”면서 “이 점은 문체부의 자체 감사를 요청한다. 자체 감사를 통해 김 여사 등이 국부를 사적으로 유용한 경우가 있으면 적법한 사법절차를 밟아달라”고 했다.

또 인도 현지에서 김 여사를 만난 수슈마 스와라지 당시 인도 외교장관도 “당초 한국 정부에 고위급 대표단 참석을 요청드렸는데 설마 여사님처럼 이렇게 높으신 분이 참석해 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저희는 장관급 대표만 오셔도 정말 좋은데”라고 말한 바 있다.

김 여사의 순방이 결정되자 전용기 비용 2억5000만원을 포함한 4억원 가량의 예산은 빠르게 배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기획재정부에 대표단 출장 예비비 4억원을 신청했고 하루 만에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후 신청 사흘 만에 예비비가 배정됐다.

이와 관련해 국정감사 당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매우 짧은 기간 동안 상당히 예외적이고 긴급한 결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고 박진 외교부 장관도 “통상적으로 있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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